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 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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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 타워
  • 승인 2013.01.0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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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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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행복한 순간 벌어진 최악의 화재참사

감독 : 김지훈
출연 : 김상경, 손예진, 설경구, 안성기
2012년 대한민국의 가장 큰 이슈였던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자신이 지지했거나 지지하지 않았거나 상관없이 대한민국을 새롭게 이끌어 갈 수장이 뽑혔으니 지금보다 더 나은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큰 박수를 쳐주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큰 이슈가 끝나고 나니 바로 연말이다. 벌써라는 소리가 제일 먼저 들릴 듯 한데 제대로 한 것도 없는데 또 1년이 지나갔다고 생각하니 약간 허탈한 느낌마저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올 한해를 잘 정리하면서 다가오는 2013년을 맞이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한국영화계에도 2012년을 보내면서 또 한 편의 블록버스터를 선보였다. 바로 오랜만에 만나는 재난영화로서 화재 사건 현장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다양한 인물들의 사투를 그리고 있는 ‘타워’라는 영화이다.

초고층 주상복합빌딩 타워스카이의 시설관리 팀장인 싱글대디 대호(김상경)는 사랑하는 딸 하나(조민아)와 함께 멋진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바쁜 대호는 자신이 마음에 품고 있는 타워스카이 푸드몰의 매니저 윤희(손예진)에게 잠시 하나를 부탁하고, 두 사람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한편, 전설로 불리는 여의도 소방서의 소방대장 영기(설경구)는 결혼 후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내와의 데이트를 약속한다. 이렇게 모두가 행복한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리고 있는 타워스카이에서 예기치 못한 화재 사고가 발생한다.

1974년 개봉한 ‘타워링’이라는 영화를 본 관객들이라면 ‘타워’라는 제목과 대강의 콘셉트만으로도 어떤 영화일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타워링’은 ‘타워’개봉에 앞서 재개봉 되기도 했었다. 여하튼 고층 건물에서 화재가 일어난다면이라는 생각조차 하기 싫은 끔찍한 상황 설정 속에서 소방관들과 여러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감독은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주제를 표현하고 있다. 작년 블록버스터 ‘7광구’를 선보였지만 비평과 흥행면에서 큰 실패를 했던 김지훈 감독이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CG 등 후반 작업에 오랜 시간 공들여서 나오게 된 ‘타워’는 그 노력에 답하듯이 매우 뛰어난 영상을 보이면서 블록버스터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타워’는 외형적인 면에서는 큰 발전을 이루었지만 내용면에서는 전혀 새롭지 않은 영화로 만들어졌다.

특히 2012년 엄청난 관객들을 동원했던 한국영화를 통해 신선한 이야기에 빠져들었던 관객들의 입맛을 맞추기에는 약간 구태의연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해운대’에서 중심역할을 했던 배우들이 출연하다보니 얼핏 보기엔 ‘해운대’와 비슷하다라는 점을 느낄 수도 있고, 막강한 캐스팅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점들도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워’는 적절한 유머와 연말연시에 관객들의 눈을 놀라게 할 볼거리가 충만한 영화이자 온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를 본 후 가족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고 건강한 연말연시를 보내길 바란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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