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김홍균의 도서비평] 한국인의 기원과 발전에 관한 고고학적 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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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김홍균의 도서비평] 한국인의 기원과 발전에 관한 고고학적 담론
  • 승인 2016.09.0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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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

김홍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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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기원


지난 ‘도서비평’에서 여름휴가 동안 온 가족과 즐길 수 있는 자연사박물관을 추천했다. 아마 관심있는 사람들의 대개는 서울과 경기지역의 몇몇 자연사박물관을 다녀왔으리라 여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가나 해외에서 휴가를 보냈으리라. 요즘은 거의 대부분의 박물관이 시원하게 냉방장치도 잘 되어 있고, 먹거리와 근처 휴양지도 이용할 수 있어서, 아직도 이용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기에 아주 그만이다.

배기동 편집
전곡선사박물관 간행

하지만 자연사박물관뿐만 아니라 모든 박물관은 우리의 일상적인 상식을 뒤엎는 재미있는 지식들을 담고 있다. 눈으로 체험하고 몸으로 겪을 수 있는 박물관은 지나온 인간의 자취들을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사박물관이 인류 이전의 역사를 담고 있다면, 선사박물관은 인류역사의 시작을 담고 있다.

그 가운데 우리나라 선사박물관의 대표적인 전곡선사박물관에서는 특별기획전으로 ‘한국인의 기원(Origin of Koeran People)’을 마련하였는데, 이 책은 바로 이 특별기획전의 도록이다.

가끔 우리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보기도 하는데, 이 책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언제부터 이 땅에서 삶이 시작되었는지를 알아보고 있다. 하지만, 쉽사리 알아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을 몇 장만 펼치면 알 수 있다.

한민족의 구성이 단일민족도 아니거니와 그들이 한 곳에서만 누대를 거쳐 정착하고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맨 처음 한국인의 정의부터 이 책은 담고 있다. 단순히 법적으로 국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국적을 가졌더라도 한민족의 혈통과 정신을 가진 한국인을 구분하고, 한민족을 한반도와 그 북쪽에 연한 만주 일부에 사는 종족으로 공통된 한국어를 사용하며 공동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는 민족으로 정의하고 있다.

물론, 지정학적으로 한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체질적 특성으로 보아 다른 민족과 구분되는 체질인류학적 한국인을 구별하고, 문화적으로 선사시대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역사 속에서 한국문화를 형성하고 한국적인 특성을 간직하고 공유해온 사람인 문화적 한국인도 따로 정의하고 있다. 말하자면 한민족의 혈통과 정신을 가진 사람을 한국인이라 한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땅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는지 지정학적 위치를 확립하고, 한반도 주민이 어떠한 이동경로로 형성되었는지 살펴보고, 그들이 어떻게 한반도에서 구석기와 신석기, 그리고 청동기를 거쳐 철기시대에 이르기까지 어떤 문화적 흐름을 가졌는지를 낱낱이 기록하였다.

비록 70여 쪽의 작은 책자이지만, 이처럼 간단하면서도 명료하게 한국인의 기원과 발전을 묘사하고 있는 책은 이 책이 아마 처음일 것 같다. 풍부한 사진을 곁들여 보여주면서도 있을 것은 다 있는 정말 알뜰한 책이다. 가격까지 몇 천 원 하지 않는 저렴함이 손쉽게 그리고 단숨에 읽을 수 있음에 대만족이다. 다만, 풀칠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겉장이 떨어지는 아쉬움이 있을 뿐이다. 우리 의학의 특질을 설명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아 그동안 우리 의학사를 어떻게 엮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오던 중 정말 반갑고 큰 깨달음을 준 고마운 책이다.

그동안 전곡선사박물관을 몇 번이나 들락거렸어도 이번처럼 반가운 일은 처음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구 탄생 이후로 우리 의학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한국의학사는 이보다 만만치는 않을 것이라서 아직도 고민만 더해간다.<값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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