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 「쉐프」
상태바
영화읽기 - 「쉐프」
  • 승인 2013.05.30 11: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http://


천재요리사, 행복레시피에 도전하다

얼마 전,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미각 테스트를 받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혀를 정밀검사하여 누가 더 미각이 예민한가를 알아보는 것이었는데 필자의 경우 평소 음식의 맛을 잘 못 느껴 웬만한 음식들은 다 맛있고, 음식의 질보다는 양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아마 최하점을 받았을 것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요리프로그램 등에 관심이 없는 편이지만 최근 방송에서는 소위 ‘먹방(먹는 방송)’을 비롯하여 다양한 요리 관련 프로그램들이 상당히 많이 방영되고 있고, ‘주방장’이 아닌 ‘쉐프’를 찾는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의 식생활 문화가 많인 발전했음을 느끼게 된다.

감독 : 다니엘 코헨
출연 : 장 르노, 미카엘 윤, 라파엘르 아고구에
이번에 소개할 ‘쉐프’는 제목부터 요리에 관한 영화임을 직감할 수 있는 영화로서, ‘레옹’에서 고독한 킬러 역할을 했던 장 르노가 쉐프로 등장하는 프랑스 코미디 영화이다.

요리계의 바이블, 미슐랭도 인정한 전설의 쉐프 ‘알렉상드르’(장 르노). 하지만 돈 벌 궁리만 하는 레스토랑 사장은 그의 요리가 올드하다는 이유로 그를 쉐프 자리에서 내쫓으려 한다. 봄 시즌에 맞는 메뉴를 개발하지 않으면 쫓겨날 위기에 처한 알렉상드르는 우연히 뛰어난 요리 감각을 지녔지만 고지식한 성격 탓에 번번이 해고를 당하는 천재 요리사 ‘자키’(미카엘 윤)를 만난다. 자신의 요리도 똑같이 만들어내는 그의 실력에 놀란 알렉상드르는 자키를 조수로 임명하고 레스토랑을 지키기 위한 극비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쉐프’는 자신의 가족과 요리 스타일 모두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알렉상드르와 자신의 가족에게 떳떳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자키가 콤비를 이루어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가는 좌충우돌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로인해 요리 관련 영화이지만 아쉽게도 다양한 음식을 구경할 수는 없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이 영화에서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음식으로 ‘분자요리’를 얘기하고 있는데 이는 음식의 질감이나 과정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음식을 새롭게 변형시키거나,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탄생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음식과 과학이 결합하면서 새로운 스타일의 요리를 창조하기 위해 음식을 분자단위까지 철저하게 연구하고 분석하는 것으로 이미 프랑스나 미국 등의 미식가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요리 형태라고 한다.

그래서 과학실에서나 있음직한 도구들을 활용하여 요리를 만드는데 이 과정을 영화에서는 좀 우스꽝스럽게 표현하고 있으며, 분자요리를 맛보기 위해 일본인 부부로 분장한 모습 등 관객들에게 웃음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미식가들이 음식을 평가하는 말들이 상당히 재미있게 들린다.

그러나 영화의 상영시간이 85분으로 짧다보니 이야기의 구성이 좀 단조롭고, 좀 빠르게 전개가 되어 어수선한 느낌이 들 수 있다. 단, 영화를 보고 나면 우리 가족들을 위한 쉐프로서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주고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