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더위에 계속 찬 것만 찾는 아이,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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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이른 더위에 계속 찬 것만 찾는 아이, 괜찮을까?
  • 승인 2017.06.0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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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순임

변순임

mjmedi@http://


변 순 임
수원영통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때 이른 더위에 남들보다 유난히 더위를 타고 조금만 뛰어 놀아도 땀을 뚝뚝 흘리는 아이들이 있다. 찬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며 에어컨 바람 앞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이런 아이들은 잘 때도 이불을 덮지 않고 배를 내놓고 자고, 이불을 덮어주면 짜증을 내면서 걷어 차며 차가운 곳을 찾아 헤매 잠을 설치기도 한다. 전형적으로 몸에 열이 많은 아이들이 보이는 특징이다. 긴 여름을 앞두고 벌써부터 찾아온 무더위에 우리 아이, 괜찮을까?

앞서 설명한 증상들은 잦은 여름감기나 냉방병을 유발하고 여름철 식욕부진 등으로 이어져 성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단순히 아이의 나쁜 버릇으로 인식해 걷어차는 이불을 덮어주고, 밥을 더 먹으라고 닥달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아이의 몸 속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파악하고 원인을 찾아 해결해줘야 한다. 특히 또래보다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타고 견디기 힘들어하는 아이라면 더욱 신경 써야 한다. 한의학적으로는 이런 증상들을 열독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온열병’의 범주라고 본다.

온열병은 열이 아이 몸에 영향을 미치는 부위와 깊이에 따라 구분 지어 설명할 수 있다. 찬 음식만 찾고, 에어컨 앞에서 떠날 줄 모르는 등 직접적으로 더운 것을 거부하는 증상은 열독이 비교적 깊지 않은 부위에 있을 때 나타난다. 오히려 열독이 몸속 깊은 곳으로 자리잡으면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보다 변비, 다한증, 피부 발진, 코피 등의 증상이나 이갈이, 잠꼬대, 몽유병, 야제증 같은 수면 증상을 보인다. 따라서 아이가 속열이 있다고 판단되더라도 자세한 관찰과 문진, 진맥 등을 통해 치료의 방향을 세심하게 결정해야 한다.

한방에서는 과도한 몸속 열을 조절하고 음기와 양기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온열병 치료의 기본으로 한다. 여기에 아이들의 체질에 따른 치료가 동반되어야 한다. 체격이 있는 아이들의 경우 습기를 동반한 열(습열)이 온열병의 원인이 되고 마른 아이들은 건조한 열(조열)이 원인인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습열의 경우 몸속 노폐물을 효과적으로 배출하도록 돕고, 조열이라면 진액과 수분을 보충해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온열병의 원인과 열독의 깊이, 부위에 따라 체질별 쿨보약을 처방하고 침치료, 뜸치료, 부항치료 등을 병행하기도 한다.

가정에서는 과로를 피하고 잠을 충분한 시간 깊게 잘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우선이다. 속열이 많은 아이가 잠을 못 자고 피로가 쌓이면 음기의 회복이 더디고 진액이 상하기 때문이다. 잠을 잘 자게 하려면 집을 시원하게 해야 한다. 아이가 잠 자는 방 온도는 24도 정도로 유지하고 푹신한 침구보다 얇고 넓은 요를 깔아 재우는 것이 좋다. 또, 달콤하고 차가운 음식은 몸속에 불필요한 열을 쌓기 때문에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대신 오이, 양상추 등의 채소를 많이 먹이는 것이 좋은데 아이가 싫어할 경우 수박이나 바나나 등 좋아하는 과일과 함께 갈아 주스로 주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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