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호 칼럼] 2018년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한의계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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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 칼럼] 2018년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한의계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 승인 2018.01.01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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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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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 동국대 한의대 교수

지난 한해는 박근혜정권이 국정농단에 이어 탄핵으로 무너졌고, 적폐청산과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세상을 만드는 일을 위해 함께 달려왔다. 직접 추진하고 일해 온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지지해주고 지켜봐준 국민 모두에게 위로와 축하를 해주어도 좋으리라.

어려운 한 해를 살아온 우리 모두, 스스로를 대견스러워 해도 좋으리라.

촛불혁명과 공정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해온 우리 모두의 노력은 조금은 인정해주고 자랑스러워해도 좋으리라.

 

 

2017년 정유년을 보내며

지난 정유년은 우리와 우리 주변에 많이 변화가 있었다.

혁명적인 변화를 넘어 혁명이 일어났다. 사회 대변혁의 실험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국민 모두가 안전과 공동체의식을 실감하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우리 모두가 위험하고 상식적이지 않은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일 년 내내 우리사회가 그리 공정하지 않으며, 자애롭지도 않다는 슬픈 현실을 마주하곤 했다.

대통령이 탄핵되고 세월호가 올라왔으며, 지진과 화재 등 천재와 인재들로 쉽지 않은 한해였다. 2016년 경주 지진에 이어 2017년 수능 하루전날 몰아닥친 포항 지진은 성탄절에 또 3.5의 여진이 있었다. 커다란 피해와 큰 상처를 남겼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제천 화재는 무려 29명의 희생자를 냈으며, 크리스마스에 축제는 없었다. 그리고 사람의 생명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12월의 마지막 주간이 되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라 전체가 생명과 안전에 대한 깊은 반성을 낳았고,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데 관심이 커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는 많은 질문을 받았고, 함께 헤쳐 나가고 있다.

 

한의계의 변화

한의계도 마찬가지였다. 한의계도 커다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전 회원 직접 선거에 의해 처음으로 당선된 회장이 재선 1년도 못 넘기고 탄핵되었다. 한의계도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을 헤쳐가고 있다.

지난 수년간 한의분야에 대한 건강보험의 보장성은 별로 늘어나지 않았고, 의료계내의 역할과 비중은 오히려 줄어든 감이 없지 않다. 치매와 난임 및 보육 등에 대한 국가책임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한의계는 낙수효과가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의 건강보험 개혁정책에 한의계는 함께 올라타지 못했다. 한의사와 국민 모두의 삶이 더 나아졌다는 체감을 하기는 많이 부족한 한 해였다.

 

한의학교육기관 인증

2017년 연말 한의학교육기관 인증평가 1주기가 조용히 마무리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많이 부족하게만 느껴지지만 그래도 어려운 고비를 잘 넘기고 한의학교육의 한걸음을 떼었다고 평가한다. 11개의 한의과대학과 1개의 전문대학원이 모두 한의사양성기관으로서의 인증을 받게 된 것이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고 갈 길이 멀다. 그리고 좋은 한의사를 만드는 과정은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것보다 우수하게 갈고 닦는 과정이 더 중요하고 어렵다. 앞으로 할 일이 무척 많다. 하지만 그래도 12개 기관 모두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고 도움을 주도록 하자.

 

새로운 한해, 2018년 무술년 새해

이제 잠시 후면 한의협도 새로운 회장과 집행부가 탄생할 것이다.

부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람들이 어우러져 일하는 조직을 만들어 내길 바란다.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정책과 회무를 해나가길 기대한다. 전 회원이 화합하고 전 국민이 반기면서 미소 짖게 하는 한의사와 한의사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요령 있게 돈 버는 한의사들을 양성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와 고통을 함께 나누고, 국민 모두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활동이 충분히 보상받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건강을 중심으로 사람과 사회에 기여하는 참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찾아가야 한다. 그러려면 성실한 진료와 의료인 한의사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의료기기의 사용권한을 부여해주어야 하고, 한의사의 기본진찰료를 현실화시켜주어야 한다. 그렇게 만들어가야 한다.

물론 한의계도 사회의 변화와 과학의 발전에 뒤지지 않고 새로운 시도와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전문성과 환자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더 커져야 한다. 환자들과 더 깊이 소통하고 더 많은 온정이 흐르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약과 한의치료는 효과를 확신할 수 있도록 더 규명되어야 하고, 환자들에게는 안전성을 신뢰할 수 있는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라.

용기 있게 도전하자.

새로운 땅을 찾아 떠나기를 주저하지 말라.

새해에는 나라도 협회도 한의계도 더 새롭게 바뀔 것이다.

냉철하게 현실 인식을 하되, 낙관을 가지고 함께 대 장정을 떠나자.

무술년, 밝은 새해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

 

한창호 / 동국대 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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