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연 칼럼 - ‘아쉬움’과 ‘의혹’ 떨치지 못하고 끝난 한의협 정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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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연 칼럼 - ‘아쉬움’과 ‘의혹’ 떨치지 못하고 끝난 한의협 정총
  • 승인 2012.03.1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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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연

정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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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연(대전 매일한의원 원장)

 

대전 매일한의원 원장
매년 3월이면 대한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 총회가 기다리고 있다. 봄빛 좋은 휴일 하루를 비워야 하는 아쉬움도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리 분회원들과 한의계의 여러 눈들이 총회를 주시하고 있다는 생각에 책임감이 크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는 총회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총회가 운영되는 과정과 회의의 절차 등을 배우는 게 흥미롭다.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규칙을 만들고 해석하고 적용하는 일, 여러 의견을 조율하여 합의점을 찾아내는 일, 다수를 넘어서 전체가 동의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과정 등에서 좋은 공부가 되기도 한다.

총회를 시작하며 총회 의장이 대의원 소개를 했다. 연세가 가장 많은 대의원들과 가장 적은 대의원들을 소개하는데, 연장자 대의원들은 대체로 참석한 반면 연소자 대의원들은 몇 사람의 순서가 지나가도록 참석자가 없었다. 젊은 한의사들의 활발한 참여가 절실하다.

토론은 ‘회무경과보고’로부터 시작한다. “천연물신약을 한의사가 처방하고 사용하는 것은 이미 가능하며 현대진단기기를 한의학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답변에 약간의 실망이 느껴진다. 그런 답변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던 말들이다. 협회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지침을 주기를 기대했지만, 아직은 시기가 아닌 듯하다.

‘감사보고’에 대해 간략한 질문 대답이 이어진 후, 본격적인 총회 순서로 들어간다. ‘의안순서 상정’이다. 어느 의안을 더 먼저 처리할 것인가 하는 것은 매우 예민한 사안이다. 결국 토의안건심의분과위원회 안대로 통과되었다.

‘예결산 승인’을 통해 중앙회비를 44만원으로 동결하는 안이 확정되었다. 한편 이 순서에 ‘전국 유치원 7세반 아동을 대상으로 한의원 이용관련 그림/만화 그리기 대회’를 개최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예산안 승인과 관련하여 나온 의견이라 부결되긴 했지만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서 ‘기타’ 안건 때 의견을 제출했더라면 지지를 더 많이 받을 수 있었을 듯하다.

이어 ‘협회장 직선제 정관 개정안’이 상정되어 ‘표결 방법을 결정하는’ 표결까지 한 끝에 결국 이번에도 부결되었다. 지난해보다 찬성표가 더 적게 나와서 놀라기도 했는데, 그 적은 수만큼의 대의원이 반대표로 옮겨간 것도 아니어서 결국 직선제 찬성 대의원들의 총회 참석이 저조한 게 아닌가 하는 말들이 있었다.

‘한의학 영문 명칭’은 여러 해의 연구와 토론, 그리고 이번 표결 끝에 ‘Korean Medicine’으로 결정되었다.
‘현안 대책의 건’ 순서에는 이번 총회의 최대 격론 주제로 예상했던 ‘한약제제와 천연물신약의 보험급여화 확대’에 대한 결의문 채택 의안이 들어있다. 토의안건심의분과위원회에서도 많은 토론 끝에 “의약분업을 전제로 하지 않는 조건으로 토론을 해 달라”는 부가 요청을 달아서 의안상정을 했던 터였다.

결국은 한방의약분업의 위험성을 강조한 의견들과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상충하여 결의문은 채택되지 않았다. 결의문 추진그룹에서 대의원들에게 결의문과 함께 “한약제제 보험급여화는 의약분업을 전제로 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의 문서를 함께 전달하는 바람에 결의문에는 ‘의약분업’이라는 표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혹을 말끔히 털어낼 수가 없었다.

이렇게 57회 정기 대의원총회가 끝났다. 대의원이 되면 한의계의 특정 화제나 주제에 대해 나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나의 제안이 협회의 운영 자료가 될 수 있다. 말로 외치는 것보다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어서 더 구체적인 의사표현을 할 수 있다. 많은 회원들이 대의원을 경험해보기를 추천한다.

정 재 연
대전 매일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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