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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가슴 아픈 역사 ‘병자호란’
영화 읽기 | 남한산성
2017년 11월 17일 () 08:16:39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외세 침략 중에 하나인 임진왜란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는 많이 제작되었다. 특히 영웅적인 인물인 이순신 장군 중심의 이야기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큰 힘을 불어넣어줄 수 있기에 스토리텔링의 소재로 큰 인기가 있다. 이에 반해 또 다른 외세 침략이었던 병자호란은 승전이 아닌 굴욕의 결말로 끝이 나기에 그동안 소재로 다뤄지는데 한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추석 연휴에 개봉된 영화 <남한산성>은 유명 배우들의 출연과 더불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적 사실을 그리고 있어 관객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었다.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청의 대군이 공격해오자 임금과 조정은 적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숨어든다. 추위와 굶주림, 절대적인 군사적 열세 속 청군에 완전히 포위된 상황에서 대신들의 의견 또한 첨예하게 맞선다. 순간의 치욕을 견디고 나라와 백성을 지켜야 한다는 이조판서 최명길(이병헌)과 청의 치욕스런 공격에 끝까지 맞서 싸워 대의를 지켜야 한다는 예조판서 김상헌(김윤석) 사이에서 인조(박해일)의 번민은 깊어지고, 청의 무리한 요구와 압박은 더욱 거세진다.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청의 굴욕적인 제안에 화친(나라와 나라 사이에 다툼 없이 가까이 지냄)과 척화(화친하자는 논의를 배척함)로 나뉘어 참담하게 생존을 모색했던 47일간의 이야기를 담은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충심은 같았으나 이를 지키고자 했던 신념이 달랐던 두 신하를 갈등 구조의 주된 축으로 표현하고 있다. 우선 이 영화는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휘순, 조우진 등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면서 개봉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으며, 영화 속에서 그들의 절제된 연기가 고스란히 담기며 그 당시에 실제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하고 있다. 

   
감독 : 황동혁
출연 :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

그러나 전쟁을 다룬 영화이지만 흔히 예상할 수 있는 전쟁 장면은 극히 드물다. 그로인해 화려한 액션 등을 기대했던 관객들이라면 아쉬움이 클 수 도 있지만 평소 토론을 좋아하는 관객들이라면 볼만할 정도로 전반적으로 논쟁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로인해 역사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이 들면서 약간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고, 신선한 구성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역사 공부도 덤으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객들 사이에 호불호가 생기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38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기는데 실패했지만 우리의 치욕적 역사를 되새기는 데에는 큰 일조를 하였다고 본다. 병자호란이 일어난 지 381년 후인 지금, 우리나라의 정세는 그 때와 비교해서 별반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과연 국내외적으로 혼란한 이 시대에 분열이 아닌 단합된 모습으로 국가와 국민을 모두 살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문제를 모두에게 던져주는 영화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며, 세월이 흘러 지금 이 시대를 영화로 제작한다면 어떤 내용으로 표현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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