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 임상유형분류에 관한 연구와 진료지침 개발 연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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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 임상유형분류에 관한 연구와 진료지침 개발 연구 필요”
  • 승인 2015.10.2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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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자 기자

박애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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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29일 '세계 건선의 날' 맞아 듣는 ‘건선과 한의학’/ 윤영희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

[민족의학신문=박애자 기자] 10월 29일은 ‘세계 건선의 날’이다. 2004년 세계건선협회연맹(IFPA)에서 건선 질환에 대한 편견과 오해로 일상생활의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 세계 1억2500만 명의 건선 환자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이벤트를 진행하기 위해 제정했다. 국내에서는 피부과 전문의들이 모여 만든 대한건선학회에서 ‘세계 건선의 날’에 맞춰 건선 바르게 알기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한의학에서의 건선은 어떻게 치료하고, 어떤 연구를 해야 하는지 윤영희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에게 들어봤다.

◇윤영희 교수
▶건선이란.
건선은 은백색의 인설을 동반한 구진이나 판이 전신의 피부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건선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로 유전적 요인 하에 생활과 환경요인이 유발인자로 작용하며, 면역학적 요인으로 인해 표피 세포 증식, 각질형성세포 분화이상, 진피 혈관 이상 등이 발생해 특징적인 피부증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건선 환자는 어느 정도인가.
건선은 세계적으로는 인구의 약 2~3%정도에서 나타나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본, 중국의 경우에서는 약 1% 내외의 유병률이 보고되고 있다.

▶건선과 아토피의 차이는.
건선과 아토피피부염은 모두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지만 발생하는 면역학적 기전이 다른 별개의 질환으로 여겨진다. 아토피피부염은 급성기와 만성기에 따라 주요 임상증상이 다르며, 발생하는 면역학적 기전도 다르다.
아토피피부염 급성기 증상은 주로 제2형 보조T세포에 의해 매개되고, 흔히 알레르겐 특이 IgE 수치와 총 IgE 수치의 상승을 동반한다. 만성기로 접어들게 되면 주된 면역 기전에 변화가 생겨 제1형과 제17형 보조 T세포에 의한 반응이 증가하게 되고 제22형 T세포에서 생성된 IL-22에 의해 각질세포의 증식이 일어난다.
이와 달리 건선의 증상은 주로 제1형과 17형 보조T세포에 의해 매개되고 높은 수치의 interferon-γ가 동반된다. 만성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임상증상과 건선 환자의 임상증상이 유사하게 보일 수는 있으나, 아토피피부염에서의 제17형 보조 T세포에 의한 반응은 정상인 보다는 증가돼 있지만 건선보다는 낮고 각질세포의 증식 역시 건선 환자에서 더 심하게 나타난다.
또한, 건선과 아토피피부염은 증상이 나타나는 병변 부위도 상이하다. 아토피피부염은 표피의 각질층 결함을 일으켜 습진 병변을 형성하지만, 건선은 표피의 증식과 함께 진피 상층부에서는 혈관신생이 동반돼 건선의 특징적인 인설, 판 등의 주요 증상을 보인다.

▶한의학은 건선을 어떻게 치료하는가.
한의학은 변증 분류에 의해 비록 동일한 병명으로 진단하더라도 개별 환자에 따라 약의 종류와 용량을 판단하는 고유의 이론체계를 갖추고 있다. 건선환자의 한방병리에서는 풍(風), 혈(血)의 병리변화를 중심으로 조습(燥濕), 한열(寒熱)이 함께 병발하는 것으로 논의된다.
급성기 건선에서는 혈열풍조(血熱風燥)형, 혈어(血瘀)형, 풍습형의 환자들이 많고, 만성기 건선에서는 혈조(血燥)형, 간신부족(肝腎不足)형의 환자들이 많다.
건선치료에 사용되는 한약물 중에 청열약(淸熱藥)과 활혈거어약(活血祛瘀藥)이 많은 것은 건선에서 나타나는 표피의 염증성 증상과 진피의 이상혈관증식과 연관돼 있다.

▶건선치료, 한방병원급 의료기관과 한의원급 의료기관에서의 차이는.
건선은 발진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서 물방울양 건선, 화폐상건선, 판상건선, 농포성건선, 홍피성 건선으로 나뉜다. 또한, 처음 건선이 생긴 연령에 따라 조기 초발 건선, 만기 초발 건선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건선의 심한 정도는 경증, 중등증, 중증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한의원과 한방병원에서의 건선 치료는 다르지 않으나 홍피성 건선, 농포성 건선 등 병변의 범위가 넓고, 병세가 급한 중증 건선은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현재 한의계에서 건선을 연구하는 모임은.
한의계에서 피부질환을 연구하고 진료하는 한의사의 수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피부질환만 진료하고 있는 임상9년차 한의사로서 느끼기에는 매우 적다. 현재 한의계에서 피부질환에 대한 임상 및 기초연구의 보고는 주로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지만 현재 하위분과로 건선 분과가 따로 있지는 않다.

▶그렇다면 한의학에서의 건선 치료는 앞으로 어떤 연구가 필요하나.
건선의 임상유형분류에 관한 연구와 진료지침 개발 연구가 필요하다. 지난해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와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아토피피부염 한의임상진료지침이 개발됐다. 앞으로 건선에서도 한의임상진료지침이 개발된다면 임상한의사들과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더불어 건선에 다빈도로 사용되는 한약재를 이용한 기초연구가 병행돼야 한다. 건선의 면역병리학적 기전에서의 한약치료의 역할을 확인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보다 많은 연구의 인적 물적 자원의 공급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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