뉴스메이커 | 적십자 봉사장 금장 수상한 진태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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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메이커 | 적십자 봉사장 금장 수상한 진태준 원장
  • 승인 2009.12.04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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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성 기자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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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이라면 의술 아닌 인술을 펼쳐야”
적십자 봉사장 금장 수상한 진태준 원장

“의료인이라면 의술 아닌 인술을 펼쳐야” 

“항상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나는 오늘 하루도 환자와 이웃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고, 이들을 위해 내 몸을 던질 수 있을까? 말로만 인술을 외치고 내 마음 속에는 (한)의사라는 우월감이 있는 것은 아닐까?’ 등이 그것이죠. 의술이 아닌 인술을 펼쳐야 진정한 의료인이라는 생각으로 언제나 자신을 다그칩니다.”

진태준 원장(84․진한의원)이 11월27일 대한적십자가 봉사자에게 주는 최고의 영예인 ‘적십자 봉사장 금장’을 수상했다. 제주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그는 지난 40년 간 적십자 봉사활동은 물론 개인적 봉사활동을 통해 복지시설 수용자, 환경미화원, 농어민, 보훈가족 등 극빈자 1만여 명에게 인술을 펼쳐왔다. 여기에 한의대․의대 지망생 장학금 지원과 제주도 내 효행상을 직접 제정해 잃어가는 효심을 일깨우는 데도 앞장 서왔다.

진옹이 이토록 사회봉사에 매진하는 이유는 지울 수 없는 아픈 기억 때문이다. 1973년 당시 고교 2년이던 둘째 아들 남철씨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것이다. 둘째아들의 유품을 정리하다 일기장에서 “나중에 커서 의사가 되면 일생을 사회에 봉사하며 살고 싶다”는 글귀를 발견하고 진 원장은 아들의 유지가 다른 사람을 통해서라도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이 생겼다. 곧바로 아들의 대학 진학을 위해 모아둔 돈으로 ‘남철장학회’를 만들어 매년 의대 진학생 2명을 뽑아 장학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아들 일기장 “의사 돼서 사회에 봉사하고 싶어”
형편 어려운 한의대․의대생 60여명 장학금 지급
동연장학회 셋째아들 이어받아 사회 환원 계승

그러던 중 3년 후 그의 맏아들마저 군 복무 도중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두 아들을 잃은 진 원장은 더 이상 진료도 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대로 두 아들의 죽음을 헛되이 할 수 없다는 생각에 1979년 장학회 기금과 큰아들 전사금, 친지들의 성금을 모아 남철장학회를 자신의 아호를 딴 ‘동연장학회’로 이름을 바꾸고 매년 한의대 2명/의대생 2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 시작해 지금은 60명이 넘는 이들이 장학회를 통해 의료인이 됐다.

“예비 (한)의사들에게 장학금을 줄 때 아들의 못다 이룬 꿈이 이뤄지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학생들이 나중에 개업해 진료를 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현재 장학사업은 잠시 보류된 상태다. 이제는 의대나 한의대 재학생들 중 생활이 어려운 이들을 찾기 어렵고, 특히 4년 전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진옹이 장학사업을 계속 끌어가기가 여간 힘들지 않아서다. 앞으로 그의 셋째 아들인 진상우 한의사가 아버지의 장학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진상우 한의사는 의대 지망생은 물론 형편이 어려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진태준 원장은 “요즘 건강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이번 상이 내가 받는 마지막 상이 아닌가 하는 약한 생각이 자꾸만 든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나 자신을 독려해 내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아픈 사람을 한 명이라도 더 치료해 먼저 간 두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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