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한의대, 임상역량강화 위한 교육과정 개편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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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한의대, 임상역량강화 위한 교육과정 개편 ‘결의’
  • 승인 2018.06.1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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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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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한의학 통합교육 및 임상실습 1800시간 이상 실시

이재동 학장 “몸치료 중심 교육, 기초교수 역할 중요해질 것”

 

◇지난 5일 열린 경희대 한의과대학 전체교수회의 및 워크숍 현장.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경희대 한의과대학에서 기초한의학 통합교육을 실시하고, 임상실습을 1800시간 이상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학장 이재동) 교수들은 지난 5일 경희대 한의과대학에서 열린 전체교수회의 및 워크숍을 통해 기초한의학을 통합으로 교육하고, 임상실습을 최소 1800시간으로 늘리는 등 역량강화를 위해 교육과정을 개편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워크숍에서 백유상 학과장은 “한의과대학이 세계의학교육과정에 들어가기 위해 임상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과목 간 연계, 블록강의, 통합강의 등을 통해 구조를 조직화해야 한다. 또한 PBL, CPX등의 수업을 통해 교육을 질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계의학교육과정 과목과 경희대 한의과의 과목을 비교해본 결과 기초 3개, 임상 6개, 행동사회 4개 교과가 대응되지 못한다”며 “기본적으로 세계의학교육과정은 각 의학교육기관 지역의 특성에 따라 교과목이 달라지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에 정확히 예시과목과 일치할 필요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기준에 상응하는 교육과정 운영을 보여줄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이의주 부학장은 “임상역량 강화 중심으로 한의학 교육을 변화시키는 것에는 크게 두 가지 목적이 있다”며 “하나는 기초와 임상의 통합교육, 또 다른 하나는 임상 실기교육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경희대 한의대는 지난달 OSCE 항목을 확정했고, 한의학 임상시뮬레이션 센터와 한의학교육학교실을 신설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이 부학장은 이날 워크숍에서 ▲학습목표 검토 및 결정 ▲OSCE 목록 검토 및 결정(술기문항) ▲임상실습시간 검토 및 결정 등을 논의할 것을 제시했다.

고성규 부학장은 “국내외 유수 대학과 기업 등의 비전과 미션 핵심가치를 조사하고 SWOT을 분석해 경희대의 비전과 미션을 설정하려 했다”며 선정과정과 가안을 소개했다. 이에 따라 ▲한의학을 통한 인간 중심의 미래 글로벌 의학 창조(미션) ▲2030년까지 교육, 연구, 의료 및 인류복지분야 세계 최고 대학(비전)을 가안으로 발표했다. 또한 “6월 중으로 비전과 미션을 확정하고, 교육목표 선정 시 이를 추인할 것”이라며 “이후 6월 말까지 비전과 미션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7월 말까지 동영상을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전체 교수들은 논의를 통해 ▲WDMS에서 요구하는 의생명과학과목 교육 ▲몸 중심의 전인치료(본치) 교육 효율성을 위한 기초한의학의 통합교육 ▲임상역량강화를 위해 최소 1800시간 임상실습 ▲몸 중심의 전인치료(본치)에 대한 임상실습 시, 기초교육과정에서 변증진단과 치료방향 및 양생법까지 실습교육 등에 합의했다.

◇이재동 학장

이날 이재동 학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달 중국의 TV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중의학은 중국정부에서 중의학의 세계화를 위해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실제 의료계내부에서는 무용론이 나오고 있는데 한국의 한의학은 어떤가’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전통의학의 치료관점은 크게 몸 치료 중심의 본증치료와 질병치료의 표증치료 관점이 있는데 현재 중의학은 질병중심이다. 중서의 결합을 위해 서양의학의 질병명에 중의학을 접목시키다보니 질병치료에서는 수백 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전통의학이 서양의학과의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며 “또한 한국의 한의학은 중국과 달리 질병보다는 몸 중심의 치료를 중시한다. 우리는 협진 역시 한방은 몸 치료 중심, 양방은 질병치료중심의 진료를 통해 역할이 겹쳐지지 않고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상역량강화중심 교육이 강조되다보니 기초교수들 중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을 안다”며 “나는 한국한의학의 교육체계가 제대로 정립되면 기초교수들의 역할이 지금보다 더 많아지고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왜냐하면 앞서 강조한 본증치료의 관점과 몸 치료는 기초교육에서 개념을 확실히 잡고 완전히 숙련시켜 임상으로 보내 주어야하기 때문이다. 즉, 기초교육에서 병은 모르더라도 몸에 대한 문제점은 발견하고 치료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야 임상에서 KCD질병을 교육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접목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얼마 전 한의대 학생이 ‘한의과대학이 세계의학교육에서 배제된 상황에서 이것이 정치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는지에 관해 학장의견을 듣고 싶다’며 문자를 보내왔다”며 “이에 정치적인 문제도 있지만 교과과정을 비롯한 우리내부의 내실도 중요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학장은 정치적 측면과 내부적 측면을 들어 설명했다. 그는 “지난 3월 경 신임 이태근 복지부 한의학 정책관을 초청한 협회 산하 교육협의체 조찬모임에서 한의계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한의과대학의 세계의학교육 가입이라고 주장한 적이 있다”며 “현재 정부에서 의료의 세계화를 위해 한의학을 해외에 소개하고 외국환자를 유치하려 노력하고 있다. 만약 이들 중 의료 사고가 발생하고, 그런 상황에서 한국의 한의사가 국제적인 의료인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이것은 국가에서 불법의료행위를 조장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하루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자리에서 이태근 정책관이 TFT를 만들어서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뒤 일사천리로 추진됐고, 각 대학 교수들의 SCI급 논문을 수집해 한국한의과대학의 수준을 보여주는 참고자료로 같이 보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교육과정을 비롯한 한의과대학의 내실적인 면도 고려해야 한다”며 “현재 의전원에서 요구하는 최소 임상실습교육시간은 1800시간이고, 대학에 따라 2300시간을 수행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한의과대학의 임상실습교육은 이보다 부족한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상실습이 전부는 아니지만 우리가 상대보다 교육을 덜 받는 상황에서 그들이 동일한 자격을 인정할 것인가”라고 일침했다.

이 학장은 “지금 교수들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난달 25일과 26일 양일간 대만에서 개최된 세계전통의학대학연합회(GUNTM)회의에서 중국 북경중의학대학의 교육과정 발표내용을 보고 중의학의 퇴출론이 나올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희대가 대학교육에 대한 방향성을 제대로 이끌어 가지 못하면 향후 침은 MPS로, 약은 천연물신약으로 양의사가 가져가고 전통의학은 세계의학계에서 퇴출될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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