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證脈方藥合編> 里洞新刊의 간행지 里洞에 대한 연구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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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證脈方藥合編> 里洞新刊의 간행지 里洞에 대한 연구 ②
  • 승인 2018.11.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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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춘, 서정철, 최순화

한기춘, 서정철, 최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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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4. 京城의 里門(洞)이라는 가설


조선시대 말기에 明禮洞을 줄여서 明洞이라고 한 기록이 있으므로8), 京城의 里門(洞)도 줄여서 里洞으로 표기했을 것이라는 가설이다. 京城의 里門(洞)(그림 3)9)은 현재의 동대문구 이문동이 아니라 종로구 인사동에 해당한다(그림 4).

그림 3. 京城의 里門(洞)

Ⅲ. 고찰

里洞新刊을 간행한 里洞의 소재에 대해 지금까지 명확히 밝혀진 바도 없고 이와 관련된 사료도 찾기 힘든 실정이다. 따라서 필자는 里洞이 고유명사가 아니라 일반명사라는 가설, 전라도 지역이라는 가설, 완판본인 전주 지역이라는 가설과 冶洞이나 美洞과 가까운 京城의 지역이라는 가설 등을 제시하였다.

박훈평7)은 <方藥合編> 완판본을 院山新刊 계열과 里洞新刊 계열로 나누었는데, 里洞新刊 중 서계서포 판권지가 붙어 팔린 책에 한하여 언급할 경우는 里洞이 전주와 관련되어 생각될 수 있지만, 출판법 시행 이전에 판권지가 없는 책도 상당수 존재하므로 판권지로만 한정하여 里洞新刊이 완판본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

또한 이태영6)은 里洞新刊에 대해 “간기 부분을 ‘里洞’이라고 표기한 채 출판한 이유는 판매하는 곳에서 바로 정확한 동네 이름을 쓰라는 배려로 보인다. (……) 그런데 ‘里洞’은 전주에 없다.”고 하여 里洞新刊이 전주에서 발행되었다는 논술과 모순된 주장을 하고 있다.

한편 李政沅10)의 연구를 바탕으로 간행소와 간기에 대해 추론하면 다음 세 가지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①방각업자가 처음부터 里洞新刊 刊記를 새겨 발행한 경우, ②처음에는 刊記없이 간행했다가 나중에 판매 직전 단계에서 里洞新刊 刊記를 새겨 발행한 경우, ③기존의 刊記(예컨대 乙酉仲秋冶洞新刊)를 새겨 판매한 것을 里洞의 방각업자가 옛 刊記를 없애고 里洞新刊 刊記로 발행한 경우 등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어느 경우가 진실인지 밝힐 정확한 근거나 史料가 없는 실정이다.

천혜봉11)은 京板과 지방 방각본을 비교해 볼 때 書體와 板刻術이 비교적 정교한 것이 특징이라고 하였다. 전주의 西溪書?(全州郡府西四契)에서 발행한 里洞新刊만 하더라도 院山新刊인 多佳書?(全州郡多佳町123番地)와는 지척임에도 불구하고 판본의 완성도가 天壤之差라 할 정도로 판각의 오류가 적고 우수함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살펴보면 里洞新刊의 각수는 京城의 각수와 대등한 기술을 보유하였거나 원고의 교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里洞新刊에는 향약명에 호남 방언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판각을 위한 原稿는 전라도 방언을 쓰는 인물이 작성하였거나, 전라도 지역에서 원고를 작성하였지만 판각은 京城에서 이루어졌을 것이라 추측도 할 수 있다. 즉, 애초에 京城에서 판매하다가 판매 부진이나 판권이 전주로 넘어가는 등의 다른 이유로 全州에서 판매하게 되었고, 출판법이 발효되면서 전주의 西溪書舖 판권지를 貼付하여 판매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림 4. 오늘날 里門(洞)의 위치


Ⅳ. 결론
里洞의 소재에 대해 里洞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일반명사이거나, 호남방언의 향약명이 사용된 것으로 보아 전라도 지역이거나, 일부 西溪書舖의 판권지가 붙은 책으로 보아 지금의 전주이거나, 혹은 京城의 里門(洞)이라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하지만, 里洞新刊의 향약명이 호남 방언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 근거하여 보면, 里洞은 전라도 지역이라는 가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생각된다.


<참고문헌>

6. 이태영, 완판방각본의 유통 연구, 冽上古典硏究, 2018:61:143-171.

7. 朴薰平, 방약합편 목판본에 관한 서지적 연구, 한국서지학회, 2018;74:163-185.

8. 도서관연구소 고전운영실, 고지도를 통해 본 서울지명연구, 국립중앙도서관 도서관연구소, 2010:105.

9. 서울역사박물관, 옛서울지도, 서울역사박물관, 2016:99.

10. 李政沅, 安城板 坊刻本 출판현황, 語文硏究. 2005:33(3);161-184.

11. 千惠鳳, 韓國書誌學, 民音社: 1991:233~234.

 


한기춘·서정철·최순화 (mc맥한의원·우리경희한의원·보광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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