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초보>임상논문 보는법(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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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임상논문 보는법(10)
  • 승인 2017.03.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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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상헌

이준우 이상헌

mjmedi@http://


치매의 행동심리 증상에 대한 억간산의 효과

논문소개

 

고령화로 인해서 지난해 치매환자 68만명, 2024년도에는 치매환자 100만 시대가 된다고 한다. 치매 환자의 증가는 가족의 파괴를 가져오게 되는 끔직한 질환이다. 최근 기사를 보면 치매 가정에서 간병인의 자살 등도 심심치 않게 사회문제로 등장한다. 따라서 이런 고령화를 우리보다 먼저 경험한 일본에서 한의학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아볼 수 있는 “A randomized cross-over study of a traditional Japanese medicine(kampo), yokukansan, in the treatment of the behavioural and psychological symptoms of dementia”라는 논문을 소개하고자 한다. 저널은 International Journal of Neuropsychopharmacology로 2009년 출간되었다. 이 논문은 제목부터가 일본의 전통의학임을 강조하면서도 저자들은 모두 대학병원 의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본 연구는 2005년도 일본에서 시행된 치매환자의 억간산 효과를 추가적으로 확인하고자 20개 대학병원이 참여한 multi-center study이다. 최근 연구경향은 이렇듯 한 기관에서 시행하는 것보다 여러 기관이 참여한 것을 더 높게 평가한다. 그 이유는 한 기관만 참여하게 되면 그 기관의 특성으로 인하여 결과에 bias(비뚤림)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상]

우선 환자 선정에 있어서 치매라는 병의 특징을 알아야 하는데, 사실 치매는 특정 증상들의 집합인 하나의 ‘증후군’에 해당되는 것이고 원인 질환은 세분화할 경우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가장 흔한 질환이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이고, 그 밖에 ‘루이체 치매’가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가장 흔히 발생되는 치매의 원인으로 전체 원인의 약 50% 정도를 차지하며 뇌졸중 후에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는 약 10~15%,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는 약 15%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 연구에서는 대상환자를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병과 루이체 치매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혈관성 치매는 포함시키지 않았으나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는 포함시켰다.

대상 선정 기준에서 주요 항목으로 사용한 지표는 Neuro-psychiatric Inventory (NPI)인데 구체적 해당 질문항목을 아래에 첨부하였다. NPI의 10개 항목 중에서 적어도 한 가지가 6점 이상인 경우를 대상으로 하였고, 체력상태가 상당히 안 좋거나 치매가 아닌 망상이 있을 경우는 제외하였으며 입원환자와 외래환자를 분류하여 연구에 포함시켰다.

 

[평가항목]

치매 증상은 뇌의 기능 손상 부위에 따라 인지기능장애, 전두엽 기능 장애, 행동심리 증상, 일상생활 능력의 손상 등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무엇보다도 관리하기 힘든 증상은 공격성, 초조, 환각, 섬망 등의 정신증상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주요평가지표로서 행동심리 증상의 평가를 NPI를 통하여 시행하였고, 그 이외에 인지기능은 Mini-Mental State Examination (MMSE)를 이용해서 평가하였으며, 일상생활능력은 외래환자는 Instrumental Activities of Daily Living (IADL)로 입원환자는 Barthel Index를 이용하여 평가하였다. 이런 평가도구에 대해서도 소개가 필요하나 지면 관계상 생략한다. 한편, 억간산의 부작용으로 보고된 가성알도스테론증을 평가하기 위해서 혈액 검사상 칼륨 수치와 다리의 부종 정도를 관찰하였다.

 

[연구 디자인]

대부분의 한의약 관련 연구의 어려운 점은 대조군의 선정이다. 특히 한약의 경우 맛과 향이 있으므로 적합한 대조군 약물을 선정하기 어렵다. 본 연구 역시 이런 점들로 인하여 대조군 임상연구를 하지 못하고 무작위로 A그룹과 B그룹을 나누고 A그룹은 억간산 처방(TJ-54 7.5g t.i.d)을 4주가 복용하고 그 후 4주간은 무처치로 관찰하고, 반대로 B그룹은 4주간 무처치로 관찰한 이후 4주간 억간산을 복용하는 cross-over 방법으로 진행하였다. 연구기간 중 벤조디아제핀 이외의 다른 정신과 약물을 일체 병행 사용하지 않았다. 본 연구의 A그룹과 B그룹 간에는 치매진단 유형과 입원환자와 외래환자의 증상의 경중에 차이가 있으므로 이를 보정하기 위하여 ANCOVA 통계방법을 사용하였고, 이에 대한 설명은 지난 4편에 소개하였다.

 

[결과]

총 103명으로 시작해서 cross-over까지 마친 환자는 A그룹은 45명 B그룹은 43명이 마쳤다. Cross-over후 4주간에 NPI 점수는 억간산 투여군이 무처치군에 비해서 유의하게 차이가 났으며(p=0.048), 처음 4주간에도 역시 억간산 투여군이 무처치군에 비해서 NPI 점수가 유의하게 차이가 났다(p=0.040). NPI 점수는 억간산 투여 기간에는 모든 그룹에서 상당히 향상되었으며(그룹A는 24.0 -> 19.7, p=0.002; 그룹B는 28.6 -> 23.5, p=0.007), 반면에 무치료 기간에는 유의한 향상이 없었다(표1). 부작용으로는 3명에서 경미한 소화기 부작용이 관찰되었고, 2명에서 저칼륨혈증이 나타났으나 복용 중단이후 바로 회복되었다. 그 외에도 하지 부종이 한 명에서 관찰되었으나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다.

 

 

Group A

TJ-54 treatment to non-treatment

Group B

Non-treatment to TJ-54 treatment

GroupA vs group B

 

n

Mean

p value

n

Mean

p value

ΔⅠ-Baseline

ΔⅡ-Ⅰ

Baseline

53

24.0

p=0.002

p=0.807

50

27.9

p=0.414

p=0.007

p=0.040

p=0.048

PeriodⅠ

48

19.7

50

28.6

PeriodⅡ

45

18.9

45

23.5

 

 

해설

 

한약을 이용한 많은 연구가 치매의 인지기능 저하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본 연구가 제시하는 것처럼 억간산의 행동심리 증상의 개선은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 본 연구의 서브 분석결과에 따르면 여러 행동심리 증상 가운데 초조/공격성 및 흥분/불안정성의 항목이 통계학적으로 매우 의미 있게 개선된 것으로 나왔고, 이는 치매 치료에 있어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라 생각한다. 그리고 치매 원인에 따른 차이점을 보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경우 A그룹과 B그룹 모두에서 억간산의 효과를 보여주었지만, 루이체 치매 환자의 경우는 억간산을 먼저 투약한 A그룹에서만 효과가 나타났다. 임상하는 한의사들이 이런 점들을 고려해서 처방에 응용해줬으면 좋겠다.

 

참고)

Neuro-psychiatric Inventory (NPI) 설문지는 총 12개 문항으로 원래는 식욕과 수면 상태 2가지가 더 있는데 이 연구에서는 2가지를 뺐다. 그리고 심한 정도를 1 2 3 점 보호자가 고통 받는 정도를 0 1 2 3 4 5 점으로 점수를 매겨서 더해서 합을 매기는 것인데, 심할수록 점수가 높게 나온다. NPI 10개 문항을 번역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망상-사람들이 무엇을 훔쳐갔다고 믿거나 자기를 해치려 한다고 잘못 믿고 있습니까?

2. 환각-누군가의 목소리를 듣는 것처럼 행동합니까? 사람이 없는데도 사람이 있는 것처럼 그 사람과 대화합니까?

3. 초조/공격성-고집에 세졌습니까? 또는 주위 사람들이 도와주려 할 때 도와주는 것을 저항할 때가 있습니까?

4. 우울/낙담-슬퍼 보이거나 기분이 처져 있습니까? 울 때가 있습니까?

5. 불만-보호자와 떨어져 있으면 불안해하거나 화를 냅니까? 다음과 같이 신경이 예민해 보이는 증상이 있습니까? 즉 숨이 차다고 호소하거나 한숨을 쉬거나 느긋해 할 줄 모르고 매우 긴장되어 보이는 것 등을 말합니다.

6. 다행감/들뜬 기분-특별한 이유 없이 너무 행복해 보이거나 기분이 좋아 보입니까?

7. 무감동/무관심-일상생활에 대한 관심이 줄거나 다른 사람의 활동이나 계획에 대해서 흥미가 줄었습니까?

8. 탈억제-충동적으로 행동합니까? 예를 들어, 모르는 사람에게 마치 잘 아는 것처럼 말을 잘 건넵니까? 또는 상대방의 기분을 생각하지 않고 말하거나 감정을 상하게 하는 말을 합니까?

9. 과민/불안정-조바심을 내거나 쉽게 화를 냅니까? 예정된 일을 기다릴 때 또는 예정된 일이 늦어졌을 때 잘 참지 못합니까?

10 이상운동 증상-반복적인 행동을 보입니까? 예를 들어 특별한 목적 없이 집 안에서 왔다갔다 하거나 단추나 그 밖의 물건을 만지작거리거나 장롱이나 서랍을 뒤지는 등 반복해서 하는 행동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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