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연령 47세, 나이 값 못하는 가족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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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연령 47세, 나이 값 못하는 가족이 모였다
  • 승인 2013.07.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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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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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 고령화 가족
흥행에 성공하는 한국영화는 대체로 가족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래서 한국영화에는 유난히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등장하면서 가족에 관련된 사건 등으로 정서를 자극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최근에는 좀 더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 위해 드라마나 영화에서 막장의 요소로 변형된 가족을 그리고 있다. ‘고령화 가족’에 등장하는 가족 역시 고정관념화 된 가족의 개념을 뛰어넘는 범상치 않은 모습의 가족을 표현하고 있지만 점차 해체되고 있는 현대 사회 속에서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감독 : 송해성
   출연 : 윤여정, 윤제문, 박해일, 공효진, 진지희

평화롭던 엄마(윤여정) 집에 나이 값 못하는 가족이 다시 모여들기 시작한다. 엄마 집에 빈대 붙어 사는 철없는 백수인 첫째 아들 한모(윤제문)와 흥행에서 참패한 영화감독 둘째 아들 인모(박해일), 결혼만 세 번째인 셋째 딸 미연(공효진), 미연을 쏙 빼닮아 되바라진 성격의 개념상실 여중생 민경(진지희)이 한 지붕 아래에서 살게 된다. 그러나 이들은 서로와 함께 사는 것을 어색해 하고, 모이기만 하면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난다.

동명의 소설을 영화로 각색한 ‘고령화가족’은 평균 연령 47세인 사람들의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물론 등장인물의 나이와 외모가 소설과는 다른 면이 있지만 최근 트렌디한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사회적 루저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다른 영화들과의 차별성을 두고 있다. 또한 ‘파이란’, ‘역도산’,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을 통해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영화를 연출했던 송해성 감독의 잔잔한 스타일과 서민 연기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 윤제문을 비롯한 여러 배우들의 리얼한 연기가 조화를 이루며 소소한 재미를 주고 있다.

그러나 초반부에 너무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소개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다보니 특별한 사건 없이 이야기가 전개되고, 관객들은 어느 순간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 물론 그 뒤로 이 가족이 어떻게 이루어졌고, 어떤 사건으로 인해 각각 따로 놀았던 사람들이 하나의 가족으로 뭉쳐지는 모습들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약간 진부한 설정으로 인해 정서적인 자극이 크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21세기 이전의 한국사회에서 가족은 혈연으로 맺어진 집단이라면 21세기에는 혈연보다는 한 지붕 아래에서 함께 살고, 함께 밥을 먹는다면 모두가 가족이 될 수 있다는 변화된 개념과 함께 가족의 소중함이다. 올 여름 휴가 기간을 이용하여 멀리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가족들과 함께 밥을 먹으며 즐거운 이야기 나누면서 가족의 정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DVD 출시>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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