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기병증과 사상인 질병분류(6) -오상정대론의 오운병증 삼기지기(三氣之紀)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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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기병증과 사상인 질병분류(6) -오상정대론의 오운병증 삼기지기(三氣之紀) ①
  • 승인 2018.09.07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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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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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운 평기·불급·태과의 삼기지기(三氣之紀)

《오상정대론(소.70)》4장은 삼기지기론(三氣之紀論)이다. 오운(五運)의 성기(性氣)는 음양의 태과지기(太過之氣)-불급지기(不及之氣)뿐만 아니라 사천지기(司天之氣)-재천지기(在泉之氣)라고 하는 정기(情氣)의 생극(生剋)으로 인해 평기지세(平氣之歲)가 출현하게 됨으로써 3가지 종류로 대별된다. 삼기지기(三氣之紀)의 순서는 초반의 평기(平氣), 중반의 불급지기(不及之氣), 후반의 태과지기(太過之氣)의 순서로 되어 있다.

 

제풍도현 개속어간의 지화지변(之化之變)

《지진요대론(소.74)》58장은 “부백병지생야, 개생어풍한서습조화, 이지화지변야(夫百病之生也, 皆生於風寒暑濕燥火, 以之化之變也)”라고 기록하고 있다. 모든 질병의 원인은 단 6가지, 즉 풍한서습조화(風寒暑濕燥火)의 육원(六元)에 불과하다는 것을 천명(闡明)하고 있는 것이다. “지화지변(之化之變)”의 지(之)는 “가다”는 뜻이다. “지동지서(之東之西)”는 “동쪽으로 가고 서쪽으로 간다”는 뜻이다. 정상적(正常的)인 규율(規律)을 따라 나아가기도 하고, 변칙적(變則的)인 과정을 밟기도 한다는 뜻이다. “지화지변(之化之變)”은 사기(邪氣)의 화신(化身), 변신(變身)을 의미한다. 《오상정대론(소.70)》4장의 주제는 삼기지기(三氣之紀)의 병증이다. 삼기지기론(三氣之紀論)은 육원(六元)의 지화지변(之化之變), 즉 탈바꿈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오운지기(五運之氣), 즉 성기(性氣)의 소승동화(所勝同化)의 법칙, 종승동화(從勝同化)의 법칙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소승동화(所勝同化)는 소승지기(所勝之氣)를 동화시키는 법칙이요(예: 風木이 燥金에 동화됨), 종승동화(從勝同化)는 소승지기(所勝之氣)에 동화되는 법칙이다(예: 燥金이 風木에 동화됨).

《지진요대론(소.74)》59장의 병기19조는 “제풍도현, 개속어간(諸風掉眩, 皆屬於肝)”으로 시작된다. “제풍(諸風)”은 심미허실(甚微虛實)의 모든 풍사(風邪)를 말한다. “개속어간(皆屬於肝)”은 모두 간장(肝臟)의 병증이란 뜻이다. 이 경우의 병기(病機)를 심찰(審察)하면 사기의 지화지변(之化之變), 즉 사기의 오장(五臟) 간의 이동이다. 오장(五臟)의 사기가 오장(五臟)으로 전이되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중에 하나다. 하나는 소승지장(所勝之臟)으로 옮겨가는 경우이며, 다른 하나는 소불승지장(所不勝之臟)으로 옮겨가는 경우다. 지화(之化)는 정상적으로 가는 것이며, 지변(之變)은 거꾸로 가는 것이다. 비장(脾臟)의 사기(邪氣)가 소승지장(所勝之臟)인 신장(腎臟)으로 가는 것은 지화(之化)이며, 소불승지장(所不勝之臟)인 간장(肝臟)으로 가는 것은 지변(之變)이다. “제풍도현, 개속어간(諸風掉眩, 皆屬於肝)”은 “비장(脾臟)이 감수한 풍사(風邪)가 간장(肝臟)으로 이동”을 표현한 것이다. 비이풍어간(脾移風於肝)은 풍사(風邪)의 지변(之變), 즉 지간(之肝)이다.

 

삼기지기의 병증 서술 특징

《오상정대론(소.70)》4장은 삼기지기(三氣之紀)의 병증을 제시하고 있다. 삼기(三氣)란 오상지정(五常之政)의 평기(平氣), 불급지기(不及之氣), 태과지기(太過之氣)다. 《기교변대론(소.69)》은 오운지화(五運之化)의 병증을 태과지기(太過之氣)는 4장에, 불급지기(不及之氣)는 5장, 6장에 따로 분리해서 기술했었다. 이러한 방식에 따른다면 삼기지기(三氣之紀)의 병증 역시 평기(平紀), 불급지기(不及之紀), 태과지기(太過之紀)의 3장으로 따로 떨어뜨려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한 장(章)에 다 담고 있다. 삼기(三氣)의 에너지가 엄연히 구분되고 각각의 내용이 매우 방대(尨大)함에도 불구하고 따로 분리시키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방식을 택한 것은 사기(邪氣)의 허실(虛實), 그리고 표리병(表裏病)에 대한 일관성 때문일 것이다.

 

〈평기(平氣)의 병기(病機) 및 병증(病證) 도표〉

평기의 사기와 병증

평기(平氣)의 사기(邪氣)는 태과지기(太過之氣)도, 불급지기(不及之氣)도 아닌 승기(勝氣)이다. 평(平)은 “평평할 평”이다. “바닥이 고르고 판판하다”는 의미다. 평기(平氣)의 승기(勝氣)는 허사(虛邪)-실사(實邪)로 구분된다. 태과지기(太過之氣), 불급지기(不及之氣)는 심미(甚微)로 구분되지만 평기(平氣)에는 심미(甚微)의 구분없이 허실(虛實)로만 구분되는 것이다.

오운평기(五運平氣)의 각론(各論)에는 기병(其病)의 단 한 개 병증만이 제시되어 있다. 오운불급에는 기동(其動), 기발(其發), 기병(其病) 등의 병증이 제시되어 있고, 오운태과(五運太過)에도 기동(其動), 기병(其病) 등의 병증들이 제시되어 있지만, 오운평기(五運平氣)에는 기병(其病)의 단 한 개의 병증만이 기록되어 있다. 이는 평기(平氣)가 태과지기(太過之氣)-불급지기(不及之氣)와 달리 미심(微甚)의 구분 없이 허사(虛邪)-실사(實邪)로만 구분되기 때문이다. 평기(平氣)의 허사(虛邪)는 리기(裏氣)를 손상시키고, 실사(實邪)는 표기(表氣)를 손상시킨다. 승실사(勝實邪)의 표병증(表病證)에 관한 기록은 없다.

 

목운평기-부화지기의 병증

목운평기(木運平氣)의 풍기(風氣)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절대 중화지기(中和之氣)다. 따라서 목운평기(木運平氣)의 승조(勝燥)는 허조(虛燥)-실조(實燥)로만 나뉠 뿐 미사(微邪)-심사(甚邪)로 구분되지 않는다. 목운불급(木運不及)의 위화지기(委和之紀)의 사기(邪氣)도, 목운태과(木運太過)의 발생지기(發生之紀)의 사기도 미사(微邪)-심사(甚邪)로 나뉘지만, 목운평기(木運平氣)의 부화지기(敷和之紀)의 사기는 미사(微邪)-심사(甚邪)로 나뉘지 않는다. 목운평기(木運平氣)는 불급(不及)이나 태과(太過)로 치우쳐 미(微)-심(甚)으로 구분되는 에너지와는 전혀 다른 미심(微甚)의 양극을 초월한 중립(中立)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아래는 목운평기(木運平氣)인 부화지기(敷和之紀)의 병증(病證)을 기록하고 있는《오상정대론(소.70)》4장 1절의 원문이다.

●敷和之紀, 木德周行, 陽舒陰布, 五化宣平. 其氣端, 其性隨, 其用曲直, 其化生榮, 其類草木, 其政發散, 其候溫和, 其令風. ①其臟肝, 肝其畏淸, 其主目, 其穀麻, 其果李, 其實核. 其應春, 其蟲毛, 其畜犬, 其色蒼, 其養筋. ②其病裏急支滿, 其味酸, 其音角, 其物中堅, 其數八.

 

① “기장간, 간기외청(其臟肝, 肝其畏淸)”은 목운지정(木運之政)의 평기(平氣)의 사기(邪氣)는 승기(勝氣)인 조기(燥氣)이며, 감수하는 장기(臟器)는 간장(肝臟)임을 밝히고 있다. 부화지기(敷和之紀)의 승기(勝氣)인 조기(燥氣)는 허조(虛燥)-실조(實燥)로 나뉜다. 기승지기(己勝之氣)인 풍기(風氣)를 동화시키지도 않고, 승기지기(勝己之氣)인 열기(熱氣)에 동화되지도 않는 과(過)-불급(不及)으로 치우치지 않은 평화(平和)한 기운이다.

② “기병리급지만(其病裏急支滿)”은 승허조(勝虛燥)의 리병증(裏病證)이다. 승실조(勝實燥)의 표병증(表病證)에 관한 기록은 없다. 명병은 『태양인 간수부화승허조 리부화승허조병(太陽人 肝受敷和勝虛燥 裏敷和勝虛燥病)』이다.

※지난 2회 연재에서 “기교변대론의 태과불급 변증분석” 중 “운기병은 장병(臟病)의 성기병(性氣病)과 부병(腑病)의 정기병(情氣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의 내용을 “운기병은 장병(臟病)의 성기병(性氣病∥五運病)과 오장육부병(五臟六腑病)의 정기병(情氣病∥六氣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로 바로잡습니다.

 

이정우 / 경희삼대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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