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칼럼 - 나쁜 소문 FCHO 원칙으로 잡아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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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칼럼 - 나쁜 소문 FCHO 원칙으로 잡아내자
  • 승인 2012.12.0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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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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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90년대 한의학 칼럼이라고 하면 ‘한의학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주제가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의대 진학을 꿈꾸던 학생으로서 ‘한의학에는 무슨 오해가 이렇게 많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칼럼은 요새도 자주 보인다. 실제로 한의학을 둘러싼 소문은 참 많다. 그것이 이전에는 민담 수준의 허무맹랑한 소문 정도였다면 요새는 특정집단의 악성 루머를 기반으로 한 언론의 받아쓰기 수준으로까지 진보한 것이 차이점이다.

이전의 소문이야 한의사가 ‘그거 아니에요’ 이러면 환자들이 수긍했지만, 요새의 악성 루머는 그 정도가 심각해 일선 한의원에서 해결하기에는 루머의 파급력이나 크기가 너무 크다. 그래서 이런 악성 루머에 대해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어서 개괄적인 원칙을 소개하고자 한다. 좋은 것 홍보하는 것도 홍보지만, 나쁜 것 해명하는 것도 홍보업무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4가지 원칙을 ‘FCHO’라고 이름 지어보았다.

첫 번째, Fast다. 소문은 매우 빠르게 퍼지기 때문에 즉각적 대처가 첫 번째 원칙이다.
두 번째, Change이다. 맥도날드는 70년대에 고기패티를 지렁이로 만든다는 괴소문에 시달렸다. 그것이 아니라는 해명을 여러 번 했지만 해명하면 할수록 ‘지렁이 패티’라는 인식만 강해졌다. 그래서 오히려 햄버거를 광고에서 제외하고 바닐라쉐이크와 음료광고를 더 열심히 했더니 햄버거 괴소문은 잠잠해졌다고 한다.

세 번째, Human이다. 인간적으로 대응하고 감정에 호소하라는 것이다. 솔직히 인정하고 인간적인 부분에 호소하면 인터넷상에서는 더 큰 효과를 거두는 경우가 많다. GGIM(Good Guy in Misfortune), 즉 원래 좋은 회사인데 운이 없었다는 인식을 얻는 게 인터넷상에서는 법적인 대응보다 훨씬 중요하다.

네 번째, Open이다. 감추면 감출수록 의혹은 더 커져간다. 확실히 거짓 루머인 경우에는 빨리 상황을 open하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 그것이 가장 빠른 정공법이다.
이 원칙들을 한의계에 적용해보면 ‘한약은 간에 나쁘다’ ‘임산부는 한약 먹으면 큰일난다’ ‘암 환자는 한방치료나 한약을 절대 받고 복용하면 안된다’와 같은 루머에 대해서 학계의 논문을 보기 좋게 만들고 항상 동일한 자료로 반박하면서 한약으로 간을 치료하는 보고서, 여 한의사가 임신 중 한약을 복용하는 광고, 암 환자가 한방치료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장면 등으로 분위기 전환을 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한의사들이 Good guy가 되어야 한다. GGIM의 인식을 얻어서 ‘한의사들이 그럴 리가 없지’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또한 내 한의원 고객들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한약재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가 나오더라도 ‘이 원장님은 그런 약재를 사용할 분이 아니야’ 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다. 우리 한의계도 이 부분에서 경쟁력이 있다. 양방과 달리 따뜻하고 정감 있는 한의사 이미지를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우리 스스로도 노력해야 한다. 좋아하는 사람이면 실수를 조금 하더라도 미워지지 않듯이 국민들의 사랑을 받도록 노력하는 것이 어떤 홍보전략 보다 중요하다.

이 원칙은 어수선한 현재 한의사협회가 회원들을 대하는 부분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실제로 중앙회 이사나 회장단은 일반 회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하고 노력하는 분들이다. 그래서 더 화가 나고 회원들에게 배후세력이 있다고 오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때 회원들에게 법적 대응을 하는 것은 굉장히 서투른 대응자세이다. FC HO원칙을 통해 서로가 빨리 변화해서 인간적으로 유대가 생기는 시절이 왔으면 한다. 한의사협회는 회원을 위해 존재하고 임원들의 지위도 회원들에 의해 세워지는 것이지 스스로, 법적으로 세우려고 하면 안 되는 시절이 요즘이다.
이 시절 역시 훗날 한의학 역사에 ‘보약’이 되는 시기가 되리라 생각하며 한의계의 봄날을 기다려본다. 언젠가 봄은 다시 온다.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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