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 「4월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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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 「4월 이야기 」
  • 승인 2013.04.2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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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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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사랑의 설렘이 다시 찾아온다

개나리꽃, 벚꽃 등이 거리를 채우고, 초록 잎들이 조금씩 나와 있는 것을 보면서 봄이 왔음을 직감하지만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더웠다, 추웠다를 반복하는 날씨 덕에 감기가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면 아직 봄이 오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월은 지나가고 있고 극장가에서는 최근 재개봉 바람을 타고 ‘4월 이야기’라는 일본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지 13년 만에 재개봉 되면서 첫사랑의 아련함을 전하고 있다.

감독 : 이와이 슈운지
출연 : 마츠 다카코, 다나베 세이치, 후지이 카오리
도쿄 근교에 위치한 대학에 진학을 결심한 우즈키(마츠 다카코)는 홋카이도에 있는 가족과 작별인사를 마친 뒤 도쿄로 향하는 기차에 오른다. 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무사시노라는 한적한 동네에 거처를 정한 후 그녀의 대학생활은 시작된다.

대학생활은 그녀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많고 작은 모험과 경험들을 하게하고 동시에 시련을 겪게 한다. 비현실적인 낚시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고, 이웃집 여자와 이상한 만남을 갖는 등 생소한 생활에 적응해나가는 우즈키는 동네에 있는 서점에 자주 들르게 된다.

‘러브 레터’라는 영화로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1998년도 작품인 ‘4월 이야기’는 상영시간이 67분 밖에 되지 않는 영화이다.

또한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관객들의 반응이 극명하게 나눠질 수 있을 만큼 ‘4월 이야기’는 최근 영화들에서 볼 수 있는 자극적인 스토리와 장면 하나 없는 무공해 순수 영화이다. 마치 MSG가 첨가되지 않아 밋밋할 수 있는 음식 같은 느낌이지만 곱씹어보면 은은한 맛을 내는 음식처럼 이 영화는 한동안 가슴에 남을만한 사랑에 대한 잔잔한 감정을 전하고 있다.

물론 요즘처럼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사람 찾는 것도 쉽고, 안 되는 것도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보면 매우 답답할 수 있을 정도로 아날로그식의 정서를 담고 있지만 영화 끝부분의 아주 작은 반전은 도대체 영화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품고 있던 관객들에게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준다.

그리고 제목답게 벚꽃이 흩날리는 4월의 모습을 매우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으며,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주인공의 감정도 담담한 연출로 잘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결말에서의 깜짝 반전을 위해 준비된 것 같은 기승전결 없는 이야기 구성과 다른 영화들에 비해 현저하게 짧은 상영시간은 좀 안타깝다.

그러나 순수했던 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되새기면서 지나가고 있는 봄의 모습을 영상으로나마 담아두고 싶은 관객들이라면 ‘4월 이야기’는 진정 4월에만 느낄 수 있는 싱숭생숭한 마음을 아름답게 표현한 영화이자, 비가 퍼붓는 마지막 장면에서 찌그러진 우산을 쓰고도 환하게 웃는 주인공의 심정이 쉽게 이해될 것이다. 그 후 요즘처럼 날씨가 오락가락하더라도 우리 곁에 바짝 다가온 봄을 느끼며 지금과는 또 다른 삶을 위해 기지개를 쭉 펼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의 기적은 엄청나기 때문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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