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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라서 예쁘다
영화읽기 ┃아이 필 프리티
2018년 08월 17일 () 06:44:14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끝없는 폭염 때문에 시간이 빨리 흘러가기를 기원하고 있을 때 문득 달력을 봤더니 8월도 중순을 넘어서고 있다. 필자의 경우 2018년이 되면서 지금까지 해왔던 일과는 다른 일을 하려고 생각하며 실행해 나가려고 했었다. 그러나 지금 되돌아보면 실행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며, 주변에서 많은 독려와 도움을 주고 있지만 왜 제대로 하지 못했는가를 돌이켜 봤을 때 원인은 딱 하나, 자신감 부족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누군가는 간절함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냐고 했지만 간절함도 자신감이 결여 되었다면 헛된 노력일 뿐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감독 : 에비 콘, 마크 실버스테인

출연 : 에이미 슈머, 미셸 윌리엄스, 로리 스코벨

뛰어난 패션센스에 매력적인 성격이지만 통통한 몸매가 불만인 르네(에이미 슈머)는 예뻐지기만 하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헬스클럽에서 스피닝을 하면서 몸매 관리를 하려고 하지만 늘 사고를 일으킨다. 그러던 어느 날 예뻐질 수 있다는 자기 최면 속에 미친 듯이 페달을 밟다가 헬스 클럽 바닥에 내동댕이쳐져 머리를 부딪힌다. 그 후 르네는 자신의 외모가 너무 예뻐졌다고 착각하게 되고, 평소와 달리 매사 당당한 모습으로 지내다가 에이버리(미셸 윌리엄스)의 눈에 띄어 그토록 일하고 싶었던 화장품 회사에 입사하게 된다.

<아이 필 프리티>는 제목에서도 쉽게 알 수 있듯이 자신이 예쁘다고 착각한 여주인공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브릿지 존스의 일기>와 비슷한 패턴이지만 주인공의 모습을 유쾌하면서도 당당하게 표현하면서 현 시대의 여성에 대한 개념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물론 전반적인 이야기 구성이 너무 단순하고, 비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만 실제로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피해 받는 수많은 여성들의 경우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단순히 여성 외모에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갖고 있는 자신의 단점 콤플렉스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자신을 잘 이해한 후에 생기는 ‘자신감’이라고 답하고 있다. 그러면 간절히 원하던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주제를 전하고 있다.

또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제작진답게 전작을 연상하게 하는 카메라 워킹과 뉴욕의 이곳저곳을 담은 장면 등을 볼 수 있으며, 전작에서는 패션 잡지사를, 이번 작품에서는 고급 화장품 회사를 배경으로 한 화려한 볼거리를 덤으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통통 튀는 르네의 매력을 200% 발휘하는 코미디 배우 에이미 슈머와 목소리 콤플렉스를 가진 배역을 훌륭하게 소화시킨 미셸 윌리엄스의 연기 등이 조화를 이루면서 여성 관객들은 물론 남성 관객들도 큰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는 영화이다. 그리고 영화 속 깨알같이 숨어 있는 한국 제품들을 찾는 재미도 있다. 여하튼 <아이 필 프리티>는 필자를 비롯한 많은 관객들에게 영화 감상 후 ‘자신감 뿜뿜’을 외치며 새로운 삶의 도전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고, 폭염에 지친 심신을 웃음으로 치유하게 해주는 뻔하지만 즐거운 영화이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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