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이 강해진 만큼 더 강해져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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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이 강해진 만큼 더 강해져야만 한다
  • 승인 2014.04.2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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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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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감독 : 마크 웹
출연 : 앤드류 가필드, 엠마 스톤, 제이미 폭스, 데인 드한
영화는 단지 영화일 뿐이었다. 지난 주 온 국민을 슬픔에 잠기게 한 세월호 침몰 사고에 어느 영화에나 등장하던 영웅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성적인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지만 수없이 많은 생명들이 사라져 가는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으로서 어떤 끈이라도 붙잡고 싶은 마음에 이런 생각을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영웅은 오지 않았고, 오히려 충분히 구조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무책임한 몇 명에 의해 꽃다운 청춘들을 비롯한 고귀한 생명들이 짓밟혀졌다는 사실에 더욱 더 분노가 치밀어 오르며 이제는 더 이상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기를 기원한다. 이 자리를 빌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

이런 국가적 재난 속에서 방송뿐만 아니라 모든 행사들이 축소되거나 취소되면서 새로 개봉하는 영화들의 홍보 일정에도 큰 차질이 발생했다. 더욱이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상영하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를 시작으로 올 여름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개봉 대기하고 있는 상태에서 흥행전선에 빨간불이 켜지는 것은 아닐까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스파이더맨의 삶에 완전히 적응한 피터 파커(앤드류 가필드)는 거미줄로 뉴욕을 활강하며 위험에 처한 시민들을 구해주고 사랑하는 연인 그웬(엠마 스톤)과 데이트를 즐기며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스파이더맨의 열렬한 팬이자 오스코프사의 전기 엔지니어인 맥스(제이미 폭스)는 작업 중 치명적인 사고로 자신에게 엄청난 능력이 생긴 것을 발견한다. 하지만 이 능력으로 인해 뉴욕을 마비시킨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하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자신의 영웅 스파이더맨에게 공격을 당하자 배신감을 느끼고 분노한다. 여기에 해리 오스본(데인 드한)은 맥스에게 자신과 함께 스파이더맨에게 복수를 하자며 손을 내민다.

‘500일의 썸머’를 통해 독특한 연출력을 보여줬던 마크 웹 감독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 이어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까지 연출하면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새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물론 이 부분이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약간의 흠이 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관객들은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하기 때문에 영웅 영화의 또 다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두 명의 주인공인 앤드류 가필드와 엠마 스톤이 전편에서 사랑을 확인한 후 이번 편에서는 당당히 실제 연인이 되어 함께 연기를 했기 때문에 영화에서의 달달한 사랑 연기가 예사롭지 않게 느껴질 것 이다.

또한 스파이더맨의 스턴트맨이 우리나라 사람이고, 한글이 적혀진 간판을 비롯하여 동양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는 전편보다 훨씬 탄탄해진 이야기와 새로운 스타일의 악당들과 맞서는 화려한 액션 장면들이 관객들에게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비록 현실에서의 영웅은 없었지만 슬픔에 빠져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마음 속의 영웅으로서 스파이더맨이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해 본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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