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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질환 치료 가이드라인 제시와 동시에 안정성, 실효성 확보”
인터뷰: 통합뇌질환학회 박성욱 초대회장
2017년 07월 14일 () 07:54:10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학문발전과 환자치료에 이바지 하는 역할 담당할 것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뇌질환의 한방치료 및 체계적 연구를 위해 지난달 ‘통합뇌질환학회(회장 박성욱)’가 창립됐다. 이 학회는 노령화 사회로 인해 급증하고 있는 파킨슨병을 비롯한 다양한 뇌질환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를 위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뇌질환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진료하는 교수와 한의사 등 30여명이 모여 총회를 개최하고 초대 회장에 박성욱 교수(강동경희대 한방내과)를 선출했다. 박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학회 소개를 해 달라.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다양한 뇌질환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사회적인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노년층에 많이 나타나는 뇌질환의 특성으로 인해 한방치료에 대한 요구가 환자들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마찬가지로 한의학계에도 그 동안 쌓여온 뇌질환의 한방치료 노하우를 환자치료에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해 왔다. 이에 필요한 연구 및 교육, 학술활동과 학문적 교류를 위한 학회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 통합뇌질환학회를 창립하게 된 것이다.

학회는 파킨슨병을 시작으로 다양한 뇌질환에 대한 기초 및 임상을 포괄하는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나아가 한의학을 중심으로 한 통합의학적 뇌질환 진료기술 개발과 체계화를 통해 학문발전과 환자치료에 이바지하는 역할을 담당하고자 한다.

 

▶지난해 복지부 지원으로 파키슨병 한약제제 개발에 나섰다. 진행 상황을 말해 달라.
한의학적으로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들은 간(肝)의 기능 실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본다. 이에 착안해 청간탕을 기본으로 몇 가지의 약물들을 가미하는 기초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결과 청간탕가미방은 파킨슨병 동물모델에서 도파민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운동기능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더불어 파킨슨병의 표준 치료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도파민과 병행 시에는 도파민 복용량을 줄일 수 있는 상승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항파킨슨 약물의 부작용인 이상운동증상 역시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한약제제 개발’ 연구를 2016년 9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는 경희대 박히준 교수, 전남대 전송희 교수, 동광제약이 2018년 말까지 임상시험을 위한 식약처 IND(임상시험계획) 승인을 획득하는 것이 목표로 함께 진행하고 있다. 현재 유효성 검증과 안전성 확보, 작용기전 규명, 임상시험 프로토콜 개발, 한약제제의 품질 규격화와 제형 개발 등을 추진 중이다.

 

▶파킨슨병과 뇌질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강동경희대병원 뇌신경센터에서 다양한 뇌질환 환자들을 진료해 왔다. 그 속에서 근래에 급증하고 있는 파킨슨병 환자들을 자연스럽게 많이 접하게 됐다. 한의학적 방법으로 치료한 환자들의 상태가 호전되고, 이를 통해 환자들의 일상생활에서 생기는 문제들이 줄어들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보람을 느꼈다. 이에 임상연구를 통해 보다 객관적으로 치료효과를 평가하고 근거를 만들 수 있다면 한의학이 많은 파킨슨병 환자들을 도울 수 있다는 믿음으로 연구를 계속 진행해 오고 있다.

파킨슨병의 경우 기존 한의학에서 하나의 독립된 병으로 파악하지는 않았지만, 떨림이나 경직 또는 보행 장애 등의 증상들에 이미 다양한 치료방법들이 제시되고 실효를 거두어 왔다. 그럼에도 파킨슨병 치료에 한의계가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못했던 것은 이러한 치료법들이 객관적 연구를 통해 검증되지 못했고, 병의 진행단계에 따른 치료법이 적절하게 계통화되지 못했다는데 있다. 연구자로서 파킨슨병에 대한 효과를 보이는 한의학적 치료방법들에 대한 객관적 근거를 정립하여 제시하고, 병의 진행과정에 따라 한의학적 관리방법들을 체계화하고 계통화하는 작업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뇌질환 진료에 있어서 한의학이 갖는 강점은 무엇인가.

대표적인 뇌질환인 치매나 파킨슨병은 노화와 관련되어 발생하는 퇴행성뇌질환이다. 이러한 질환들을 완치시킨다는 것은 노화를 없애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과 같은 어려운 전제이다. 결국 치료의 목표는 병의 완치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병의 진행을 더디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하면 병을 증세를 완화해서 환자가 편안하게 생활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로 귀결된다. 더불어 노년층이 주를 이루는 환자들에게 행해지는 치료이기에 몸에 부담이 되지 않아야 한다. 즉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유지시키는 것이 치료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서양의학에서 사용하는 치매치료제나 파킨슨병치료제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사용되는 약물들이며, 효과도 좋은 편이다. 그럼에도 그 약물들로 조절되지 않는 증상들이 여전히 많으며, 부작용 등으로 장기간 약물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례 역시 많다.

한방치료가 지닌 자연친화적이고 조화적인 특성이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고 치료 목적을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병일수록 병 자체보다 그 병을 가진 사람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뇌질환 분야에서 한의학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강점은 질환의 치료도 충분히 고려하면서, 그 병을 가진 환자가 어떻게 하면 더 잘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전인적 접근과 이를 위한 도움을 다양하게 줄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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