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호 칼럼-한의계의 스티브 잡스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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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 칼럼-한의계의 스티브 잡스를 기대하며
  • 승인 2011.12.2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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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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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동국대 한의대 한방내과 교수)

 

한창호

창조적 도전과 혁신의 아이콘

우리는 스티브 잡스를 한 시대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바꾼 사람이라고 한다. 그는 ‘창조’ ‘변화’ ‘혁신’이라는 단어가 참으로 어울리는 사람이다. 1977년 세계 최초의 상용화된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어 낸 이후 지난 30년간 실험적이고 혁신적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왔고, 애플을 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올려놓은 발명가이자 성공한 기업가이다.

물론 그에게도 실패와 시련은 있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그는 새롭게 도전했다. 그래서 그는 도전과 혁신의 아이콘이다. 신비주의적인 그의 성향에 비호감을 가지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가 우리들의 삶의 방식을 바꾼 천재라고 말하는 데 이견은 없는 듯하다.

스티브 잡스와 프리젠테이션
다른 사람들 앞에서 강의를 자주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파워포인트를 이용한 프리젠테이션은 필수 불가결한 도구처럼 보인다. 또한 언제부터인가 빌게이츠의 파워포인트가 없으면 발표준비가 안되어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어느덧 문서중심, 내용중심의 파워포인트는 유일한 발표도구인 것 같아 보였다. 적어도 잡스의 프리젠테이션을 보기 전까지는. 최근에는 색다른 프리젠테이션 도구인 PREZI 등도 등장해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아무튼 애플의 Keynote나 iWORK 등은 한 차원 다른 프리젠테이션을 제공하였다.

인문학적 상상력을 결합한 새로운 공학기술의 탄생
사업장이나 회사에서 사용하는 컴퓨터를 개인용으로 만들어 내더니 다시 30년만에 개인용컴퓨터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것이 그였다. 키보드 대신 터치패널로 인터넷을 사용하게 만들어 준 것도 그였다.

 ‘토이 스토리’와 같은 컴퓨터그래픽을 통한 만화영화를 만들어 내고, 2001년에는 MP3 플레이어 아이팟과 음반이나 소프트웨어사업의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냈다. 2007년 잡스는 아이폰을 만들어냈고, 미국은 모토로라 퇴조 이후 핸드폰시장에서 스마트폰으로 부활하였다.

스티브잡스 따라잡기
“다르게 생각하라.” 잡스가 늘 하던 말이라고 한다. 그리고 완벽을 추구하는 그는 “끝까지 만족하지 않으면 No라고 말하라”고 했다. 잡스는 늘 고객의 시각을 유지했으며, 그것이 그의 철학이었다.

그는 자신이 고객이 되어 어떤 것을 만들면 좋을까 고민했다. 고객은 복잡하고 어려운 제품을 원하지 않는다. 단순함은 복잡함보다 더 어렵다. 어떤 것을 단순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더 명확하게 생각을 정리해야 하고, 생각을 선명하게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한의학, 변화하고 혁신하라.
한방병원을 찾는 중풍환자가 감소한 이유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최근 20년간 한의학은 사회와 환자들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이유이다. 정작 우리나라 양방치료는 심근경색에 있어서는 하위권임에도 불구하고 중풍 뇌경색분야에서는 최고 수준이라 한다.

지난달 OECD가 2009년 기준으로 발표한 28개국 의료수준평가에 근거하면 우리나라가 뇌경색 진료에서 세계 1위라고 한다. 환자가 입원한 뒤 30일 안에 사망한 비율을 따졌는데, 우리나라는 1.8%로 가장 낮았다. OECD 평균은 5.2%였다고 한다.

반면 중풍처럼 초기대응이 중요한 급성 심근경색은 23위로 나빴는데, 입원 30일내 사망률이 6.3%로 OECD 평균 5.4%보다도 높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최고 수준으로 통용되는 한방치료에 대항하여 경쟁력을 키운 성과가 아닐까? 그러나 한방병원에서는 중풍의 진단이나 치료영역에서 새로운 진보를 보여주지 못했다.

한의학, 늘 고객의 시각을 유지하라.
요즘 사람들은 한약을 싫어한다고 말한다. 요즘 사람들은 간편한 것만 좋아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한방치료나 한약의 효과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고 푸념한다. 과연 그러한가? 그것이 지금의 한의학과 한방관련 산업이 침체한 진짜 이유인가? 깊이 자성해볼 일이다.

모든 것을 바꾸어 보고 다르게 생각하여 고객이 완벽하게 Yes라고 할 때까지 끝까지 노력하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때가 아닌가? 수년전 증류한약이 관심을 끈 적이 있다. 최근에는 발효한약에 관한 논문들이 제법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아직도 첩약에만 의존하고 있다.

과거에는 한방화장품은 상당한 브랜드 가치가 있었다. 그러나 화장품법이 시행되고 있는 지금은 이미 EGFR화장품, 줄기세포화장품에 그 자리를 내주고 있다.
 
한의계에 남아 있는 과제
“다르게 생각하라”는 것은 창의적으로 생각하라는 말이다. 한의학을 새롭고 창의적으로 현재에 맞게 재해석하고 최고로 만들어야 할 과제가 우리에게 남아 있다. 우리의 잡스는 담론적 가치만이 아니라 한의학 및 한방의료를 진실로 필요하고 유용하게 만들어 내는 일을 기획하고 이끌어 나갈 진정한 리더로 나타나길 꿈꾸고 있어야 한다.

무엇이 필요한가? 자신이 꿈꾸는 세계에 도전하고, 불굴의 의지로 계속 나아가는 자세이다. 아울러 실패하더라도 도전 자체의 가치를 인정하는 사회분위기도 필요하다.

자유롭게 정의로운 사회.
실패한 자가 다시 도전하여 성공할 수 있는 사회.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파괴에 대해서 관대한 사회.
그리고 창조과정에서의 실수에 대해서도 권장하는 사회.

존 스컬리는 스티브잡스에 대한 추도의 말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잡스는 생전에 우리 인간들의 생활에 중요한 변화를 만들어 내게 하는 강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결코 돈에 열중하거나 자신의 인생을 소유한 것들로 평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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