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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기반 의학 (Evidence-Based Medicine), 바로 알기
한의학계의 근거기반의학에 대한 이해를 돕고 관련 활동의 활성화를 위해2
2016년 10월 19일 () 10:15:57 김건형 mjmedi@mjmedi.com
   

김건형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근거-기반 의학은 의료인의 임상적 전문성과, 체계적 연구를 통한 현존 최선의 외부 임상근거, 환자 자신의 가치 및 지향의 상호 통합으로 이루어지는 의료를 의미하며, 임상 현장, 의학 교육, 보건 정책 등 폭넓은 분야에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개념이다.1 근거-기반 의학의 개념은 임상적 전문성과 경험, 전(前) 임상 추론에 무게중심을 두어왔던 기존 의학계로부터 쏟아진 비판과 오해를 극복하며 발전해 왔다. 현재에도 이러한 오해가 반복되고 있는 바, 본 지면에서는 근거-기반 의학의 개념을 정립한 데이비드 사켓 (David Sackett) 이 이에 대해 펼쳤던 논의를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1

근거-기반 의학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는 ‘의료 현장의 임상적 맥락을 무시하고, 연구 근거만을 중시한다’는 것이다.1 그러나, 근거-기반 의학에서는 환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반드시 의사 결정에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2 예를 들어 고지혈증, 당뇨 등의 만성 질환을 관리할 때에는, 임상의와 환자가 현재 근거를 참고로 하되 서로 상의하여 최선의 치료/관리 방안에 대해 함께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3 4 또한 근거-기반 의학이 획일화된 진료를 강요하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대해, 데이비드 사켓은 “근거-기반 의학은 개별 환자가 선호하는 가치와 임상적 전문성, 연구 근거의 통합 과정을 거치는 상향식-접근을 지지한다. 연구 근거는 개별적인 임상 전문성의 발휘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이를 결코 대체할 순 없다.” 라고 분명하게 말한다.1

임상적 직관과 경험이 연구 근거보다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경험의 전수는 의학 분야에서 지식 습득의 주요 경로였다. 그러나 체계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경험이나 직관은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유명한 소아과 의사였던 벤자민 스포크 (Benjamin Spock) 는 (경험과 직관에 기반해) 아기를 엎드려 재울 경우 구토로 기도를 막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그의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5 그러나 이후 미국 내 영아돌연사증후군이 급증함에 따른 역학조사 결과 엎드려 재울 경우 사망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함을 확인했고, 엎드려 재우라는 권고는 정당성을 잃게 되었다.6

한 명 한 명의 환자들을 진찰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언제 연구 결과를 살펴보고 근거-기반 의학을 실천할 수 있겠느냐, 현실성이 부족한 상아탑의 한가한 소리라는 하소연도 있었다.1 그러나 데이비드 사켓은 입원병동 환자를 관리해야 하는 바쁜 현장에서 근거 요약본을 탑재한 “근거 수레 (The Evidence Cart)” 를 끌고 다니며 필요한 연구 근거를 즉시 확인함으로써 환자의 진단/치료에 근거를 빠르고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7

정책적 차원에서, 진료 통제 및 비용 절감 방안으로 악용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1 그러나, 근거-기반 의학은 신뢰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에 따라 진단/치료/보건정책의 수립이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할 뿐이며, 이에 따르면 의료에 투입되어야 할 자원의 규모는 더 커질 수도 있다.1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이 사례 보고, 관찰 연구, 실험적 기전 연구에 비해 높은 품질의 근거로 여겨지며 다른 연구의 중요도가 낮게 평가된다는 불만도 있었다.1 이는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이 연구 대상자의 임의적 선택 및 이에 따른 결과의 왜곡이라는 ‘선택 바이어스 (selection bias)’ 를 방지할 수 있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병태생리학적 메커니즘 추론, 사례 연구, 관찰 연구 등도 모두 의학 연구에서 고유의 가치가 있으며, 데이비드 사켓은 이를 부정하지 않았다.1 흡연이 폐암을 유발하는지는 윤리적 차원에서도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여러 관찰 연구 (환자-대조군 연구, 코호트 연구) 및 병태생리학적 기전 연구는 흡연이 폐암을 유발한다는 일관된 근거를 제공했다.8

우리는 어떤가?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은 변증에 따른 개별 맞춤형 치료가 제공되는 한의학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무작위 배정’은 ‘선택 바이어스’를 방지하는 방법론적 장치일 뿐이지, 진단과 치료의 맞춤화를 방해하지 않는다. 척추 수술,9 운동10 및 한의학 분야 (침, 중의약)11 12 에서도 개개인의 임상적 특성을 고려한 대규모의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이 이미 수행되고 있음을 볼 때,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을 잃는다.

오늘날 우리는 한의학이 과연 개별 환자와 인구집단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가치있는 의료인지 전문가로서 타당하게 답변할 것을 요청받고 있다. 근거-기반 의학은 이 과정에서 환자, 타 분야 보건의료 전문가, 정책 담당자들과 공유할 수 있는 공통의 논의 기반이 될 수 있으며, 향후 한의학의 임상, 정책, 교육 분야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1. Sackett DL, Rosenberg WM, Gray JA, et al. Evidence based medicine: what it is and what it isn't. BMJ (Clinical research ed) 1996;312(7023):71-2.
2. Hoffmann TC, Montori VM, Del Mar C. The connection between evidence-based medicine and shared decision making. Jama 2014;312(13):1295-6.
3. Weymiller AJ, Montori VM, Jones LA, et al. Helping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mellitus make treatment decisions: statin choice randomized trial. Archives of internal medicine 2007;167(10):1076-82.
4. Montori VM, Brito JP, Murad MH. The optimal practice of evidence-based medicine: incorporating patient preferences in practice guidelines. Jama 2013;310(23):2503-4.
5. Spock B. Baby and Child Care. London: The Bodley Head, 1958.
6. Gilbert R, Salanti G, Harden M, et al. Infant sleeping position and the sudden infant death syndrome: systematic review of observational studies and historical review of recommendations from 1940 to 2002. 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 2005;34(4):874-87.
7. Sackett DL, Straus SE. Finding and applying evidence during clinical rounds: the "evidence cart". Jama 1998;280(15):1336-8.
8. Cornfield J, Haenszel W, Hammond EC, et al. Smoking and lung cancer: recent evidence and a discussion of some questions. 1959. Int J Epidemiol 2009;38(5):1175-91.
9. Weinstein JN, Lurie JD, Tosteson TD, et al. Surgical versus nonsurgical treatment for lumbar degenerative spondylolisthesis.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007;356(22):2257-70.
10. de Rooij M, van der Leeden M, Cheung J, et al. Efficacy of tailored exercise therapy on physical functioning in patients with knee osteoarthritis and comorbidity: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Arthritis care & research 2016.
11. MacPherson H, Tilbrook H, Richmond S, et al. Alexander Technique Lessons or Acupuncture Sessions for Persons With Chronic Neck Pain: A Randomized Trial. Annals of internal medicine 2015;163(9):653-62.
12. Fang J, Chen L, Ma R, et al. Comprehensive rehabilitation with integrative medicine for subacute stroke: A multicenter randomized controlled trial. Scientific reports 2016;6:25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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