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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살인사건의 재구성
영화 읽기 | 22년 후의 고백
2018년 01월 26일 () 08:16:13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2018년의 첫 번째 천만영화가 된 〈신과 함께〉는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영화이다. 그로인해 영화 개봉 전부터 원작과의 싱크로율에 대한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개봉 후에 오히려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처럼 원작이 있는 작품은 각색을 할 때 어쩔 수 없이 비교 상대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1995년 다섯 번의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지만 경찰은 범인이 누군지 짐작조차 하지 못하고, 22년의 공소시효가 끝나게 된다. 그 후 연쇄살인범 소네자키(후지와라 타츠야)는 잔인한 살인 고백을 담은 희대의 베스트셀러 〈내가 살인범이다〉를 출간하게 되고, 대중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된다. 연쇄살인범에 의해 자신의 상관과 여동생을 잃은 형사 마키무라(이토 히데아키)는 소네자키와 대면하게 되고, 인기 앵커 센도(나카무라 토오루)가 진행하는 TV 뉴스쇼에 참여한다. 그러나 생방송 중에 자신이 진짜 살인범이라는 자가 등장하게 된다.

2012년 개봉해 27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을 기록했던 한국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를 리메이크한 작품인 〈22년 후의 고백〉은 재판에서 심신 미약이라는 이유로 무죄로 풀려난 후 자신이 저지른 끔찍한 인육 살인 사건을 자세하게 기록한 책 〈악의 고백〉을 발간한 사가와 잇세이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해서 제작되었다. 이 작품은 이와 같은 충격적인 소재를 중심으로 예상치 못한 반전 등을 담은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공소시효가 없어진 일본의 상황에 맞춰 첫 번째 사건이 일어난 시간을 1995년이라는 설정으로 각색하면서 리얼리티를 살리고 있다.

사실 리메이크작의 경우 결말이 이미 공개된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이러한 범죄 스릴러 물의 경우 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22년 후의 고백〉 역시 허를 찌르는 반전이 원작과 같기 때문에 관객의 입장에서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결말은 나름대로 새롭게 구성하였고,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상황으로 표현하고 있어 또 다른 흥미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액션이 돋보인 원작과 달리 드라마에 좀 더 비중을 실으며 치밀한 범죄 스릴러 장르를 구성하고 있다는 점 등이 차별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범죄자가 한 순간에 스타가 된다는 현실이 아이러니하면서 시대에 따라 변화되는 중대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에 대해 다시 한 번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한다. 1990년대를 표현하기 위해 최근에는 사용하지 않는 장비들로 촬영한 장면들과 현 시대 SNS 문화를 표현하는 장면들이 교차되면서 시대적 변화를 느끼게 해주고 있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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