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 만에 발견된 <醫宗損益>의 惠庵 초상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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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년 만에 발견된 <醫宗損益>의 惠庵 초상화 (2)
  • 승인 2018.01.27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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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춘, 서정철, 최순화

한기춘, 서정철, 최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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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한의사 3인이 연구한 황도순-황도연 ⑨-2

(지난 호에 이어)

7.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 소장 惠庵 초상화 木版本

필자는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醫宗損益〉 卷一 子集에서 惠庵 초상화 木版本을 발견하였다(그림 4). 惠庵의 초상화가 실린 〈醫宗損益〉이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판본은 아직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150년 만에 최초로 보고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木版本 초상화는 版心題에서 다른 葉에는 “醫宗損益”과 卷次로 새겨진 부분을 空欄으로 두고, 소제목을 새기는 부분에 “小像”으로만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惠庵이 〈醫宗損益〉에 초상화를 삽입하였으나 책의 내용과 무관한 부분이라 생각하여 版心題에 자신을 낮추어 ‘小像’이라 한 것으로 보인다.

Ⅲ. 고찰

현재 우리나라에는 “문화체육관광부 동상영정심의규정”에 의거하여 정부가 공인하는 선현들의 영정에 대한 표준영정제도를 두고 있다. 한의계 인사 중 정부표준영정에 들어있는 인물은 허준이 현재까지 유일하다.9) 김남일은 한의사이자 화가인 崔光守에 대해 “현재 공인된 허준, 이제마의 영정을 직접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고 하였으나10) 일부 부정확한 면이 있다. 즉 이제마의 영정은 한국조폐공사의 “한국의 인물시리즈” 중 제44차 메달로 제작된 적은 있으나,11) 아직까지 정부의 공인을 받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허준과 이제마의 영정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실려 있다.12,13)

그림 4.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 소장본 惠庵의 초상화

惠庵에 대한 연구 가운데 그의 초상화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 경우는 현재까지 없는 상황이다. 필자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惠庵의 초상화는 미키 사카에(三木榮)의 〈朝鮮醫籍考〉, 〈朝鮮醫書誌〉와 〈朝鮮醫學史及疾病史〉에 木版 형식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 외에 필자 소장본,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기타 여러 국내 대학도서관과 일본 오사카부립나카노시마(大阪府立中之島)도서관 소장본 등에서도 惠庵 초상화 실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미키 사카에조차 惠庵의 초상화에 대해 ‘私藏’(〈朝鮮醫籍考〉) 또는 ‘著者藏’(〈朝鮮醫書誌〉)이라 하여 본인의 소장품임을 밝히고 있어서 필자는 초상화가 木版으로 제작되었으나 시장에 널리 퍼지지는 않았거나, 한편으로는 미키 사카에의 개인 소장품이 유일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그 이유는 미키 사카에가 “醫宗損益 所載 黃度淵像 整版”이라 하여 惠庵의 초상화가 〈醫宗損益〉에 있다고 하였지만, 현존하는 많은 〈醫宗損益〉 중에 黃度淵像이 수록된 책을 최근까지 발견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惠庵의 초상화 版心에서 小像의 좌측 절반에 해당하는 글자가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으며 書名조차 기재되지 않아서, 미키 사카에가 소장하고 있다는 초상이 어느 책의 어느 부분에 삽입되어 있는 것인지를 추정하기가 거의 불가능하였던 것도 하나의 이유이다. 그러던 중 최근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 소장 〈醫宗損益〉 卷一 子集에서 惠庵 초상화 木版本을 최초로 발견할 수 있었다.

한편 김두종의 〈韓國醫學史〉를 비롯한 어느 저서에서도 惠庵 초상화 木版本에 대한 언급이 없다.

필자가 발견한 惠庵의 초상화에는 “同治戊辰刊本”라고 적혀 있는데 同治는 1862년~1874년 사이 淸 穆宗 연간에 사용된 연호로, 戊辰은 1868년에 해당하므로 惠庵이 御醫를 사임한 직후에 해당하며, 이 당시에 초상화를 새기고 서적을 간행하였을 알 수 있다. 이것은 惠庵이 생존하던 때에 초상화를 제작하였다는 것을 의미하며, 당시 상황을 고려해 보더라도 생존 중에 초상화가 제작된 경우는 韓醫界에서는 惠庵 뿐이며, 이를 통해 惠庵이 의사로서의 그 명성과 御醫로서의 인지도가 대단했을 것이라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惠庵의 초상화 木版이 〈醫宗損益〉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 소장본에만 수록되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 이후로는 삭제되어 黃度淵像이 누락된 〈醫宗損益〉이 대부분 전해져 오고 있는 것이다.

惠庵의 초상화는 한의서에서는 嚆矢가 되어 이러한 흐름은 이후 1928년 金海秀의 〈醫方大要〉와 〈圖解 運氣學講義錄〉에서 비록 木版은 아니지만 저자 근영이 사진으로 나타나고 있다.

 

Ⅳ. 결론

1. 한의계에서 생존 중 초상화가 제작된 것은 惠庵이 최초이다.

2. 木版本 한의서에 실린 초상화는 惠庵이 최초이다.

3. 惠庵의 초상화가 실린 〈醫宗損益〉은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 소장본이 국내 최초이다.

4. 惠庵의 초상화에 대한 최초의 언급은 1935년 미키 사카에의 〈朝鮮醫籍考〉이다.

5. 후대 惠庵의 초상화 사본 기록은 〈朝鮮醫書誌〉와 〈朝鮮醫學史及疾病史〉를 참고한 것이다.

6. 惠庵의 초상화를 그린 사람은 希園居士 李漢喆이다.

7. 惠庵 초상화에서 착장 의상은 도포이며, 四方冠을 쓰고 있다.

 

<참고문헌>

1. 三木榮, 朝鮮醫籍考, 自家出版, 1935:57.

2. 三木榮, 朝鮮醫書誌, 大阪, 學術院圖書刊行會, 1956:付圖目次 第1部 11.

3. 三木榮, 朝鮮醫學史及疾病史, 1963:282.

4. 醫宗損益 上, 醫藥社, 1976.

5. 廉泰煥, 增註國譯 方藥合編(小), 杏林出版, 1975.

6. 廉泰煥, 增註國譯 方藥合編, 醫藥社, 1977.

7. 申載鏞, 方藥合編解說, 成輔社, 1988.

8. 申載鏞, 方藥合編解說, 傳統醫學硏究所, 1993.

9. 이영미, 한국표준영정연구 : 제도의 제정과 변천과정을 중심으로, 홍익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15.

10. 김남일, 근현대 한의학 인물실록, 도서출판 들녘, 2011:385-386.

11. http://www.koreamint.com/goods /search.do?sword=%EC%9D%B4%EC%A0%9C%EB%A7%88&x=0&y=0

12. http://encykorea.aks.ac.kr/Contents/ Index?contents_id=E0063152

13. http://encykorea.aks.ac.kr/Contents/ Index?contents_id=E0045869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 소장 惠庵 초상화 木版本 열람에 도움을 주신 한민섭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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