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이현효의 도서비평] 불황의 늪 빠진 한국경제...지난 20년이 던지는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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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이현효의 도서비평] 불황의 늪 빠진 한국경제...지난 20년이 던지는 경고
  • 승인 2017.03.0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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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효

이현효

mjmedi@http://


한국 경제, 돈의 배반이 시작된다.

그저께 경남한의사신협 정기총회에 다녀왔다. 2012년 3.7% 결산배당을 실시했는데, 2017년은 1.78% 배당을 결의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급감했다. 모두들 저금리의 폐해라고 했다. 요즘은 정치면도 경제면도 온통 회색뉴스로 가득하다. 정치면은 국정농단과 탄핵이슈로 어지럽고, 경제면은 5대 기간산업의 붕괴와 2%의 경제성장률, 취준생으로 분류되는 젊은이들의 취업난으로 도배되고 있다. 저자는 일본경제신문사 기자출신으로 서울지국장을 역임한 경제전문가로 한국과 일본경제에 대한 이해와 식견으로 본서에서 한국경제의 현 상황을 날카롭게 진단한다.

91년 봄 저자가 5400만엔을 주고 구입한 도쿄 외곽의 아파트가 98년 처분하면서 2100만엔을 받은 이야기로 책은 시작된다. 7년 동안 60%이상 떨어진 것이다. 고령사회가 되며 팔리지 않는 집은 빈집이 되고, 부모의 사후에도 집을 상속하지 않겠다는 답이 가장 많아진다고 한다. 이미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시대는 종언을 고한 뉴노멀의 사회가 일본사회라는 것이다. 한국의 주택시장은 어떠한가? 저자는 지금은 전세가가 높기 때문에 돈이 회전되고 있지만 아파트공급이 늘어나거나 경기가 더욱 악화되어 전세시장이 무너지면 어느 시점에 파는 사람은 싸게라도 팔려할 것이며, 소유자의 투매로 아파트가격이 반토막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한국사회의 58년 개띠가 있다면, 일본에는 단카이세대(47~49년생)가 있다. 일본의 유권자의 관심사는 정치→경제→사회보장으로 진화해왔다. 유권자의 다수가 고령자가 되면서 연금, 건강보험이 어떻게 될 것인가가 투표행위를 좌지우지하는 주요정책이 된 것이다. 한국은 대선이 끝나면 분명 증세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할 것이다. 연금이나 의료비 역시 현행제도로는 이 세대를 지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시작된 경제이슈에 한국사회는 머물러 있지만, 향후 분명 한국사회 역시 ‘사회보장’이 대선, 총선 이슈로 부상할 것임을 예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책을 읽으며 가슴이 갑갑해졌다. 저자의 해법은 이러하다. 잃어버린 20년의 일본의 실패를 한국이 피하려면 불황에도 ‘성장’을 준비하라고. 변화하는 자에게 한계란 없음을 역설하면서 15년 결산 영업이익이 1000억엔을 넘은 기업들의 사례를 분석한다. 본업이 사라진 후지필름이 필름의 색이 바래지 않게 하는 항산화기술을 피부에 적용하여 안티에이징 화장품 시장을 석권한 이야기, 쉬어가는 자가 이길 수 있음을 알았던 도요타자동차의 경영전략을 읽으며 무릎을 쳤다. 대부분의 기업이 30년 후면 성장이 둔화하는 ‘30년의 벽’에 부딪히는데, 소프트뱅크의 손정의는 기술, 창업자, 비즈니스모델의 3가지 원인으로 분석하고 선행투자로 돌파했으며, 미국의 사우스랜드에서 만든 세븐일레븐이 일본에서는 좋은 맛의 편의점음식의 개발, 편의점내 ATM설치, 택배서비스의 시작으로 본가인 미국본사를 인수합병한 사례도 성공사례라 할만하다.

정유년 한의계의 내부 상황도 녹록치 않다. 신협총회에서 들었던 김필건 협회장님의 말씀은 축사가 아니라 ‘절규’에 가까웠다. 어려운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해답은 본업에 있음을, 이길 때 까지 지속하고, 성공모델을 흡수하라는 저자의 해법을 읽으며 동료제현들의 일독을 권유하는 바이다. (값 1만5000원)

활천경희한의원 이현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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