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칼럼 - Keep It Sim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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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칼럼 - Keep It Simple!
  • 승인 2012.02.0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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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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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부산 공감한의원 원장, 부산시한의사회 홍보이사)

 

김 영 호

현대사회는 정보가 넘치는 사회다. 우리가 ‘물건’ 하나를 고르더라도 인터넷으로 그 물건에 대한 상품평이 있는 블로그를 검색하고 여러 사이트의 사용 후기를 읽어본 후에 어떤 물건을 살지 정하고 물건의 가격이 어느 곳이 가장 저렴한지 찾는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과연 합리적인 판단을 하고 정확한 정보만 획득하였을까? 그렇지 않았을 확률이 더 크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제조회사와 홍보대행사에서 관리하는 파워 블로거들과 댓글 아르바이트를 통해 왜곡된 정보를 진짜처럼 믿고 상품을 구입했을 수도 있다.

이처럼 정보가 넘치는 사회에서는 오히려 정보가 전혀 없던 시절처럼 정보맹인이 될 수 있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정보가 가장 많은 지금이 정보가 전혀 없던 옛날과 오히려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충분한 정보를 얻고서 구입하였다는 ‘자기 합리화’만 있을 뿐이다. 여기에 부정적 시각을 갖게 된 국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 때 가장 필요한 가치가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단순함’이다. 한번 외쳐보자. Keep It Simple!

우리 한의사들도 식당에 갈 때는 잘 하는 한 가지가 있는 식당을 찾아가고 오랫동안 줄을 서고, 불친절한 서빙 아줌마에게 주문을 하고, 옆 사람과의 경계도 모호한 자리를 꾸역꾸역 참아가며 즐겁고 뿌듯하게 식사를 하고 나오면서 막상 우리나라 한의원들은 ‘모든 병을 잘 고칩니다’라고 하는 한의원이 대다수다.

게다가 이제껏 홍보의 방향도 ‘자연친화적’ ‘민족고유의 의학’ 등의 모호한 방향이었다. 물론 이미지 광고가 잘못된 광고라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지든 병이든 하나의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미지가 뇌리에 콱! 박힐만한….

요즘 광고인들은 소비자들의 머릿속 한 귀퉁이를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자 애를 쓴다. 그런데 우리가 ‘다 잘합니다’라는 메시지를 가지고 소비자의 머릿속을 차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의사가 광고인들처럼 광고 전문가가 되기는 어렵지만, ‘단순함’ 속에서 방향을 찾을 수 있다. 단순함을 유지하며 하나를 제대로 잘하는 곳들이 성공한 사례가 무척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검색엔진 ‘구글’ 사이트는 광고 하나 없이 깨끗하다. ‘네이버’ ‘다음’ 등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광고와 필요 없는 글들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네티즌들이 구글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고 하며, 해외에서는 이미 구글이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또한 카드회사들은 그동안 복잡한 할인혜택과 조건을 정리하여 더 간단하고 알기 쉬운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한다고 앞 다투어 광고를 하고 있다.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의 광고를 떠올려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화려한 수식어로 카드를 만들던 시대는 가고 ‘퍼플 레드 M1 M2 S1 S2’ 등으로 숫자나 색깔 등으로 간단하게 구분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어디에서 할인이 되는지 찾아가기 어려운 점을 보완하여 어디에서 쓰든 일정 %를 할인해주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 사람이 죽었을 때  백만명이 울었다. 백만명이 죽었을 때 그 누구도 울지 않았다. 스티브잡스의 이미지와 아프리카의 기근에 대한 관심을 비교한 심플한 광고다.
위의 사례만 보더라도 한의계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 지 분명하게 보인다. ‘단순함’이 홍보 및 미래전략의 핵심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즉 홍보전략을 통일해 1년 내내 꾸준히 홍보하는 것은 기본이고, 진료영역에서도 단순함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로컬 원장님들이 여러 과목들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환자들이 지나가는 말로 하는“나는 밖에 안 적혀 있어서 원장님이 다른 진료는 안하시는 줄 알았어요”라는 말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적어둔다고 그 분야의 환자들이 마구 몰려오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개인 한의원에서는 틀을 구상하기 어렵지만 전국 한의원에서 동시에 시행할 수 있는 진료 아이템을 매년 한가지씩이라도 제공해주고, 그 아이템을 1년 동안 홍보하는 전략을 사용한다면 매우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소아 감기 예방 보약과 같은 아이템으로 한방소아과학회, 내과학회 등에서 면역력 증강과 열 감기 기침감기의 발병 빈도 감소 등의 논문이 나와 주고, 논문결과가 포스터로 배포돼 1년에 4회 소아 감기 예방에 대해 ‘124 캠페인-12개월 중 4회 한약’이나 ‘이제 감기 좀 안하고 싶다구요’라는 아이의 익살스러운 푸념이 담긴 광고 홍보 포스터로 지역 한의사회와 연합해 광고한다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복잡다난한 문제에 당면하고 있는 우리 한의계도 심플함(Simplicity)을 무기로 임진년 흑룡의 등에서 여의주를 거머쥐는 해가 되길 기원한다. 용의 등에서 다시 한 번 외쳐본다. Keep It Sim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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