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수술, 제대로 알고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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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디스크 수술, 제대로 알고 받아야.
  • 승인 2016.12.3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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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병

김기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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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기병 척추신경추나의학회 홍보이사

우리나라에서는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당기거나 저린 증상으로 병원을 찾으면 CT나 MRI검사를 시행하고, 요추 추간판의 문제가 확인되면 수술을 우선 권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다리 쪽으로 아무런 증상이 없이 허리 통증만으로 병원을 찾은 경우에도 MRI 촬영 상 추간판이 돌출되어 있으면 수술을 권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척추관련 수술 건수는 2007년부터 지속적으로 가파른 증가 양상을 나타냈으며, 허리디스크 환자에 대하여 MRI 상 디스크가 확인되었다고 하더라도 6주간 보존치료를 우선 시행한 후에 수술치료를 적용하도록 한 척추수술 관련 급여기준이 제시되면서, 2014년 이후 허리디스크 환자의 수술 시행 건수가 일부 감소하였다.1,2)

하지만, 통계자료1) 상 허리디스크 관련 척추수술 건수가 최근 감소경향을 나타냈다고 하더라도, 그 이면에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척추전문병원과 비급여 실손보험의 혜택에 따라 ‘시술’이라는 명칭으로 행해지는 치료들이 성행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이에 대해, 환자를 위해 정말 필요한 치료가 어떤 것일지에 대한 의료인의 합리적인 의학적 판단도 중요하지만, 척추 수술 및 시술에 대해 환자들이 제대로 아는 것 또한 필요하다.

그러면, 왜 우리나라는 허리 디스크 수술을 많이 할까? 흔히 수익증대를 위해 병원에서 적극 권유하기 때문이라거나, 우리나라의 직장문화 상 장기간 보존치료를 지속하는 것보다는 비교적 단기간 내에 종료되는 수술치료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알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허리디스크 질환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가 부족한 것을 주요 원인의 하나로 생각할 수 있다.

디스크로 인한 요통과 하지 방사통은 단순히 탈출된 디스크에 의한 물리적 압박만으로 발생해는 것이 아니라 디스크와 신경이 닿는 부위에 염증이 발생하여 전기생리학적·약리학적 복합적인 변화들이 중추 및 말초신경계를 감작시킴으로써 증상이 야기된다.7) 이와 관련하여 아무런 통증 없이 건강한 사람들도 10명 중 3명은 디스크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8) 즉, 모든 디스크 탈출이 항상 인체에 통증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며, 이를 통해 요통 및 하지 방사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MRI검사 상 디스크 소견이 있다고 하여 모든 증상의 원인을 디스크탈출로 보는 관점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허리디스크에 대해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는 영상의학적 검사(CT 및 MRI) 상 요추 추간판 문제가 확인된 상태에서 괄약근 기능이상(대소변 장애)나 진행성 근력 약화(다리의 운동신경마비)가 나타나는 경우이다. 이외에 6개월간의 보존치료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 드물게 환자의 통증이 아주 극심하여 수 일 간 약물요법이나 입원을 통한 침상안정으로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 수술 고려 대상이 되며7,11,12), 이는 척추전문병원에서 일반적으로 디크스 환자가 수술을 권유받는 범주보다 훨씬 제한적이다.

수술치료와 보존치료의 경과를 비교했을 때 1년이 경과한 시점에서는 수술치료를 받은 경우 증상 호전도가 높았으나, 4년 후에는 두 치료 결과에 차이가 없었다.10) 수술 시점에 대해서는 허리디스크 수술을 조기에 시행하는 것이 큰 이익이 없으며, 오히려 늦게 시행하는 것이 정신적 측면(psychological disorders)에 있어서 더 나은 결과가 나타났다.17)

또한, 척추수술과 관련하여 해외에서 Failed Back Surgery Syndrome, 국내에서는 척추수술실패증후군 또는 척추수술통증증후군으로 불리는 것이 있다. 이는 척추관련 수술 후에 지속되는 통증 및 관련 증상을 호소하는 질환군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척추수술환자의 평균 15%에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13,14) 구체적인 양상은 수술 직후 증상의 호전이 없거나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 수술 직후에 호전은 있으나 점진적으로 다리 저림이나 통증 또는 마비 등이 나타나는 경우, 수술 후 증상이 소실되었다가 수개월에서 수년 후 재발하는 경우로 나타난다. 각각의 양상에 따라 부적절한 진단이나 불완전한 수술, 수술부위의 흉터 및 유착, 수술 부위나 인접부위에서 재발된 디스크 문제 등이 원인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15)

이러한, 문제들로 인하여 척추전문병원이 본격적으로 생기기 시작한 1999년 1만 5962명에서 2013년 16만 3518명으로 924%나 수술 횟구가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대한통증학회의 2013년 9월에 실시한 “척추수술 환자 만족도 조사”에서나왔다. 수술을 받은 환자의 23%만이 만족한다고 하였으며 75%는 수술 경과에 불만족하거나 향후 재수술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28)

또한 최근 병원에서 ‘수술’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가진 환자들에게 권하는 ‘시술’이라는 명칭으로 시행되는 술기들은 주사기나 카테터를 사용하여 체내에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으로써, 흔히 ‘뼈주사’라고 하는 스테로이드 주사요법과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치료 부위가 척수신경 부근이기 때문에 대소변 장애나 운동신경 손상에 의한 마비 등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된 바 있으며, 미국 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은 요추 관련 시술로 인해 사망, 척수손상에 따른 하반신마비, 신경손상 등의 부작용 발생을 보고하였다.16) 이런 시술의 대표격인 신경성형술, 신경차단술, 추간판자극술5,6,7)에 대해 이름 있는 의과대학병원 정형외과 교수들조차 그 효과나 경제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6)

부가적으로, 수술을 우선 선택하는 환자들이 흔히 듣게 되는 잘못된 정보 중에, 한번 탈출된 디스크는 저절로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수술로 잘라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보존치료 만으로 2~3년 후에 탈출되었던 허리디스크의 크기가 감소하거나 정상상태로 회복된 결과를 보고한 논문들이 상당 수 발표되었고, 특히 ‘추나치료’를 포함한 한의학적 치료를 통해 디스크의 상태회복을 보고한 논문들은 대부분이 1년 이내에, 50% 이상이 6개월 이내에 탈출되었던 디스크가 흡수되거나 크기가 줄어든 결과를 확인하였다.18.19,24,25) 그리고 허리디스크 환자를 대상으로 한의학적인 치료를 시행하여 양호한 효과가 확인되고, 환자들의 치료 선호도 또한 높게 평가된 자료들이 발표되고 있다.20-23) 보건복지부가 2015년 3월에 조사 발표한 한방의료 이용 및 소비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허리디스크와 같은 근골격계 및 결합조직으로 한방병원이나 한의원을 찾은 환자가 절반(50.2%)을 차지 하였고 3명중 2명이 만족감을 나타내었으며27), 검플리멘터리 테라피스 인 메디신이라는 SCI급 국제학술지에는 디스크환자 128명을 대상으로 추나수기치료 및 침술, 한약을 이용한 결과 환자 95%에서 허리 통증과 하지방산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결과가 발표되었다.28)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기에 앞서 본인의 질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 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들이 각각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며, 한의사가 시행하는 ‘추나치료’를 비롯한 ‘한의학적 치료법’들이 허리디스크의 보존치료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

 

Reference

1. 2014년 우리나라 국민 4명중 1명 척추질환으로 진료 받아. 권연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도자료. 2015.

2.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과 심사지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3.

3. Treatment of lumbar disc herniation-Evidence-based practice. AJ Schoenfeld. International Journal of General Medicine. 2010;3:209–14.

4. 척추통증의 비수술 중재적 치료. 신동아. J Korean Med Assoc 2014;57(4):308-17.

5. 경피적 경막외 신경성형술. 문상호. 대한정형외과학회지. 2015;50:215-24.

6. [최보식이 만난 사람] 장삿속 과잉 의료를 고발하다. 최보식. 조선일보. 2012.09.23.

7. 요추 추간판질환. 유재원. 대한척추외과학회지. 1999;6(2):208-219.

8. Abnormal magnetic-resonance scans of the lumbar spine in asymptomatic subjects. A prospective investigation. Boden SD. J Bone Joint Surg Am. 1990 Mar;72(3):403-8.

9. 대한정형외과학회. 하요추부 병변, 정형외과학. 제 5판. 1999;449-55.

10. Lumbar disc herniation: A controlled prospective study with ten years of observation. Weber H. Spine. 1983;8:131-40.

11. Surgical interventions for lumbar disc prolapse: Updated cochrane review. Gibson JN. Spine. 2007;32:1735-47.

12. Youmans neurological surgery, ed Fifth. Winn HR. Philadelphia: Saunders, 2004;4513-4.

13. 척추수술 실패 증후군의 원인 및 그 치료 성적에 관한 연구. 김병직. 대한척추외과학회지. 1999;6(1):135-40.

14. The multiply operated lumbar spine. Wiesel SW. Instr Course Lect. 1985;34:68-83.

15. Results of surgical intervention in the symptomatic multiple-operated back patient. Analysis of 67 cases followed for 3-7 years. Finnegan W. J Bone Joint Surg. 1979;61A:1077-82.

16. FDA Drug Safety Communication- FDA requires label changes to warn of rare but serious neurologic problems after epidural corticosteroid injections for pain. U.S. FDA. 2014.

17. Comparison of early and late surgical intervention for lumbar disc herniation is earlier better?. RYUICHIRO A. J Orthop Sci. 2010;15:294–8.

18. Do MRI Findings Change Over a Period of Up to One Year in Patients With Low Back Pain andor Sciatica? A Systematic Review. Panagopoulos J. Spine (Phila Pa 1976). 2016;14.

19. L-spine MRI로 관찰된 Disc extrusion 환자의 디스크 흡수 3례 보고. 이진혁. 척추신경추나의학회지. 2010;5(1):101-10.

20. 한의학적 치료가 수술 권유받은 요추간판탈출증 환자의 임상 증상 및 삶의 질에 미치는 효과. 이유진. 한방재활의학과학회지. 2009;19(4):165-73.

21. 동작침법(M.S.T.)을 시행한 요추간판탈출증환자의 보행곤란 환자 치험 3례 보고. 조재희. 2007;2(2):131-40.

22. 파열형 요추 추간판 탈출증에 대한 임상적 연구. 신민섭. 대한침구학회지. 2001;18(6):84-92.

23. 요추 추간판탈출증의 재발에 관한 통계적 연구. 신영일. 대한침구학회지. 2001;18(6):44-52.

24. L-spine MRI 상 Migration을 동반하고 감각저하를 호소하는 추간판탈출증 환자의 보존적 치료 증 1례. 설무창. 척추신경추나의학회지. 2007;2(2):49-55.

25. MRI로 관찰한 요추 추간판탈출증 환자의 호전례 보고. 임명장. 척추신경추나의학회지. 2007;2(2):89-102.

27. 보건복지부 2015년 3원 3일 보도자료. 제3차 한방의료이용 및 소비실태조사 결과 발표

28.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10151042052&code=9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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