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에 대처하는 여러 군상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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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에 대처하는 여러 군상의 모습
  • 승인 2016.01.1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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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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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
2004년, 한국영화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등장했을 때 드디어 꿈의 기록이 깨졌다며 많은 사람들이 놀란 적이 있었다. 물론 멀티플렉스의 증가라는 외적인 변화가 있긴 했지만 우리나라 영화에 천만 관객이 온다는 것은 가히 상상하기 힘든 수치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현재, 천만 관객을 넘긴 한국영화는 13편이고, 외화도 4편이나 된다. 그런데 여기에 또 다시 놀라운 기록에 도전하는 영화가 한 편 있다. 바로 작년 11월에 개봉하여 7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50분이 더 추가 된 감독판이 12월 말에 개봉해서 1월 12일 현재 158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이다. 이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중 역대 최고 흥행기록을 갖고 있던 ‘친구’의 818만명의 기록을 가뿐하게 넘기면서 청불 영화 최초로 천만 클럽에 가입하기 위해 열심히 주행 중이다.

감독 : 우민호
출연 :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은 숨가쁘게 진행되었던 본편과 달리 주인공들의 과거 이야기가 좀 더 보충되면서 안상구(이병헌)와 이강희(백윤식)의 사이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으며, 완전히 편집되었던 신문사 편집국의 이야기 등이 첨가가 되면서 주인공들의 성격과 역할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 덕분에 영화의 상영시간이 3시간으로 늘어났지만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결코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는 본편을 봤던 관객들에게는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고 있으며, 미처 본 편을 보지 못했던 관객들에게는 아주 쉽고,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

정치, 경제, 언론 등 우리나라의 오피니언 리더라고 할 수 있는 계층의 비리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작년에 개봉했던 ‘베테랑’ 역시 이들의 뒷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관객들의 마음을 뻥 뚫어줬지만 뭔가 아쉬운 구석이 남아있었다면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은 그보다 더 추잡한 비리의 모습과 그에 대처하는 여러 군상들의 모습을 낱낱이 표현하는 탄탄한 시나리오 덕분에 관객들을 공분하게 만들어 버리면서 사이다 같은 액션이 없어도 결말부분에서 관객들을 시원하게 해준다.

사실 영화 개봉 전 주연배우인 이병헌으로 인해 흥행에 대한 부담감이 없지 않았지만 개봉 후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한 쪽 손 잃은 깡패 안상구에 완전히 빙의된 이병헌의 연기에 관객들 모두 극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영화는 더욱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또한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에서는 이병헌의 과거 이야기 속에서 헤어스타일의 다양한 변천사를 볼 수 있는 깨알 같은 장면들도 있으며, 우장훈 검사 역의 조승우 역시 더할 나위 없는 연기를 선 보이며 둘만의 남남케미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비열한 이강희 역의 백윤식의 연기까지 더해지면서 배우들의 호연만으로도 관객들의 눈을 호사롭게 해주고 있다. 영화 속의 또 한 편의 영화처럼 화끈한 복수극 한 판을 찍는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은 기존 한국영화의 흥행법칙이라고 할 수 있는 눈물과 감동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청불 영화 사상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다면 관객들과 함께 모히또에 가서 몰디브 한 잔 하면서 축하 인사를 나누면 좋을 것 같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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