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대장증후군에는 뜸이 좋을까 침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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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성대장증후군에는 뜸이 좋을까 침이 좋을까?
  • 승인 2017.08.2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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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상헌

이준우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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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임상논문 보는법(17)

논문소개

바쁜 현대생활로 인하여 상당수 사람들에게 배변 활동이 고통이고 피하고 싶은 신체활동임을 호소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비록 배변활동의 장애가 신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겠지만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요소임에 틀림이 없다. 이러한 과민성대장증후군(IBS)은 증상에 따라 설사 증상이 위주인 경우와 변비증상이 위주인 경우로 구분될 수 있는데 대개 각 증상에 따른 대증치료를 위주로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만성설사와 변비가 번갈아 반복되는 복합형인 경우 대증치료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다. 그럼 이와 같이 복합형 증상에는 어떻게 한의학적 치료를 해야 할까?

그 답을 우리는 2015년에 Evidence-Based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에 게재된 ‘Electroacupuncture versus Moxibustion for Irritable Bowel Syndrome: A Randomized, Parallel-Controlled Trial’ 논문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대상]
연구대상자로는 성인 18세에서 65세 남녀 대상으로 Rome III 진단기준1)에 의해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분류되는 경우로 하였다. 그리고 최소한 3달 전부터는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들이 있으면서 동시에 일주일에 적어도 이틀은 설사 혹은 변비 증상을 호소한 환자들을 선정하였다. 배제기준으로는 이전 정신과 질환을 진단 받거나 과민성대장증후군 치료 목적으로 약물 복용한 경우이다. 


[치료방법]
총 89명의 환자가 선정되었고 이중 7명이 배제되어 82명이 무작위적으로 나누어 각 군별 41명씩 전침치료 또는 뜸치료를 받았다. 시행된 전침치료는 족양명위경의 천추와 상거혈로 복부 양측에 침을 놓고 득기감을 유도한 이후 2Hz, 3.0mA로 30분간 전기자극을 주었다. 반면 뜸치료는 동일한 혈자리에 온도 46도 정도 발열될 수 있도록 30분간 시행하였다. 4주간 일요일을 제외한 총 24회의 전침 또는 뜸치료를 시행하였다.


[평가항목]
치료의 효과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주 평가지표(primary outcome measure)는 과민성 대장증후군 증상 관련 VAS(VAS-IBS)의 총점이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의 5대 증상(복부통증, 설사, 변비, 복부 팽만감, 오심 및 구토)과 정신 건강 상태와 일상 생활에 미치는 소화기관 증상 등 총 7개 항목을 각 100점 만점으로 하여 총 0에서 700점으로 평가하였다. 이차평가지표(secondary outcome measure)로는 5대 증상(복부통증, 설사, 변비, 복부 팽만감, 오심 및 구토)의 치료 전후 변화를 비교하였다.

◇그림1. VAS-IBS의 이차평가지표. VAS-IBS 점수의 치료전후 변화 (a)복통, (b)설사, (c)변비, (d)복부팽맘ㄴ감, (e)오심 및 구토.

그 외 평가지표로는 치료 시작 이전과 이후 대장내시경을 통하여 얻은 조직에 5-HT, 5-HT3R,  5-HT4R 면역염색을 시행하여 정상인 10명에서 얻은 조직과 비교를 하였다. 이는 5-hydroxytryptamine, 5-HT(serotonin)이 뇌와 장관계 신경전달에 있어 주요 역할을 수행하여 장의 운동과 분비기능에 영향을 주므로 이러한 신호전달의 이상이 과민성 대장증후군 증상을 유발한다고 설명한다. 


[결과]
임상시험을 종료하여 분석 대상자는 전침군이 38명이고, 뜸치료군이 40명이었는데 각 증상별 설사형은 17명, 18명이고 변비형은 17명, 17명이며, 복합형은 4명, 5명이었다. 일차평가지표인 IBS-VAS는 두군 모두에서 치료시작 전 250점대에서 360점대로 대략 110점의 증상 호전을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IBS 관련 증상 가운데 복부통증, 설사, 변비, 복부 팽만감, 오심 및 구토, 정신 건강 상태와 일상생활에 미치는 소화기관 증상 역시 두 군 모두에서 유의한 개선효과가 관찰되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차평가지표의 결과인데(그림 1), 전침치료의 경우에는 뜸치료와 비교해서 변비증상의 개선효과가 유의하게 높았고(24.39 versus 5.27, P<0.01) 반대로 설사증상의 개선효과는 뜸치료가 전침치료에 비하여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좋았다(25.42 versus 6.55, P<0.01). 


해설

이와 같은 결과는 VAS라는 환자의 주관적 증상 호전을 통해서만 변화를 관찰한 것이고, 더구나 이 연구에는 대조군을 두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결과가 여기까지 만을 통해서 결론을 도출한다면 IBS에 전침 또는 뜸치료의 효과에 대한 근거수준이 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대장조직내의 세로토닌 관련 신경전달 문제점의 개선여부를 확인하였다. 대장조직은 정상군에 비하여 임상연구에 참여한 IBS 환자군에서 5-HT 발현량이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높았으며, 두 군간에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치료이후 시행한 검사결과 비교시에는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개선효과를 보였다. 이를 통하여 전침과 뜸치료의 IBS 임상증상의 개선이 조직검사상에서 확인되었다. 그리고 장의 민감도와 관련이 있는 5-HT3R 발현의 경우 정상군보다 환자군에서 유의하게 높았고, 이 역시 전침과 뜸치료군 모두에서 유의한 개선효과가 관찰되었다. 장의 운동성과 관련이 있는 5-HT4R의 경우 정상군과 IBS환자군 사이에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지만, 이를 증상에 따라 나누어 분석한 결과에서는 변비형에서는 전침치료군이 뜸치료에 비하여 유의한 개선효과가 관찰되었다. 

본 연구 결과를 종합하여 볼 때 전침치료는 장의 운동성을 개선시켜주고, 뜸치료는 장의 민감성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대로 장이 민감한 설사형에는 뜸 위주의 치료가, 운동이 저하된 변비형에는 전침치료를 적용하는 것이 좋겠다. 끝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검사들을 이용하여 좀 더 근거수준이 높은 임상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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