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호 칼럼] 한의학교육평가원의 교육부 인정기관지정을 지켜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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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 칼럼] 한의학교육평가원의 교육부 인정기관지정을 지켜보며
  • 승인 2016.06.2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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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

한창호

mjmedi@http://


모처럼 기분이 좋다. 칭찬과 희망을 이야기하고자하기 때문이다.

한 창 호
동국대 한의대 교수

너무나 많은 걱정 근심과 불만 불평, 그리고 비난과 책임 전가가 다반사인 세상을 살고 있지 않은가?

스스로 정의롭고자 하지 않으면서 시시비비를 가리기만 하니, 옛 성현들이 시시비비에 끼어들지 말라 하지 않았겠는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스스로를 정갈히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야겠다. 이는 그래야 한다가 아니라 나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이다.

틀린 것을 바로 잡는데 주저하지는 말자. 틀린 것을 보고 말하지 않고, 이를 고치려고 하는 사람이겠는가? 어찌 정의로운 사람이겠는가?

김남주 시인의 <이런 내가 되어야 한다>를 외우고 다니던 시절이 있다. 그 시의 마지막은 ‘옳은 것은 옳다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할수 있는 용기를 지닌 그런 내가 되어야 한다’이다. 그를 시인이라고 말해야 할지 혁명을 꿈꾸는 사람, 즉 혁명가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난 그가 시인이라기보다는 혁명가라고 불리고 싶었다고 생각한다. 그의 시론집 <시와 혁명>에서 그는 잘 쓰는 시인이 되기 위해 어떻게 하여야 하느냐는 질문에 “시인 모두 혁명가는 아니지만, 모든 혁명가는 시인이다.”라고 답했다. 청년시절 새 책을 사거나, 새해가 되어 일기장을 사면 첫 머리에 이 시를 베껴 놓곤 하였다. 김남주 시인의 <자유>와 함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이기도 하다.

한평원은 지난 5월20일 교육부로부터 인정기관지정서를 받았고 고등교육법 제11조2에 따른 지위를 가지게 되었다. 한의과대학 인증평가가 이제 새로운 동력을 얻은 것이다. 그간 이일을 위해 노력한 한평원 이사회, 원장님과 단장님 이하 여러 교수들과 직원들에게 감사한다. 다소 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이제라도 인가를 해준 정부 당국에도 경의를 표한다.

물론 정부 인정이 늦어진 데는 전적으로 한의계가 준비가 덜 되어 있던 이유이다. 이미 교육부와 복지부 법령은 5년 전 이를 결정하고 법안을 공포했었다. 여기에 맞추어 의학계과 치의학계, 간호학계는 먼저 준비된 만큼 먼저 정부인정기관이 되었던 것이다.

2015년 12월22일 개정된 고등교육법 제 11조의2는 의료인 양성과정 운영 학교에 대한 평가인증 의무화이며, 이달 6월23일부터 발효된다. 조금 농을 걸면 한평원이 축하를 받을 일인지, 걱정을 해주어야 할 일지 생각이 많다.

한평원이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이야기 이다.

한평원이 해야 할 일은 평가가 아니라 교육의 질 개선이다. 아니 개선이라기보다는 건설이고 혁명이어야 한다. 그만큼 한의학 교육의 현재가 위기이고 취약하다는 이야기 이다.

평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한의학 교육의 질을 제고해야 한다. 평가는 도구일 뿐 목적을 잠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일을 하기 위해서는 인력과 시스템을 갖추어 주어야 한다. 물론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것도 필수 불가결하다. 이 모두 한평원에는 심한 도전이며, 그리 여유 있어 보일지 않는다.

이제 출생한 신생아인 한평원에게는 지나친 기대보다는 관심과 사랑을 듬뿍 주고, 옆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어야 한다. 작은 일에 조바심내거나 성급한 참견은 어린 아이가 삐뚤어지지 않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취약하게 만드는 법이다.

이제 갈 길을 정하였고, 정관을 만들고 조직을 만들고 결의를 다지고 있을 터이니 좋게 지켜봐 주어야 한다. 용기를 주고 격려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미래, 우리 한의계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바르고 우수한 교육이야 말로 밝은 미래이기 때문이다.

노력하지 않고 투자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모험이 아니라 도박이다. 한의계의 미래를 가지고 모험을 하는 것도 곤란한데 도박을 해서야 되겠는가?

잘 심고 잘 가꾸어야 잘 자라지 않겠는가? 잘 자라야 좋은 열매를 맺고 좋은 수확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 모두 너무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당연한 말과 당연하다고 여기는 행동, 즉 상식을 지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일상을 잘하는 것 상식을 지키는 것이 가장 위대한 일이다.

각 대학은 한의학교육을 위해서 함께 매진해야 한다. 평가를 도구로 각 교육기관들은 정의롭고 우수한 한의사를 양성하는데 가 일층 노력을 경주해야한다. 서로 더 많은 더 우수한 교원확보를 위해 경쟁을 하여야 한다. 더 많은 재원을 확보하고, 연구를 지원하고, 장학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격한 경쟁을 하여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밝은 미래를 위한 어쩌면 유일한 투자이다.

교육이야말로 가장 효율적이고 확실한 투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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