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예상 못한 흥행 성적…성공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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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예상 못한 흥행 성적…성공 비결은?
  • 승인 2013.09.2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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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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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 더 테러 라이브
올 여름 극장가는 한국영화의 완벽한 승리로 끝났다.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작품들이 힘도 못 쓰고 하나둘씩 사라질 때 ‘설국열차’는 900만명, ‘더 테러 라이브’와 ‘숨바꼭질’은 550만명 이상의 관객들을 동원하면서 한국영화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이 중 ‘더 테러 라이브’와 ‘숨바꼭질’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흥행 성적이기에 많은 영화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상업영화 감독으로 데뷔하는 젊은 감독들의 작품이고, ‘설국열차’에 비하면 현저하게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성공을 거뒀다는 것은 향후 한국영화의 미래를 밝게 하는 사건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 기세는 추석연휴 동안 상영된 ‘관상’에게까지 이어지고 있어 한국영화의 무한한 힘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특히 ‘더 테러 라이브’는 유명 감독과 막강한 제작비, 국내외 배우의 호화 캐스팅 등이 어우러지면서 올 여름 최강 블록버스터라고 손꼽혔던 ‘설국열차’와 같은 날 개봉하는 배포를 보여주기도 했는데 사실 이 영화는 개봉 전까지 큰 관심을 못 받았던 영화였다. 그렇지만 마치 ‘설국열차’와 라이벌 작품이라도 된 듯 ‘더 테러 라이브’는 관객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결과적으로 큰 흥행을 거두는 뜻밖의 성과를 걷었다.
감독 : 김병우
출연 : 하정우, 이경영


불미스러운 일로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밀려난 국민 앵커 윤영화(하정우)는 라디오 생방송 진행 중, 신원미상 청취자로부터 한강다리를 폭파하겠다는 협박전화를 받는다. 그러나 윤영화는 장난전화로 치부하며 전화를 끊지만 그 순간, 마포대교가 폭발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눈앞에서 벌어진 끔찍한 재난이 ‘테러사건’이라는 단서를 쥐게 된 윤영화는 마감뉴스 복귀 조건으로 보도국장(이경영)과 물밑 거래를 시도하게 되고, 테러범과의 전화통화를 독점 생중계하기에 이른다.

‘더 테러 라이브’는 하정우에서 시작해서 하정우로 끝나는 하정우만의 영화이자 이 배우가 얼마나 대단한가를 한 눈에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공간이 거의 뉴스 앵커석 밖에 없는 한정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 엄청난 긴장감을 부여해주고 있으며, 영화의 상영시간과 사건이 벌어지는 영화 속 시간이 거의 동일한 독특한 구성으로 관객들을 실제로 테러 현장을 목격하는 시청자의 입장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러면서 서서히 어쩔 수 없이 생중계로 지켜봐야만 했던 9·11 테러를 연상하게 하면서 관객들에게 심리적 고통을 주기도 한다. 물론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곱씹어 보면 엄청난 테러를 벌이기 위해 범인이 어떻게 저런 장치를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어떤 설명도 나와 있지 않고, 사적인 감정에서 촉발된 테러 동기, 대통령의 사과만을 원하는 테러 목적 등등 영화의 개연성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하지만 영화는 이러한 아쉬움을 뒤로한 채 하정우의 뾰루지 난 얼굴 하나만으로도 모든 것을 표현하면서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직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신선한 아이디어와 뚝심 있는 연출력, 연기력 좋은 배우 1명만으로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더 테러 라이브’는 결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건이지만 향후 한국영화계가 꼭 벤치마킹해야 하는 영화적 사건임에는 분명하다. <DVD 출시>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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