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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재활환자의 주치의이자 가족으로서 국내 의료현실 고민했다”
▶인터뷰: 미래한국 아이디어 공모전 대상 추홍민 한의사
2018년 01월 11일 () 09:02:56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양-한방 통합케어 재활의료체계 구축과 해외진출 제안…
협진 재활 시스템 발전시키고파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지난달 22일 ‘2017 미래한국 아이디어 공모전’의 시상식이 열렸다. 미래한국 아이디어 공모전이란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사회가 가까운 미래에 직면할 수 있는 여러 현상에 대한 청년층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기획한 것. 이 공모전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은 사람은 추홍민 한의사(27,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 수련의)였다. 그가 공모전에 제출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무엇이었는지, 또 그 배경에는 무엇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왼쪽부터)이상관교수(한방1내과 과장, 임상시험센터장), 추홍민(한방내과 병동주치의), 김철현(한방내과 3년차), 오현주(간호사)

▶미래한국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대상을 탔다. 소감이 어떠한가.
미래한국 아이디어 공모전은 지난해 8월경 우연히 공고가 뜬 것을 보고 알았다. 이번 공모전의 주제가 ‘규제 개혁’, ‘제도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만큼 수상을 바란 것 보다는 일선 한의계의 목소리가 정부 부처에 들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공모전에 참가하게 되었다.

심지어 발표심사 전날까지 정장을 드라이클리닝 하는 것도 잊어서 오전 병원 일만 마치고 셔츠에 청바지 정도만 입고 급하게 서울로 올라가야 했다. 발표순서도 맨 마지막이었기에 사실 수상에 대한 큰 기대는 전혀 없었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결과 발표가 나고 더 깜짝 놀랐다.

 

▶이 공모전에 제출한 아이디어는 무엇이고, 나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우리가 제출한 정책보고서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도입기에 양· 한방 통합케어 재활의료체계를 구축하고 최종적으로는 연구병원인 한방재활전문병원 개설을 통해 한방 물리, 재활요법의 다양화 및 개발도상국 등으로 양· 한방 통합케어 재활의료체계의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이번 공모전에 나가게 된 계기는 나의 근무환경과 관련이 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한방내과에서는 뇌졸중(중풍) 환자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뇌졸중이나 척수손상 등으로 장기적인 재활치료를 받는 환자를 사회에서 ‘재활난민’ 이라고 부른다. 환자 치료뿐만 아니라 장기 재활환자 관리 제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작년 4월 교통사고로 뇌출혈, 다발성 골절이 발생해 치료를 받게 되시면서 부터였다. 그 때 장기 재활환자의 주치의이자 가족으로서 국내 의료현실에 대해서 여러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그 결과를 공모전에 제출하게 됐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당시 원광대 전주한방병원의 교수님, 선생님들의 정성스러운 진료 덕에 지금은 회복해 다시 일을 하고 계신다. 지면을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재활환자의 협진 시스템을 경험해본 적이 있는가.
내가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에서 수련을 받아야겠다고 결심한 계기 중 하나가 우리 병원의 우수한 협진 시스템 때문이었다. 2017년도에는 우리 병원이 의· 한 협진 시범기관으로도 선정되면서 더 많은 환자들이 협진의 혜택을 받고 있다.

뇌졸중 재활은 흔히 팀플레이(Team Play)라고도 하는데 한의과, 의과,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등 다양한 전문직종이 환자의 일상생활 복귀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 때문이다. 대형병원의 재활치료는 대부분 공장식으로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치료를 실시하고 있지만, 본원에서는 동작분석실, Walkaide, G-walk, Treadmil 등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한 후 맞춤 재활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우리 과의 성강경, 이상관 교수께서 다년간 구축해 온 우수한 재활치료 시스템이다. 나는 후학으로서 더 열심히 배우고 익혀 장기 재활환자의 협진 재활 시스템을 더 발전시켜보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협진시스템이 정착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환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전에 입원해 있던 병원에서 “한방병원 가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본인 의지로 한방치료를 택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 “저 병원에 가면 누워서 들어갔다가 걸어서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선택했다”는 말을 들으며 힘을 얻기도, 책임감을 더 느끼기도 한다. 이런 일을 여러 번 겪다보니 협진 시스템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상호간의 이해가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되며, 서로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

 

▶KIOM URP 장려상 등 각종 학술대회에서 수상을 많이 했다.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찾는 비법 혹은 논문 쓰는 비결이 있는가.
평소에도 이것저것 관심사가 다양해 아이디어는 많은 편이지만, 이런 생각들이 논문이나 보고서로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교수님들의 도움이 컸다. 학부시절에는 원광대학교 경혈학교실의 김재효 교수님, 의사학교실의 강연석 교수님, 한의학연구원의 이상훈 박사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일개 학부생이던 나의 간단한 아이디어라도 ‘어떻게 내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할 것인가’, ‘어떻게 데이터화 시킬 것인가’에 대해 아낌없이 조언해주셨다. 그 결과 KIOM URP도 할 수 있게 되었고, 이번에는 SCI(E) 학술지 eCAM에 “Change of Safe Needling Depth at Acupoint GB21 according to Posture and Breathing”에도 등재됐다.

병원생활을 시작하면서는 우리 과 지도교수인 성강경, 이상관 교수께 임상 진료와 뇌신경계 환자의 치료, 관리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 이번 공모전도 두 교수께서 지도해주시고 논문을 쓰면서도 지속적으로 코칭을 해주셨기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확신한다. 특히 연구와 논문 작성에 대해 장려하는 우리 과의 열린 분위기도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현재 한방병원 수련의다. 수련의 생활이 끝난 이후의 계획은 무엇인가.
이제 막 주치의가 되어 아직 수련을 마치는 것은 아직 먼 이야기 같다. 병원 수련을 마치고 공보의나 군의관 생활을 할 때 통계 혹은 의료공학 쪽으로 대학원 학위를 병행해볼까 하는 것이 현재의 계획이다. 최종적으로는 학교에 남아 연구와 임상을 병행하는 것이 꿈이긴 하다. 그러나 최근 보건복지부 5급 민간경력 채용에 예방의학과 전문의, 가정의학과 전문의 출신이 임용된 기사를 보며 보건의료 정책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살릴 기회가 있다면 나 또한 사회 시스템을 바꾸는데 기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아직은 시간이 있기에 일단은 공부를 지속하며 차근차근 한걸음씩 나아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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