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호 칼럼] WHOFIC 2015 맨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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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 칼럼] WHOFIC 2015 맨체스터
  • 승인 2015.10.2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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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

한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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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세계보건기구 국제분류체계 연례회의가 열리고 있는 영국의 맨체스터(Manchester)에서 쓰고 있다. 물론 이글이 읽히는 때는 국내에 귀국해 있겠지만.

한 창 호
동국대 한의대 교수
World Health Organization Family of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Annual meeting이라고 불리는 이 회의는 WHO의 CTS(Classification, Terminology, Standard) 부서에서 개최하며, 세계 각국 질병분류 관련 협력기관(WHO FIC collaboration center)들이 1년 동안 활동한 내용을 토대로 발표하고 결정하고 의견교환을 하는 국제회의이다.

매년 10월 중순에 각 대륙 각 나라를 순환하면서 회의를 개최하는데 작년에는 바르셀로나, 올해는 맨체스터에서 개최되었으며, 내년에는 도쿄, 그 다음해는 멕시코에서 개최하기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 WHOFIC CC도 적극 참여하여 각국 CC들과 교류하고, WHO/HQ와 실무협의를 진행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였는데,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하여 관심을 받기도 했다.

덕분에 각국에서 제출한 포스터에 대한 관심도를 보여주는 스티커를 가만히 돌아보니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포스터에 가장 많이 붙어있었다. 우리나라 WHOFIC CC 담당직원들은 전체적인 한국참가자들을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하느라 많은 수고를 하였다. 깊이 감사드린다.

2015년 올해 회의는 10월 17일부터 23일까지 영국의 맨체스터에서 진행되었는데, 첫날 아침부터 여러 전문가회의가 3개의 방에서 4일 동안 하루 4개 세션씩 열렸다. 주로 MRG, FDRG, URC 등에서 ICD-10 및 ICF의 검토와 개정작업을 논의하였으며, mTAG(Mortality Topic Advisory Group 사망원인개발그룹), mbTAG(Morbidity Topic Advisory Group 질병이환개발그룹), mICF, tmTAG 등에서는 ICD-11개발에 관한 이슈 등이 다루어졌다. EIC, ITC, FDC 등에서는 개발되는 기준에 대한 교육문제, 용어와 정보에 관한 주요 이슈, ICHI나 ICF 및 ICPC2 등과의 연계에 대한 논의 등을 하였다.

자세히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 많았지만 여러 분야에서 방대한 내용이 다루어져 다 소개하기 어렵고, 영어로 진행되어 이해하기가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관심 있는 분들이 있다면 충분히 교류할만한 내용들이 있었다.

나에게 가장 의미 있었던 것은 처음으로 TM회의(ICTM, ICD-11 중 27장 전통의학 개발 관련)가 WHOFIC 공식일정에 포함되어 회의일정표에 게시된 것이다.

작년에도 회의를 진행하기는 하였으나 비공식회의였고, 다른 분야 다른 나라에서는 알 수 없게 진행된 바 있다.

WHOFIC 공식일정으로 진행된 TM회의는 10월 19일 월요일 오후 7시부터 9시 넘어서까지 본회의장 그랜드룸(Grand Room)에서 진행되었으며, 주요 내용은 각국의 개발과정과 향후일정 등에 대해 길게 이어졌지만, 중요한 내용은 질병이환개발그룹(mbTAG)회의에서 다루어지고 사망과 질병통계를 위한 합동회의(Joint Linearization for Mortality and Morbidity Statistics, JLMMS)에서 의제로 제기하여 기존 ICD-11개발에 사용되던 용어와 TM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용어의 유사성과 차별성에 대한 논의가 제기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 국내적으로도 한의학 용어와 의학 용어는 완전히 별개로 다루어지지도 그렇다고 상호 호환되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 수년 전부터 가는 데마다 문제점으로 제시하였지만 정부든 학회든 연구자든 어느 누구도 어떠한 정책결정도 하지 못하고 있던 문제이며, 한양방 문제의 가장 기반이 되며 시작점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한의학 용어를 의학 용어와는 별도로 관리할 것인지, 아니면 전체 의학 용어 안에서 상호 호환되도록 한의학 용어를 다룰 것인지, 유사한 용어의 개념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되어야만 한다.

총회에서 TM PAG 맴버인 일본 게이오 대학의 와타나베 겐지(Watanabe Kenji) 박사가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하여, 용어의 중복에 대해서 JLMMS와 TM 전문가 사이에 논의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mbTAG에 TM 전문가가 참가해야 한다는 내용이 아마도 총회의 회의록에도 기록되었을 것이며, 겐지 박사가 총회 발언 이후 WHO 전통의학 담당부서와 TM개발 그룹의 각국 전문가들에게 메일로 사실을 알리는 즉각적인 활동이 있었다는 점은 향후 ICD-11에서 의학 용어와 전통의학 용어의 문제가 어떻게든 다루어 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WHO/CTS부서와 한중일 TM전문가들의 2차례 회의와 각국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ICTM의 성과물이 mbTAG와 JLMMS 전문가들을 통해 내년 도쿄회의를 거쳐 2018년 WHO/WA 총회에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결정한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결정이었다.

여전히 느끼는 것이지만 통계청 국가위원 자격으로 MRG, FDRG, ICF, EIC, ITC, FDC 등 각 위원회에서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서경, 강윤규, 홍준현, 김석일 교수 등에게 깊은 감동을 받았고, 장애분류 관련 DAR활동으로 회의 초반에 함께 자리한 국립재활원의 김완호 박사도 좋은 만남이었으며, 우리나라에서 참여해 TM회의를 주도한 경희대 인창식 교수와 한국한의학연구원 이종란 연구원의 활동도 감동이었다.

회의 첫날 국제회의 지원업무로 나와 있던 차진숙 통계청 질병분류담당 서기관은 통계정책국 통계기준과장으로 영전하였고, 행사 기간 내내 질병분류담당 이여진, 이나리 주무관 등과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통계청이 이전보다 우리나라 보건분류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담당 공무원들과 실제 국제질병분류 각국 활동을 함께 보고 돌아온 것은 향후 국내 한의질병분류분야를 고민하고 있는 여러 사람 중 하나로서 좋은 경험이었다.

세계 각국의 여러 나라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제분류에 기여하는 많은 일들을 하고 있었으며,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에도 그런 훌륭한 전문가와 이를 지원하는 정부기관이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된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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