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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랜드 건너편에 사는 아이
영화읽기┃플로리다 프로젝트
2018년 04월 20일 () 07:41:50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아카데미 시상식이 개최될 즈음 지인으로부터 영화 한 편을 추천받았다. 그러나 제목도 들어본 적 없는 낯선 영화였고, 검색을 통해 영화포스터를 보면서 그냥 아이들이 나오는 영화 정도로만 치부하고 감상하질 않았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TV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보다가 한 번 쯤 봐도 좋을만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 늦게 감상하게 된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영화 홍보를 위해 관객들에게 보여 지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플로리다 디즈니월드 건너편에 있는 모텔인 매직 캐슬에 사는 6살 꼬마 무니(브루클린 프린스)는 같은 곳에 사는 친구인 스쿠티 등과 어울려 여러 사고를 치면서 논다. 이 때 새로운 차 한 대가 모텔로 들어오고 무니는 친구들과 침 뱉기를 하며 차를 지저분하게 한다. 이에 차주인 젠시 할머니는 모텔 지배인 바비(윌렌 대포)의 도움으로 무니의 엄마 핼리(브리아 비나이트)를 찾아 차를 닦아 놓으라고 한다. 이에 무니와 스쿠티는 놀이처럼 차를 닦다가 젠시를 만나게 된다.

   
감독 : 션 베이커
출연 : 윌렘 대포, 브루클린 프린스, 브리아 비나이트

미국 플로리다 주에 있는 디즈니월드는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은 명소이자 미국 여행시 큰 맘 먹고 찾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세계 어느 나라에도 양지와 음지가 있듯 화려한 디즈니월드의 건너편에 사는 사람들도 있다. 누군가는 디즈니월드랑 가까운 곳에 살아 좋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집이 아닌 모텔에 거주하고 있다면 사정은 달라질 것이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바로 이곳에 사는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영화 초반에는 주로 아이들의 장난을 중심으로 전개되다가 점차 그들의 가족 이야기로 넘어가게 되면서 단순하게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물론 특정한 사건을 중심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일상을 나열하고 있기에 전체적인 흐름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관객들의 어릴 적 향수를 자극하면서 어느 새 몰입되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원칙적이지만 마치 아버지처럼 무니와 핼리를 케어해주는 모텔 지배인 역을 훌륭하게 소화하며 각종 영화제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윌렘 대포의 연기와 깜찍발랄한 모습뿐만 아니라 다양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6살 배우 브루클린 프린스의 연기가 어우러지면서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웃고 있으면서도 가슴 한켠으로는 찡한 감정을 누를 수 없는 웃픈 영화이다. 디즈니월드 건너편이라는 지역적 특성답게 화려한 색과 독특한 모양의 이름조차 ‘퓨처랜드’, ‘매직캐슬’인 모텔과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 아이러니하지만 아이들만큼은 지금 느끼고 있는 행복감을 어른이 되어서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관객으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이 영화의 결말이 더 가슴에 와 닿을 것이다. 가족의 달을 앞둔 시점에서 한 번쯤 본다면 좋을만한 작품이자, 무니와 핼리 모녀를 통해 우리와는 다른 정서이지만 가족이라는 의미를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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