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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놈을 조심하라!
영화 읽기 |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
2017년 06월 13일 () 18:57:43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영화제에서 자신의 작품이 상영되는 것을 원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깐느, 베를린, 베니스와 같은 세계 영화제에서 자신의 작품이 상영된다는 것은 가문의 영광이라고 할 수 있으며, 다른 영화들에 비해 언론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흥행 마케팅면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놓인다고 할 수 있다. 거기다가 수상까지 한다면 금상첨화가 인지도는 급상승 할 수밖에 없기에 많은 영화들이 영화제에 도전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얼마 전에 폐막한 깐느 영화제에도 한국 영화가 경쟁 부문에 2편, 비경쟁부문에 3편이 출품되는 등 놀라운 성과를 거두며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한국영화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중 신인감독의 작품인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의 깐느 입성은 작품의 인지도 및 완성도에 대한 호기심을 높이며 개봉을 기다리게 했다. 

범죄조직의 1인자를 노리는 재호(설경구)와 세상 무서운 것 없는 패기 넘치는 신참 현수(임시완)는 교도소에서 만나 서로에게 끌리고 끈끈한 의리를 다져간다. 출소 후, 함께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의기투합하던 중, 두 사람의 숨겨왔던 야망이 조금씩 드러나고, 서로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들의 관계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감독 : 변성현
출연 : 설경구, 임시완, 전혜진

그러나 <불한당>은 개봉 전 쏟아졌던 큰 관심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고 대통령 선거 기간과 맞물린 영화감독의 SNS 논란 등으로 인해 100만이 채 안 되는 흥행기록과 함께 영화감독으로서는 평생에 한 번 올까말까하는 깐느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을 기회를 놓치는 등 수많은 상처만을 남기게 되었다. 하지만 영화는 그를 둘러싼 이슈도 중요하지만 정작 제일 중요한 것은 작품의 완성도로써 그런 면에서 <불한당>은 재평가 될 필요성이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영화는 몇 달 전에 개봉했던 <프리즌>과 같은 설정으로 시작하여 <신세계>의 내용을 뒤섞어 놓은 듯한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이야기로 그리 신선한 내용은 아니지만 이를 스크린으로 담아내는 솜씨는 약간 겉 멋 든 부분이 없지 않지만 느와르 장르답게 자신만의 스타일로 다양한 미장센(장면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현재와 과거를 교차시키며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와 부드러운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노력하는 임시완의 거친 액션과 설경구의 명품 연기가 흥미롭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 특별한 기대 없이 본다면 나름대로 또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단, 영화 제목처럼 나쁜 놈들의 세상을 그리다보니 캐릭터들의 선악(善惡)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져 감정이입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비록 많은 구설로 인해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그냥 묻혀지기에는 아쉬운 작품이기에 최근 열혈팬들을 중심으로 극장 재상영이 이루어지고 영화 속 의상 등을 코스프레 하는 등 색다른 팬덤 문화가 만들어 지고 있다. 이처럼 영화는 영화 자체로 평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면 한 번쯤 볼만한 작품이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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