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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김홍균의 도서비평]神의 직장이라는 공기업에는 정말 神들이 살고 있을까?
도서비평┃김영학의 감사래터(感思來攄)
2017년 07월 14일 () 07:53:53 김홍균 mjmedi@mjmedi.com

한의사들에겐 조금 뜬금없는 얘기지만 이번엔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었고 현재 무역보험공사 사장으로 있는 김영학의 <감사래터(感思來攄)>를 골라봤다. 제목부터 해석이 난해하면서도 무언가 전달하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이어서 시선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이 책을 받아들고는 다른 하는 일이 많기도 했고 전공과는 전혀 엉뚱하여 한동안 멀찌감치 두고 도통 손에 잡을 생각을 못했다. 그러나 짬짜미 이리저리 훑어보다가 비평보다는 한번쯤 의미를 되새겨 볼만한 가치가 있다 여겨 소개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비록 공기업에 종사하지도 않고 궁금하지도 않았던 터이지만, 한 인간의 고뇌와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으로서의 그 역할을 어떻게 수행했는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한의사는 특수한 직업군으로 비록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지는 않지만, 작으나마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현실적인 속내가 있기에 참고할 만하다고 여겨서다. 작은 경영도 큰 경영의 축소판이 아니겠는가. 말하자면 이윤보다는 실력과 능력으로서의 경쟁력 제고라는 측면을 살펴보자.

   
김영학 著
석탑 刊

이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제목과 같이 첫 번째는 感을 ‘소감’으로 말하면서 ‘희로애락’의 공기업 경영, 두 번째는 思를 ‘생각’이라 말하면서 무역보험공사에 재직하며 언론에 기고했던 글들을 모았고, 세 번째는 來를 ‘미래’라고 풀어서 수출한국의 미래전망을 말하고 있으며, 네 번째는 攄를 ‘순간’이라 풀고 한국무역보험의 역사적인 순간들을 담고 있다. 장관은 책임을 지는 자리이자 얼굴이 되지만 차관은 실무진의 최고 자리다. 지식경제부차관은 현재의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차관을 지냈다는 얘기이니, 그의 30년 공직생활은 우리나라 수출전략진지의 핵심 브레인이었던 셈이다. 이후 공직생활을 마치고 3년간 무역보험공사 CEO를 맡으면서 고민했던 흔적들은 평상시 가졌던 공기업에 대한 생각들을 고쳐먹게 만든다. 소위 ‘철밥통’으로 불리는 神의 직장이 ‘信’의 직장이 되도록 어떻게 고민하고 실천했는지가 260여 쪽의 분량으로 충실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기업 개혁, 非情을 이겨내면 Vision은 있다”고 하면서 우리 경제에 대해 ‘小善은 大惡과 닮아있고, 大善은 非情과 닮아있다’는 말로 일갈하고 있다. 이는 환자를 다스리는 입장에서도 침을 놓는 것이 아프다고 살살 놓게 되면 오히려 병을 키울 수도 있지만, 병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침 맞을 때의 작은 아픔쯤은 매정하게 무시하는 것이 오히려 환자를 낫게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환자를 다스리는 우리에게, 직원을 부리는 우리에게, 나아가 인류사회에 공헌할 한의학을 위해, 이 책은 작으면서도 큰 변화를 갖도록 종용하고 있다. <東醫寶鑑>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듯이 앞으로 <醫方類聚> 또한 세계에 어떻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 의학이 세계 의학문화유산으로의 가치를 인정받음과 동시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환자에게 다가갈 것이며 나아가 세계를 향하여 우리는 어떠한 경쟁력을 제고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현대 의학이 기업적 형태로 변할지라도 우리 한의학은 진정 환자를 위한 치료수단이 되어야 할 것이며, 질병의 세밀한 분류를 통해서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는 현대의 치료에 대해, 오히려 거시적인 한의학적 치료가 세계인의 미래임을 이를 계기로 다시 한 번 촉구하는 바이다.<값 1만5천원>

 

金洪均 서울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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