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일차진료 한의사를 위한 보험 한약 입문’ 책 쓴 이준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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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일차진료 한의사를 위한 보험 한약 입문’ 책 쓴 이준우 원장
  • 승인 2013.09.0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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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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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한약, 보편적이고 표준화된 진료 도울 것”

최근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한의계의 돌파구로 보험한약을 통한 표준화된 진료를 해나갈 것을 제시한 책이 출간됐다. ‘일차진료 한의사를 위한 보험 한약 입문’은 저자 이준우 원장(탑마을 경희한의원)이 2년 전부터 민족의학신문에 연재했던 보험한약 칼럼에 실었던 내용과, 이 원장이 진행했던 특강에서 발표했던 내용, 그리고 현재 보험한약의 현황에 대한 소개를 위주로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저자에게 직접 듣는 새 책 소개 및 그가 직접 경험한 보험한약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기존의 한의진료에 더해져 시너지효과 플러스 임상영역 확대


▶이번 책의 장점과 아쉬운 부분은.
사례 중심으로 보험한약을 소개한 점이 장점이라고 본다. 보험한약을 처음 쓰는 한의사들에게 막연히 “적응증이 이거다 저거다”라고 설명하기 보다는 실제 보험한약을 썼던 임상사례를 소개하는 것이 더욱 와 닿을 것 같아서 그 부분에 포인트를 두었다.
아쉬운 부분이라면, 복합과립제 56종을 전부 다 소개하지 못한 점이다. 현재 내가 쓰고 있는 보험한약은 30여 종인데, 앞으로 그 케이스를 좀 더 모을 수 있길 기대한다.

 

▶보험한약을 쓰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2008년 즈음 금융위기가 오면서 경기를 많이 탔다. 당시 탕약 등 비보험 환자가 많이 줄어들었고, 가능하면 보험이 되는 한약으로 내과환자 위주의 진료를 시작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주로 감기 및 위장질환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보험한약을 처방했는데, 치료효과를 보이면서 자연스레 환자가 조금씩 늘기 시작해 한의원 경영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굳이 첩약을 권하지 않아도 환자가 늘면서 자연스레 첩약처방 환자도 늘게 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한의원 위기극복을 위해 보험한약을 시작했지만, 그것은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어쩌면 한의계의 문제와 맞물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케이스를 모으고, 모은 케이스를 다른 한의사들에게도 소개하고자 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민족의학신문에 보험한약 칼럼을 연재하게 된 것이다.

▶보험한약 강의를 하다보면, 한의사들의 반응은 어떤가.
비교적 괜찮다. 물론 보험한약을 쓰지 않는 이들도 있고, 보험한약 자체를 생소하게 받아들이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요즘 아무래도 첩약이 잘 나가지 않고 경영이 힘든 개원가가 많다보니 보험한약에 대한 관심이 불과 몇 년 전에 비해서도 커진 것 같다.

▶보험한약을 사용할 때의 장점은 무엇인가.
첩약은 오랜 기간 보관할 수 없다. 하지만 보험한약은 보관할 수 있고, 비용 부문에서도 부담 없는 가격이다. 이를테면 침 치료 플러스 보험한약 3일분을 처방한다 해도 1만원이 넘지 않는다. 환자에게 가격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고, 보험한약은 제제로 돼 있기에 들고 다니거나 보관하기가 편리하다.
그리고 한의사마다 침술 및 첩약 처방이 차이가 나는데, 보험한약의 경우 예를 들어 ‘평위산’을 처방하면 어느 한의원에 가더라도 처방이 같기 때문에 표준화를 이룰 수 있다는 점이다. 2만 한의사 시대 서로 다른 치료를 하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고 본다. 어느 정도 보편적인 진료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의 해결에 보험한약이 답이 될 수 있다.

▶보험한약은 주로 어떠한 질환에 효과적인가.
감기, 위장질환, 비염, 중이염 등 급성내과질환에 효과적이다. 최근 임상사례 중에서 예를 들면 허리 요통으로 치료를 받던 60대 남성 환자가 있었는데, 그는 날씨가 춥거나 더울 때는 컨디션이 좋지만 일교차가 많이 나는 환절기에는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목이 따갑고 칼칼해져서 봄·가을마다 이비인후과에 찾아가 항생제 등을 처방받는다고 했다. 허리요통을 치료받던 중 그 얘길 듣고, 그렇다면 ‘연교패독산’을 한번 처방해보겠다고 했고, 이후 약을 복용 후 증세가 나아졌다고 했다. 그 다음해에도 환자가 증세가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을 하자마자 같은 약을 처방해주었는데, 7일분 처방 이후 좋아졌다는 것이다. 이후에도 환절기마다 약을 처방해주었는데, 최근에는 2일분만 처방해도 몸이 좋아졌다고 했다.
보험한약에는 감기처방이 20여 종이다. 증상에 따라 다른데, 특히 맑은 콧물인지 누런 콧물인지에 따라 처방이 크게 달라진다. 맑은 콧물은 염증 진행이 덜 된 것이며, 후자는 주로 세균성 2차 감염이 진행된 것이다. 한의학에서 염증이 심해졌을 때는 ‘열증’이라고 하며 이러한 감기를 ‘풍열’이라고 한다. 풍열에는 ‘연교패독산’ 등이다. 맑은 콧물이 주 증세인 ‘풍한’에는 ‘소청룡탕’ 등을 처방한다. 좀 더 세부적으로 위장이 약하고 허한 사람에게는 ‘삼소음’, 뚱뚱한 사람의 감기는 ‘해기’를 위해 ‘갈근탕’을 처방하기도 한다. 또 점막이 건조해서 마른기침이 나는 사람에게는 ‘자음강화탕’을 처방한다.
아무래도 많이 사용하는 보험한약은 감기에는 주로 ‘형개연교탕’, ‘연교패독산’, ‘삼소음’, ‘소청룡탕’ 등이고, 위장질환에는 ‘반하사심탕’, ‘평위산’, ‘반하백출천마탕’ 등이다. 보험한약을 처음 시작하는 한의사들이라면 이들 보험한약을 구비한 후 점차 늘려가는 것이 어떨까 제안해본다.

▶현재의 보험한약의 아쉬운 점 및 앞으로 어떻게 개선됐으면 하나.
좀 더 품질이 개선됐으면 한다. 그리고 복용이 편리하게 연조엑기스나 알약 등 다양한 제형변화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조제료 또한 현실에 맞게 개선됐으면 한다. 무엇보다 보험한약 시장 자체가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보험한약을 통해서 보험진료가 어느 정도 한의원의 기본 토대가 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현재 그런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일 수 있지만, 일단은 한의사들이 많이 써야 한다. 사소한 경험이라도 공유하고, 보험한약을 폭넓게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품질 모니터링 등의 요구도 해야 할 것이다.

▶9월 중 진행될 민족의학신문 주최 보험한약 강의에 대해 말해 달라.
9월 28일 예정이다. 단발 강의로, 하루 세 시간 정도 진행될 것이다. 보험한약 입문 임상특강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이론적인 것 말고 실제 임상사례 중심으로 최대한 다양한 내용을 설명하고자 한다. 보험한약을 안 쓰는 이들은 강의를 통해 쓰게 된다면 좋겠고, 기존에 쓰는 이들은 더 다양한 케이스를 모은 후 자신의 케이스를 소개해주는 기회도 확대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특히 요즈음 신규 한의사들이 어려운 것 같다. 취직도 힘들어 개원으로 자꾸 몰리는데, 그럴수록 결국 환자도 없는데다가 첩약도 지어먹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침과 보험한약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그에 맞는 공부를 하며 임상실력을 키워간다면 환자도 늘고, 그에 따라 자신감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험한약은 앞으로 한의사들에게 필수라고 생각한다. 좀 더 많은 한의사들이 관심을 갖고 이 부분이 한의사 전반에 뿌리를 내릴 수 있길 바란다.

성남=신은주 기자  44julie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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