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호 칼럼] WHO 국제표준분류와 한의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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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 칼럼] WHO 국제표준분류와 한의분류
  • 승인 2017.11.0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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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

한창호

mjmedi@http://


 

한 창 호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6일간 세계보건기구 질병분류가족(WHOFIC) 협력센터 연례회의가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개최되었다. 한 달 전 멕시코시티에서 있었던 큰 지진과 계속되는 여진, 그리고 2012년에도 부분화했던 인근 포포카테페틀산의 화산활동 등으로 많은 나라가 참가를 줄이거나 포기했다고 한다. 사실 올해 회의는 50여개국에서 450여명이 참석했던 작년보다는 절반정도 규모로 보였다.

한국 참가단은 보건복지부 오상윤과장과 통계청 최원사무관, 사회보장정보원 박영규 본부장을 비롯하여 총 21명있다. 한의학관련 참가자는 처음에는 한의약정책관실을 포함하여 4명이었다가 모두 취소하고 혼자가게 되었다. 내부적으로는 협회장 탄핵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경황없는 중에 출국하였다.


WHO 위원회와 전문가 활동

첫날 WHO 위원회와 분야별 전문위원회(MRG, MbRG, FDRG, ITC, URC, FDC, EIC, ICHI 등) 활동보고와 오리엔테이션이 있었고, 이어서 오후에는 사인분류모임(MRG), 질병이완분류모임(MbRG)등 세션이 시작하였다. 둘째 날 오전에 전통의학분류모임(TM)도 1시간반이 넘게 진행되었다. 참석자 명단에 기록한 사람은 29명이었으나 그보다 더 많은 참여자가 있었다. 한국, 중국, 일본, 미국은 물론 멕시코 콜롬비아 등 다수의 라틴아메리카 참여자가 자국의 전통의학 상황과 현장테스트 결과 등을 발표하고 토의하였다.

이어서 점심식사하면서 진행된 실무회의에서는 WHO의 Nenad와 일본의 Wadanabe 등 중국3인, 일본2인, 그리고 한국 1명이 참여해서 무려 2시간이 넘게 좀 더 실무적이고 자세한 각국 상황에 대해 논의하였다. 또한 향후 위원회 활동 범주와 일정 등, 예를 들면 TM모임에서 의료행위부분을 다룰 것이냐 진단부분만을 논의할 것이냐, WHOFIC 위원회 활동시 명칭을 Traditional Medicine (TM)을 계속 사용할 것이냐 TM Refference Group (TMRG)으로 변경할 것을 제안할 것이냐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그리고 내년에 서울에서 보자고 하고 헤어졌다. 

개인적으로는 다섯 번째 WHOFIC 연례회의 참가였다. 그리고 이번 멕시코시티에서 첫 번째 공식 세션으로 TM이 발족하였다. ICTM의 개발을 시작하는 비공식회의를 2009년 홍콩에서 개최한 이후, 회의 일정에 표시도 못하고 참가들끼리 모여서 비공식논의를 했던 2014년 바르셀로나, 사전 홈페이지에는 회의일정을 공지도 안하고 현장 프린트물에 포함시켰던 2015년 맨체스터. 작년 동경에서는 ICTM의 완성을 공표하고 당시 WHO사무총장인 마가렛 챈(Margaret Chan)이 모임의 개막 연설을 하였지만 Side Session으로 진행되었고, 올해 처음 WHOFIC의 하나의 세션으로 방이 열린 것이다. 지켜보니 정말 작고 느린 걸음이었다. 아주 작은 한걸음 한걸음이 목표를 정하고 간다면 하나의 역사가 된다는 것을 실감했다. 개인적으로는 그 과정에 모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국제질병분류(ICD-10과 ICD-11)

현재 ICD-11의 개발은 WHO DIS와 합동태스크포스(Joint Task Force, JTF)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ICD-11 버전의 사망 및 이환율 통계분류(ICD-11 for Mortality and morbidity Statistics, ICD-11-MMS)를 주도하는 그룹이다. 사실 ICD-11-MMS 버전은 작년 동경에서 출시한 버전인데 JTF는 ICD-11-MMS 개발을 보완하여 ICD-11 작업을 완료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전통의학 챕터도 이 안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JTF 회원으로는 17명이 활동하고 있는데 미국과 호주 전문가가 다수이며, 일본도 2명이 포함되어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 한 사람도 없다. 단, 전통의학 챕터는 질병이완에 대한 통계작성 즉 Morbidity Statistics에서만 다루어지고, 사인 통계에서는 활용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논의하고 있다. 올해로 ICD-10의 Update를 종료하고 URC는 CSAG으로 조직을 확대 전화한다고 발표하였다.

ICD-11 업데이트 활동으로는 2017년 1월까지 7,186건의 제안을 받아 5,937건이 통과되고 1,249건이 계류중이었고, 전통의학챕터도 435개의 제안을 받아 387개는 통과되고 48건이 계류중에 있었다. 사실 ICD-11-TM Chapter는 작년 동경에서 중국어 일본어 한글 번역 초안을 발간하였으며 올해 프랑스어 스페인어 번역작업을 진행하였고, 유럽을 포함한 한중일 등에서 현장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현재 개발중인 ICD-11은 총 27장으로 구성되고 있었는데, 25장이 특수목적 코드이며, 26장이 확장코드, 그리고 마지막 장이 전통의학이다.

향후 현재 통계청고시로 시행되고 있는 질병분류코드 사용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특히 한의학에서 별도로 추가해서 사용하고 있는 특수목적코드의 일부를 어떻게 할 것 인지 논의하고 결정해야 한다. 좀 더 깊이 들어간다면 전통의학 코드로만 한정하기에는 매우 곤란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다른 24개 장에서 사용하게 될 코드중 포함(Inclusion)에 들어있는 100여개의 진단영역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내용에 대한 정의가 불명확한 상태에서 올해 진행된 ICD-11-Chap27에 대한 현장테스트 결과는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것이며, ICD-11을 실제 우리나라에 적용하는 시점에는 이를 확정하여야 하고, 그 이후 진짜 현장테스트를 제대로 해봐야 한다. 

혹, 일각에서 이제 ICD-11-Chap27(TM)이 초안을 만들었고 국내 번역을 하였으니 한의사들의 질병분류코딩은 그것으로 완성된 것 같은 혼란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어림없는 소리이다.
향후 한의학질병분류에 대한 논의, 즉 향후 ICD-11-TM분류를 한국에서 어떻게 적용하여 사용할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지난 2010년 이후 한국에서 한의사들의 질병코딩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진행되어왔고 한의학분야 사회통계나 건강관련 지표의 생산이 어느 정도 적절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은 보인다. 또한 ICD-11-chap27 TM (이전의 ICTM 개발)에 우리나라가 내용적 틀을 제공하며 기여해오고 있다. 이는 2008년과 2014년 통계청의 한의질병분류 개정 연구용역사업과 2010년 KCD-6차와 2015년 KCD-7차 통계청 고시에 따른 국내 적용이 큰 역할을 한 것이다. 매우 다행스럽게도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 연구를 선정하고 통계고시를 한 정부의 판단이 적절했고 노고에 감사한다.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 질병분류가족(WHOFIC) 협력센터 연례회의에서.

국제기능장애건강분류(ICF)

국제기능장애건강분류(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Functioning, Disability and Health, ICF)는 기능과 장애 및 건강을 개인 및 인구 수준에서 측정하기 위해 개발된 WHO 체제인데, 
2001년 5월 제 54차 세계보건총회에서 승인되었고, 2013년 10월 임상매뉴얼 초안이 개발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작년에 통계청은 한국건강분류(Korean Classification of Functioning, Disability and Health, KCF)를 일반분류에서 표준분류로 고시하고 사용하고 있다. 

현재 개발된 WHO Disability Assessment Schedule (WHODAS 2.0)은 서로 다른 문화 및 환경에서 건강 상태 및 장애를 평가하기 위한 단일 일반 도구 개발을 목표로 개발되었다.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개발한 분류인 국제기능장애건강분류(아동과 청소년,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Functioning, Disability and Health for Children and Youth, ICF-CY)는 ICF에서 확장된 형태(derived classification)의 분류이다.


건강행위분류(ICHI) 

건강행위분류(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Health Interventions, ICHI)는 목표(행위가 수행되는 주체), 행위(행위자가 대상으로 수행하는 행위) 및 수단(행위가 수행되는 과정 및 방법)의 세 축을 중심으로 분류된다. 사용자가 관련 ICHI 코드 외에도 개입에 대한 추가 세부 사항을 설명 할 수 있도록 확장 코드가 제공된다.

ICHI는 2015년 맨체스터에서 알파버전 초안이 공개되었으며, 현재 내용 검토 및 컨텐트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아직 ICHI는 알파2라 불리는 상태에 있으며, 베타버전이 곧 확정되면 국가 별 현장평가를 통해서 보완된 후 확정하게 될 것이다.


현재 ICD-11 작업은 2018년도에 공표는 하고 세계보건총회의 승인 신청은 2-3년후에 올릴 예정이다. 순조로운 계발로 질적으로 완성도 높은 표준분류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그 속에 한국의 전문가들과 한의학 전공자들이 다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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