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의료 임상 질을 높이는데 관심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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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의료 임상 질을 높이는데 관심을 갖자
  • 승인 2013.10.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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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

한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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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 칼럼
한 창 호
동국대 한의대 교수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보건의료정보개발원,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등에서 한의학 및 한방의료관련 정책연구가 활발하다. 물론 한의학연구원이나 기술표준원 및 통계청 등에서도 이전보다는 확연하게 한의학 용어표준이나 한방의료행위 정의 혹은 기술표준 및 임상진료의 근거와 가치에 대한 연구들이 많이 수행되고 있다.

우리나라 통계청에 의하면 중풍으로 인한 사망은 인구 10만명당 53.2명으로 암에 이어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하고, 단일 장기 질환으로는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뇌졸중임상연구센터에서는 현재의 인구고령화 추세라면 2030년에는 35만 건으로 현재보다 약 3배의 환자가 발생할 것이라 추정하였다. 더욱이 중풍은 실제 임상영역 중 한의사에서 요구도가 높고 많은 환자들이 이용하는 영역이다. 2011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한방병원의 전체 요양급여비용 총액은 1574억원이며, 이중 중풍관련질환코드(I69, I63, I61, I67, G81, G51)의 요양급여비가 574억원으로 36.5%를 차지한다.

2009년 전문병원 지정 관련하여 의료법이 개정(법률 제9386호, 2009년1월30일 공포, 2011년1월31일 시행) 되었다. 한방전문병원 지정기준은 총 7개 항목으로 질환별 및 진료과별 환자의 구성비율 45% 이상, 질환별 및 진료과목별 진료량, 필수진료과목(중풍의 경우 내과, 재활의학과, 침구과, 척추질환은 재활의학과, 침구과, 한방부인과는 한방부인과 전문의를 두어야 함), 전속전문의 의료인력 4인이상, 시설 및 기구, 임상질(재원일수, 사망률, 병원감염, 합병증 발생 및 입원적정성 등) 및 의료서비스 수준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1년 20개 분야 99개 의료기관을 전문병원으로 지정하였다. 이중 한의분야는 한방중풍질환과 한방척추질환이 있으며, 5개소의 한방중풍질환 전문병원이 지정 운영되고 있다.

심평원은 작년 12월에 2012년도 심뇌혈관질환 가감지급사업 평가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가감지급사업이란 의료의 질 평가를 통해 우수한 병원에는 인센티브를, 질이 낮은 병원에는 디스인센티브를 적용하는 것이다. 2011년도 급성기 뇌졸중 평가는 189개 기관(상급종합병원 44개, 종합병원 145개) 총진료량 9842건 480억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 가산지급기관은 상위 20%에 해당하는 상급종합 18개 및 종합병원 15개기관이 선정되었으며, 가산지급금은 1억5000만원 정도였다. 이때 사용한 평가지표는 구조지표 1개(전문인력 구성여부, 신경과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전문의 상근)와 과정지표 10개였다. 과정 평가지표는 금연교육 여부, 2일이내 연하장애 선별고려율, 1시간이내 뇌영상검사실시율, 3일이내 조기재활치료고려율, 지질검사실시율, 정맥내 혈전용해제 투여고려율, 60분이내 정맥내 혈전용해제 투여율, 48시간이내 항혈전제투여율, 항혈전제퇴원처방율, 심방세동 있는 경우 항응고제퇴원처방율 등이었다.

심평원에서는 2012년에 이어 2년째 한방중풍질환 임상질지표 개발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14년도 전문병원 지정을 위한 평가 목적으로 중풍질환 임상질 지표를 개발하는 것이다. 작년에 진행했던 일차연도 연구보고도 일정 정도 발전이 있었다. 진단부문에서 2005년도 한의 중풍진단 표준화위원회의 정의를 담았다. 중풍의 치료법으로 한약치료, 침치료, 전침치료, 뜸치료를 분명하게 포함하였으며, 한의학을 통한 중풍예방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것은 중풍환자에 대한 한의임상진료지침의 포함과 한방중풍질환 임상질지표의 기준과 가중치를 설정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한방중풍질환 임상경로(Critical Pathway)를 설정하였다는 점이다. 특히 평가항목에 한의적인 내용인 설진과 맥진을 포함하고, 변증에 의한 평가와 치료내용을 기록하도록 한 점이다. 또한 투약 및 치료에 한의적인 내용인 침치료와 뜸치료를 포함함은 물론 혈압조절 당뇨조절 및 수액요법 등을 포함시켰다는 점, 그리고 양방의사(신경과, 신경외과, 혈관외과, 재활의학과, 소화기내과, 심장혈관내과 등)와의 협진은 물론 신경심리학자, 영양사 및 언어치료사 등과의 협력 아래 정서상태 상담, 식이 및 영양 평가, 연하장애와 언어장애에 대한 평가 및 치료 부분을 포함 한 것 등은 평가할 만하다. 물론 불완전하고 부족하다. 의미 있는 발전이라고 한 것은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논의할 수 있는 실체가 생겼다는 뜻이다.

현재는 2차연도 사업으로 임상 질지표 개선 및 가중치 조정 등을 다듬고 있다. 중풍질환에 대한 한방의료기관의 질적 경쟁력 제고와 한의학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연구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또한 중풍과 척추질환을 시작으로 더 많은 한의 치료영역에서 임상 질 지표가 개발되길 바란다. 임상진료경로가 합의 되고, 임상진료지침 등이 만들어져 한의사와 환자, 한의사와 심사기관, 한의사와 여타 의료직능의 전문가들이 더 이해되고 질적으로 발전하는 기반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분쟁보다는 소통과 합의가 더 큰 기여를 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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