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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 칼럼] 관여(關與)해도 될까? 관여해야 하는가?
한창호 칼럼
2017년 06월 02일 () 08:47:56 한창호 mjmedi@mjmedi.com

 

   
한 창 호
동국대 한의대 교수

관여는 어떤 일에 관계하여 참여하는 것이다. 간섭, 참견, 개입과 같은 말이다. 물론 지식인의 관여는 자아관여(自我關與)이다. 순수하게 객관적으로 사물을 관찰하거나 판단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자신의 관심과 중심을 한곳에 두고 자기의 신조와 권익이 도전받을 때 나타나게 될 것이다. 관여는 특정 이념이나 사상, 권위, 권력 또는 이해득실에 대하여 제 나름대로 평가하고, 그에 따라 관심을 가지거나 참여하려는 태도 혹은 지향성(志向性)을 말한다. 


사르트르의 관여, 앙가주망(engagement)

관여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난 사르트르가 생각이 났다. 사르트르는 ‘지식인은 자기 일이 아닌 남의 일에 뛰어드는 자’라고 말하였다. '관여'라고 번역한 '앙가주망(engagement)'은 사르트르의 문학론에 붙은 '참여'라고 칭할 수도 있다. 사르트르는 말한다. "말한다는 것은 행동하는 것이다. 만일 당신이 어떤 사람의 행위에 대해서 무엇이라고 이름 붙인다면, 당신은 그에게 그의 행위를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그는 자기 자신을 보게 된다. 그렇게 된 이상, 그가 어떻게 이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행동할 수가 있겠는가? 나는 상황을 바꾸기 '위하여' 나 자신과 남들에게 상황을 드러낸다,“


지식인을 위한 변명

이 책은 원래 1966년 9월 일본에서 세 번에 걸쳐 했던 강연을 정리한 것이다. 강연의 제목은 <지식인의 위치> <지식인의 기능> <작가는 지식인인가>이다. 이 세 강연을 출간하면서 <지식인을 위한 변명>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이다. 그는 ‘지식인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와 관계없는 일에 관심을 가지는 자’라고 이야기 한다고 하였다. 그는 지식인이 행동을 ‘사회적 참여’의 한 형태인 ‘관여’로 보았다. 작가에게는 글쓰기로 사회에 참여하고 관여한다는 것이다. 

요즘은 누구도 ‘지식인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지 않는 것 같다. 따라서 구지 거기에 답을 할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 지식인의 전통적인 역할은 억압받고 고통받는 사람을 위한 대변자의 역할을 하여한 한다고 했다. 그러나 요즘은 누구도 지식인에게 자기가 처하지 않은 특정 상황속에서 가장 윤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와 행동을 어떻게 취해야 하는가를 묻지 않는다. 


에치오니의 관여(involvement)

아미타이 에치오니(Amitai Etzioni)는 1929년 독일 태생으로 미국에서 활동한 사회학자이다.

그는 관여를 지향성의 강도에 소외적 관여, 타산적 관여, 도덕적 관여로 나누었다. 도덕적 관여(moral involvement)는 가장 강력하고 적극적인 지향성을 띤 관여로 교인이나 당원이 자신의 종교나 정당에 관여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타산적관여(calculative involvement)는 이해득실에 따라 적극적일수도 소극적일수도 있는 관여로 계속적인 상거래 관계를 가지고 있는 상인들이나 단골고객에 대한 상인의 태도가 이에 해당한다. 소외적 관여(alienative involvement)란 가장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지향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주로 강제적 지배-복종관계에 있는 사람들 간의 태도에서 볼 수 있다. 예를들면 교도소의 수용자가 교도관에게 갖는 태도, 술집 접대부가 일시적 고객을 대하는 태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복종의 구조(compliance structure)

에치오니는 3가지 관여 유형과 강제적 권력, 보수적 권력, 규법적 권력의 3가지 권력 유형을 서로 조합하여 9가지로 복종관계를 유형화하였다. 가장 많이 작동하는 관여와 권력의 유형으로 조직의 형태를 강제적 조직, 실리적 조직, 규범적 조직의 3가지로 분류하였다.

강제적 조직은 물리적 강제력에 의한 통제와 소외당한 조직구성원의 관여가 대응하고 있는 조직이다, 즉 소외당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권위적이고, 권력적인 강제력에 의한 통제에 대해 제도적으로 대응하는 조직이다. 일탈자의 격리와 구금과 같은 음성적인 일을 목표로하는 조직으로 교도소와 강제수용소 등이 대표적이다.

공리적 조직(utilitarian organization)은 보수적 권력과 타산적 관여가 강하다. 물리적인 자원이나 보수로서 조직 구성원들을 통제하는 조직으로 구성원 대부분이 보수 상여금 등에 대하여 이해득실을 따져 조직에 참여하기 때문에 한편 실리적 조직 또는 보수적 조직(remunerative organization)이라고도 부른다. 보수 근무조건 등 물리적 보상에 기초를 둔 공리적 권한과 타산적 복종이 부합된 조직 유형으로 사기업과 같은 조직 유형이 이에 속한다.
 
규범적 조직(normative organization)은 애정, 인격존중, 신망, 사명 등 규범적 수단에 기초를 둔 규범적 권한과 도덕적 관여가 가장 결정적인 힘을 가지는 조직유형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조직은 종교단체, 이념정당, 대학 등의 조직유형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 정당과 우리 대학이 그러한지는 잘 모르겠다.
 

공동체주의(communitarianism)

공동주의란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전통적인 자유주의와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보수주의의 입장을 절충한 중도를 말한다. 공동체주의는 자유주의와 달리 개인의 자유보다는 평등의 이면, 권리보다는 책임, 가치중립적 방임보다는 가치판단적 담론을 중시한다. 

근대 개인주의의 보편화에 따른 윤리적 토대의 상실, 즉 고도산업사회와에 따른 도덕적 공동체의 와해와 이기적 개인주의의 팽배에 의한 원자화 등의 현상에 대한 불만의 이론적 표출이라 할 수 있다.
구성원들의 도적적 관여와 적극적 참여가 민주역량이 관건이다.

새 정부와 우리 한의계 모두의 숙제이다.

 


한 창 호
동국대 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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