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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원 칼럼] 몸맘하나 멘탈클리닉(Mommamhana Mental Clinic) <15> 호흡은 몸과 마음의 오케스트라 지휘자
2017년 06월 13일 () 18:59:35 강형원 mjmedi@mjmedi.com

 

   
강 형 원
원광대 산본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바쁘게 돌아가던 일을 잠시 진정시키고 다잡는 일, 숨고르기는 호흡의 한 형태이다.

만 명의 사람에게는 각자의 사연이 담긴 만 가지 호흡이 있다. 어미의 태에서 나온 아기가 세상과 연결되는 강력한 첫 작용은 호흡을 통해 시작된다. 첫 사람 아담과 신과의 관계도 이 호흡에 의해 창조된다.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breath)를 불어넣으니...사람이 되니라.” 한 사람의 호흡 안에는 그의 성격, 에너지 수준, 반응 패던 등이 반영된다. 그 사람의 세월과 지금의 상태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이다. 

자율신경계(autonomic nerve system)에서 ‘자율’이라는 단어는 ‘자동적’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대뇌의 지배에서 비교적 독립하여 자동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명명된 용어이다. 처음 서양의 과학자들은 자율신경계가 지배하는 심장, 혈관, 폐, 위장계, 방광 등과 같은 내부 기관의 작용을 통제하는 신경계의 이러한 부분이 의식적인 조절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동양에서는 수 천 년 동안 요가, 명상 등의 수행을 통해 이러한 시스템의 양상을 조절하는 훈련을 해왔다. 과학적으로 생리적 기능을 스스로 조절하며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인간이 말초피부온도, 피부전도(땀), 심장 박동수, 그리고 호흡성동성부정맥(RSA, respiratory sinus arrhythmia)이라고 불리는 심장 박동수와 호흡의 동조와 같은 자율 생체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현대 과학의 공헌이다. 이러한 발견은 바이오피드백(biofeedback)이라는 용어로 현대적 장비를 활용하게 되면서부터 더욱 발전하게 되었고, 생체정보를 이용한 ‘생기능자기조절 훈련’으로써 임상에서 다양한 질환에 활용되고 있다. 

현대 장비를 활용하든, 개인 명상을 하든 자기조절 훈련의 기본은 호흡이다. 『황제내경·영추』 오심영(五十營)편에는 영기(營氣)가 경맥 중을 1주야에 50회 운행하는 이치를 천명하고, 경맥의 기가 전신을 운행하는 상황을 설명하였다. 이를 계산해보니 한번 호흡하는데 6.4초가 걸린다. 현대인들의 1회 호흡시간이 보통 3.3초라고 하니, 옛날 사람들은 현대인들의 호흡보다 두 배 가까이 느리게 호흡했다고 볼 수 있다. 사람의 몸이 기순환의 원활한 환경이 되려면 반드시 천천히 호흡해야 한다는 것을 내경시대부터 주장한 셈이다.  

위에서 언급한 RSA는 호흡과 심장박동수와의 관계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주는 지표이다. 처음에는 미주신경을 측정하는 지수로서 연구되었다가 호흡과 심장 박동수의 동성리듬을 통한 자기 훈련방법의 근거로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RSA는 동방결절에 영향을 주는 교감신경과 미주신경의 신호에 호흡의 영향으로 발생되는 정상적인 부정맥 리듬이다. 즉, 호흡에 의해 발생되는 심박변이도(HRV)이다. 심장 박동수와 호흡의 동조로 나타나는 대략 분당 6회 정도의 호흡리듬을 유지하면 심장박동수도 사인곡선을 그리면서 동조현상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호흡만 늦췄을 뿐인데 심장 박동수도 줄어들고 최적의 안정 상태로 동률을 이루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혈압도 낮추고 혈류량을 활성화해 말초피부온도를 높여 손발을 따뜻하게 해준다. 일반적인 이완상태의 신체반응을 그대로 보여준다. 모든 명상의 기본을 호흡에 두고 있는 것이 이런 이유에서다. 


호흡명상이 주는 유익은 놀랍다.

첫째, 지금에 집중하게 해준다. 평소 무심결에 살다 하루, 1분도 쉬지 않고 나를 위해 생명을 유지시켜준 호흡의 흐름, 숨길을 느끼는 순간은 경이롭다. 지금 현재에 머무르게 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호흡에 집중하기이다. 불안은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근심에 마음이 가있을 때 생긴다. 호흡명상은 지금에 집중하여 결국 과거와 미래를 최선으로 설계하도록 돕는다.

둘째, 활력징후(Vital sign)를 안정시켜준다. 흔히 ‘활력징후’라고 하는 것은 맥박, 혈압, 체온, 호흡을 말한다. 신체기능에 변화가 있을 때 가장 먼저 변화를 나타내기 때문에 주요증상(Cardinal symptoms)이라고도 한다. 병원에서 입원하게 되면 일정한 간격으로 체크하는 것이 활력징후이다. 이 네 가지 활력징후 중에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호흡이다. 호흡은 맘먹기에 따라서 아주 느리게도 늦출 수 있다. 호흡수를 최대 분당 6회 이하로 늦췄더니 심장 박동수를 나타내는 맥박도, 혈압도 체온도 같이 안정적으로 따라오게 된다. 뿐만 아니라 오장육부도 자기 자리를 잡아간다. 이처럼 호흡은 몸과 마음의 오케스트라 지휘자와도 같다. 

셋째, 위기상황을 안정상태로 전환시킨다. 임상에서 자주 접하는 공황발작은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이때 발작에 이르게 하는 주요인은 곧 죽을 것 같은 느낌이다. 그 증상이 거칠어지는 호흡에서부터 시작해서 숨이 끊어질 듯한 공포로 나타난다. 이때 섣불리 호흡명상을 하면 패닉(panic)을 부추긴다. 평소 훈련된 호흡명상 기억이 중요하다. 반복된 훈련으로 발작시 자동적으로 명상호흡을 실시함으로써 안정상태로 유도할 수 있다. 예기불안이 발생할 때도 유효한 방법이다. 평소 아침에 일어나서 5분, 저녁 자기 전 5분 아래에 소개된 호흡 명상훈련이 자동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넷째, 이완과 자연 회복력이다. 긴장은 육체적, 심리적으로도 영향을 미쳐 목, 어깨 근육을 뭉치게 하고 조급함을 유발한다. 자신만의 자연스런 호흡을 잃었을 때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호흡명상 훈련은 자연스럽게 신체감각의 이완을 돕고 자기 조절 능력을 배가 시켜 자연 회복능력을 높인다. 
다섯째, 내면으로 들어가는 관문역할을 한다. 격한 감정이 올라오더라도 창문을 열고 깊은 호흡 한번으로도 기분의 전환을 경험하게 되듯이 호흡명상은 내안에 올라오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관찰자로서 객관화하여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그래서 호흡은 내면으로 들어가는 관문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치료적으로 더 깊이 들어갈 때는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건강한 호흡으로 활기찬 생활을 꿈꾸며 5분 호흡명상을 소개한다. 

▶5분 호흡명상 가이드

먼저, 내가 원하는 자세를 취해봅니다. 
그 상태에서 온몸의 힘을 빼고 근육 느슨해지는 것을 있는 그대로 느껴봅니다. 
목의 뻣뻣함도, 어깨의 무게도, 
팔뚝의 묵직함도, 손목, 손가락의 힘도 그래도 내려놓습니다. 
내가 온몸을 이완시키는 느낌이 ‘이런거구나’ 하고 느껴봅니다.  
이제 호흡에 의식을 집중해봅니다. 
자연스러운 형태로 심호흡을 하면서 
들이쉬는 숨과 내쉬는 숨을 천천히 따라가 봅니다. 
오로지 그 숨의 흐름을 느끼면서, 
이 호흡에만 집중하면서 따라가봅니다.  
‘하루도 쉬지않고, 1분도 쉬지않고 
나의 생명을 유지해준 나의 호흡입니다. 
이것은 나의 호흡입니다. 
이 호흡은 지금 이 순간의 호흡입니다. 
이것은 나의 숨길입니다. 
이 숨길은 지금 이 순간 나의 숨길입니다. 
내 호흡과 숨길은 이렇게 안정되어 있습니다.‘  
천천히 안정되어있는 이 호흡에 마음을 두고 3분 동안 그대로 머물러봅니다. 
호흡을 크게 두 번 하고서 천천히 명상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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