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희 칼럼]아토피피부염 진료지침에 따른 한약제제의 활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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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희 칼럼]아토피피부염 진료지침에 따른 한약제제의 활용(하)
  • 승인 2016.07.06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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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희

윤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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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질환에서의 한약제제의 임상적 활용 (3)


급성기 또는 중증의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호전되면 환자의 증상은 바뀌게 된다. 아급성 단계에서는 홍반과 부종이 심하고 삼출액이 많던 환자의 증상이 경감되어 삼출액, 가피, 부종이 감소하고, 홍반, 구진이 완화된다. 이에서 더욱 호전된 만성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피부건조증을 중심으로 오래된 찰상, 소파흔과 함께 태선화된 피부, 깊은 주름과 색소 침착을 주로 호소한다.

■ 만성기 아토피피부염 역시 환자 유형에 따라 치료

윤 영 희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안이비인후피부과

급성기 증상이 소실되면 아토피피부염 증상과 함께 환자가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치료를 결정한다. 2015년에 개정된 ‘아토피피부염 한의임상진료지침’, 2009년 식약처에서 제시한 ‘한약제제의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아토피피부염’ 및 기존 논문들에서 제시하는 만성기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유형을 요약하면, 크게 비허풍조(脾虛風燥), 비허습온(脾虛濕溫) 등의 ‘비위허약유형’과 혈허풍조(血虛風燥), 혈어(血瘀), 혈조(血燥) 등의 ‘혈허유형’이 있고 그 외에 기울(氣鬱)형, 수체(水滯)형 등이 있다.

비위허약 유형은 주로 소아에서 많이 보인다. 환자는 마른체형, 식욕부진, 허한(虛寒)을 보인다. 이 경우 건비익기하는 소건중탕, 육군자탕, 보중익기탕을 단독으로 처방하거나, 아토피피부염 증상정도에 따라 황련해독탕, 시호청간탕을 병용할 수 있다. 환자가 비실건운(脾失健運)으로 인한 개인적인 특성을 보이면서, 피부의 증상이 건조 보다는 습윤한 경우에는 곽향정기산이나 평위산을 처방한다. 이 경우 비의 운화지기의 회복을 통한 제습이 치료의 요점이 된다.

피부건조가 극심하면서 전신의 혈허가 보이면 사물탕을 기본으로 당귀음자, 맥문동탕 등을 처방한다. 아토피피부염의 증상 정도가 중등도 이상이며 환자의 전신 증상에서 열증을 보이면 온청음을 처방할 수 있다. 태선화된 피부, 거친 주름과 균열, 색소침착이 주요 증상인 경우는 계지복령환을 처방한다. 최근 일본에서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 계지복령환을 투약한 뒤 태선화 병변이 개선되었음을 보고하였다. 계지복령환이 태선화된 피부의 미소 혈액 순환을 개선한 것으로 생각되며, 이는 한의학의 어혈의 개선과 관련되어 있다.

예민하며 스트레스로 인해 기상역(氣上逆) 증상을 보이는 만성아토피피부염 환자는 가미소요산, 시호가용골모려탕을 처방한다.

■ 알레르기비염, 천식 등 동반질환을 함께 치료한다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동반된 다른 알레르기 질환, 특히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을 함께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동반질환의 증상은 아토피피부염의 악화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며, 예후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아토피피부염의 증상이 어느 정도 완화된 뒤에는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 두드러기 등이 동반되어 있다면 이를 함께 고려하여 치료한다. 특히 비염으로 인한 비폐색의 개선은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수면의 질 및 전체적인 삶의 질 개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므로, 아토피피부염 치료 중 병용약으로써 소청룡탕, 갈근탕의 활용을 항시 염두에 둔다.

■ 아토피피부염에서의 자운고의 적응증

자운고는 외과정종의 윤기고(潤肌膏)에서 유래한 것으로 주요성분은 당귀(當歸), 자근(紫根), 호마유, 황랍과 돈지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자운고가 거친 피부(추위로 살갗이 튼데), 동상, 땀띠, 항문열창, 옻 등으로 인한 피부염을 효능 효과로 허가되어 시판되고 있고, 원내에서 조제를 통해서도 사용할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에서 자운고의 적응증은 급성기 아토피피부염 증상 보다는 만성기 환자의 찰상, 태선화, 색소침착과 건조증 개선에 활용한다.

■ 서양약 병용과 이탈의 지도

최근 대만의 한 연구에서 한방치료와 함께 서양약을 병용하는 환자들이 서양약을 단독으로 사용한 환자들 보다 1년 뒤에 스테로이드제제의 사용률, 사용기간, 외래내원 횟수가 감소하였다는 보고가 있었다. 환자가 원하는 경우, 환자의 증상이 중등도 이상인 경우, 이차 감염이 있는 경우, 기존에 복약해오고 있던 경우 등 서양약을 병용해야하는 경우에는 한약제제와의 복약간격을 30분으로 유지하도록 한다. 갑작스러운 스테로이드 중단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의 경감에 맞춰 점진적으로 이탈할 수 있도록 지도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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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Effectiveness of Keishibukuryogan on Chronic-Stage Lichenification Associated with Atopic Dermatitis. ISRN Dermatology Volume 2012 (2012), Article ID 158598

2. Use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reduces exposure to corticosteroid among atopic dermatitis children: A 1-year follow-up cohort study. Journal of Ethnopharmacology 159 (2015) 189–196
 

◇증례예시: 급성기 아토피피부염증상이 완화되었다. 전신 피부의 건조, 염증 후 저색소침착, 거친 주름, 태선화가 관찰되며 환자는 자각적 피부열감을 호소한다. 당귀음자 가 생지황 석고를 처방하고 경과를 관찰한다.
◇증례예시: 10년 이상 지속된 아토피피부염으로 내원하였다. 전신 피부의 건조, 인설, 거친 주름, 태선화가 관찰되며 부종이나 구진은 없다. 환자는 체격이 보통, 안면과 상체의 증상이 심하다. 열증이나 수체의 징후는 없다. 계지복령환 합 사물탕 가 맥문동을 처방하고 경과를 관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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