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치료, 침과 보험한약 병행함으로써 시너지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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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치료, 침과 보험한약 병행함으로써 시너지 효과”
  • 승인 2018.01.0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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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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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감기치료로 영어논문 발표한 허제신 한의사

보험한약, 임상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효과 우수…진료범위 확장에 도움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허제신 한의사(둔산튼튼한의원)는 보험한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한의사 중 한명이다. 특히, 최근에는 영어논문을 발표할 정도로 감기치료에 관심이 있다. 감기 치료에 있어 침치료와 보험한약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그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보험한약을 사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임상을 시작한지 17년째인데 침 치료와 달리 한약은 제도와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점점 위축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려면 한약 처방을 투약할 경우 어느 정도 효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와 경험이 쌓여야 하는데 현실은 이런 난관을 극복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많다. 그러한 와중에 십여년 전부터 생각보다 다양한 종류의 한약제제가 과립의 형태로 시장에 출시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비보험 과립제 위주로 처방을 해보며 과립형태의 한약제제가 갖는 효과를 확인하게 되었다. 이후 점차 보험 한약의 사용도 늘려왔고 현재는 30여종의 보험한약 처방과 10여종의 비보험 과립한약제제를 처방하고 있다.

 

▶한약의 감기치료를 주제로 영어논문을 썼다.

일차의료 기관으로서 한의원이 담당해야할 가장 보편적인 주제가 감기라 생각했다. 한의원에서 감기가 침 치료만으로 호전이 될 수 있는가, 그것이 가능하다면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는가, 그 결과가 궁금해서 진행한 논문이었다. 침 치료와 보험한약을 병행함으로써 감기 치료에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생각하며 이 부분에 대한 연구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

 

▶감기치료에 자주 활용하는 처방은 무엇인가.

감기 치료에 처방 빈도가 높은 보험한약은 갈근탕 소청룡탕, 삼소음, 형개연교탕, 연교패독산, 갈근해기탕, 소시호탕 정도이며 비보험 과립제로는 마행감석탕, 맥문동탕, 길경석고탕, 청폐탕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기침 콧물감기에는 갈근탕과 소청룡탕을 주로 처방하고, 가래가 주소증인 경우에는 삼소음을, 비염이나 중이염에는 형개연교탕, 인후염에는 연교패독산을 주로 처방한다. 또한 발열이 심한 경우 갈근해기탕이나 소시호탕을 처방하고 인후의 염증이 심한 경우 길경석고탕 과립제를 병행 처방한다. 기관지염으로 진행되거나 기침이 심해 구역질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마행감석탕의 효과가 우수하고, 오래된 기침에는 청폐탕 과립제를 처방한다.

 

▶소아진료를 많이 하고 있다. 소아에게도 보험한약을 많이 처방하는가.

소아과 전문의는 아니지만 소아한의원에서 8년간 임상을 하면서 소화기 질환이나 감기, 비염, 중이염, 기관지염 등은 과립제로 치료의 상당부분을 다뤄왔다. 현재도 보약처방이나 탕약을 처방해야 하는 상황 외에는 거의 대부분의 소아과 환자에게 보험한약을 처방하고 있다. 소아는 침 치료가 쉽지 않고 다양한 질환에 자주 노출 되기 때문에 과립 형태의 한약을 사용하는 것이 진료에 도움이 되며, 감기 치료를 위해서는 다양한 증상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여러 종류의 보험한약을 구비하고 처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요즘에는 복용이 편리한 연조 형태의 보험한약 처방도 나오고 있어서 진료가 더 수월해지고 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처방 사례가 있는가.

천식으로 진단받고 근 1년을 소아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온 어린이 환자가 있었다. 기침이 호전이 되지 않아 점점 복용하는 약의 종류가 늘어나고 흡입식 기관지 확장제도 처방받아 치료해오던 환자였다. 일반적인 기침약으로 호전되지 않아 천식으로 진단받고 치료를 하던 환자였고, 마행감석탕과 맥문동탕 과립제를 함께 처방하여 4주 치료로 기침과 호흡의 불편함을 완치한 케이스가 기억에 남는다. 그동안 많은 치료 경험을 통해 느낀 것은 감기나 기관지염과 같은 호흡기 질환에는 과립형태의 한약이 접근성도 좋고 효과도 우수하여 국민보건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로 출시되었으면 하는 보험한약이 있다면 무엇인가.

우선, 감기와 같은 상기도 감염에 처방할 수 있는 처방의 종류가 더 늘었으면 좋겠다. 기관지염으로 진행된 기침, 연속적이고 발작적으로 나타나는 기침에 맥문동탕이나 마행감석탕이 매우 훌륭한 효과를 나타내고 처방해본 한의사들도 아마 대부분 그 효과에 대해 공감할 것이라고 본다. 이 두 처방이 추가되었으면 좋겠고, 구토 설사 발열에 유효한 오령산도 꼭 보험한약에 등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보험한약이 개선돼야 할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보험한약은 병의원에 직접적인 경제적 이득을 주지 않기 때문에 사용 확대가 잘 안되고 사용을 유도할 동기도 부족한 편이다. 반면에 보험한약은 임상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효과가 훌륭하고 진료 범위를 확장하는데 매우 도움이 되는 진료의 한 형태다. 따라서 이러한 모순적인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성 처방의 보험한약 등재가 획기적으로 확대되고, 효과가 인정된 중약(中藥)도 보험한약으로 등재되어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를 늘리는 발판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임상에서 제제 형태의 보험한약 사용이 확대될 수 있고, 한의학의 저변을 공고히 하고 넓힐 수 있는 한 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보험한약의 품질을 높여 한의사들의 보험한약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것도 함께 추진되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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