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간 4번 이전해온 한방병원…“평가인증 통과만을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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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간 4번 이전해온 한방병원…“평가인증 통과만을 위한 것”
  • 승인 2018.11.1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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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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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잦았던 가천대 한방병원

서울 송파에서 동인천, 인천 구월동, 그리고 다시 동인천으로 오기까지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가천대학교 한의대생들은 학교 근처의 단독 한방병원개설을 요구해왔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지난 7년간 4번 이전을 하는 등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가천대학교는 지난 1997년경 가천 길 재단이 경원대학교를 인수했고, 1998년에서 2000년 사이 길 재단은 길병원에 협력병원의 형태로 한방병원을 만들기로 했다. 8대 학생회는 당시 동인천 한방병원으로 가서 수업 듣는 것을 반대했고, 송파구에 오피스텔을 개조한 임시 부속병원에서 임상 실습을 이어갔다.

이 때 당시 가천대는 표면적으로 서울 송파구에 있던 경원대학교 부속 서울한방병원과 동인천에 있던 협력병원인 경원인천한방병원 두 곳의 한방병원이 있었으나 사실상 두 곳 모두 한의대생들의 요구사항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 2013년 한방병원 건립 투쟁 당시 ‘가천대 한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01년 3월 교무위원회에서 이길여 총장은 “길 재단 예산으로 병원을 지어서 경원재단에 기증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후 2002년 말 학생총회에서 부천병원에 본과 3~4학년이 이동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그리고 2004년 3월 8일 ‘협력 병원’인 동인천길병원(양방)이 폐업을 하게 되면서 동인천에 있던 경원인천한방병원은 존립위기를 맞게 됐다. 한·양방협진이 강점이었던 병원에서 한방이 단독으로 남게 되면서 언제 폐업 당할지 모르게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면서 한의대는 학교 측에서 제시한 협력병원 형태의 부천한방병원을 인정하거나 경원대 혹은 성남에 병원건설을 요구해야 했다.

이후 2008년 1학기부터 학교 측은 송파 임대 부속한방병원이 적자가 난다는 이유로 폐원을 결정했다. 이에 학생들은 투쟁에 돌입했고, 학교측과 경원인천한방병원을 부속병원으로 만들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2009년 3월 1일 경원인천한방병원과 경원대학교 부속 서울한방병원의 통합개원 형태로 경원대 길 한방병원이 개원했다.

2010년 의대 교육인증평가가 대두되면서 양방병원은 병상 수 등의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 동인천길병원으로 들어왔다. 이에 따라 한방병원은 강제적으로 이주하는 상황이 되었다. 학교 측은 한방병원을 남동길병원으로 옮기려 했으나 학생들의 반발로 인해 차선책으로 인천 구월동의 길병원에 딸린 부속병원으로 이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2015년 9월, 한의학교육평가인증을 통과하기 위해 가천대는 또 다시 한방병원을 동인천으로 옮겨 현재의 ‘가천대 부속 길한방병원’을 개원하게 되었다.

즉, 지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지난 10년 동안 가천대 한방병원은 위치를 4번 바꿨다. 그동안 가천대 한의대생들이 요구했던 학교 근방의 부속병원 설립은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최근의 동인천길한방병원으로의 재이전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한평원 교육평가인증만을 통과하기위한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가천한의대에 재학 중인 모 학생은 “동인천길한방병원으로 오면서 병상 수는 인증평가 최저기준을 맞출 수 있게 되었지만 지리적 여건은 오히려 더 나빠졌다”며 “학교 측에서 신규 환자들이 올 수 있도록 홍보를 지원하거나 병원 인프라를 개선하는 노력 또한 보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렇듯 가천대한방병원은 학교 측의 일방적인 계획에 따라 잦은 이전을 해왔고, 따라서 병원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학교 근방의 한방병원 설립이라는 가천대한의대생들의 계속되는 요구에 학교 측이 귀를 열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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