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한의사들이 바라본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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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한의사들이 바라본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 승인 2018.11.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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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한의진료 객관적 근거 제공 의의…과도한 분량·홍보부족 등 지적

1주기 사업 마무리…활용성 면에서 보완 필요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김춘호 기자]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 대해 임상가에서는 “제도권 진입을 위해 필요성이 절실했던 부분이라 환영한다”는 의견과 동시에 “실제 임상에서의 활용성이 부족하고 지침의 내용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6년간 30개 진료지침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로 지난 2016년부터 발족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개발사업단은 올해를 끝으로 1주기 사업을 마무리한다. 그동안 ▲견비통 ▲경향통 ▲만성 요통 증후군 ▲슬통 ▲안면신경마비 ▲요추추간판탈출증 ▲족관절염좌 ▲화병 등 8개의 지침을 기개발했고 앞으로 ▲감기 등 22개의 신규 개발을 할 예정이다.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목록.<사진캡처=국가한의임상정보센터 홈페이지>

임상에서는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사업의 필요성과 의의에 대해 공감하고 있었다.

A 한의사는 “한의진료의 특성상 데이터화가 어렵기 때문에 이로 인한 임상적·학문적 근거부족이 국가보험제도에 편입되지 못하는 원인이 되는 것 같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이 지침은 객관적인 진료 프로세스를 제공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B 한의사는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한의계에서 대내외적으로 그 필요성이 절실했던 부분이라 환영하고 반가운 소식”이라며 “학계의 저명한 교수와 다양한 전문가, 연구자들의 많은 고민과 노력으로 이루어졌음을 알기에 더욱더 값진 결실이다”고 밝혔다.

C 한의사는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사업단에게 “한의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의 노고에 항상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침의 실제 진료현장에서의 활용성과 유용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A 한의사는 “한의약이 더 체계화된 임상근거를 바탕으로 발전해나가야 한다는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시대적 흐름이지만 정부의 의료산업화·과학화 추진 방향이 의료계 현실과 얼마나 부합될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의료계열도 그렇지만 한의계는 환자의 개별특성을 많이 반영하고 있다”며 “총괄적 관리를 위한 획일적 진료가 환자와 의사에게 현실적으로 적정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C 한의사는 “내용이 상세하고 유용한 부분이 많지만 지나치게 방대하다”며 “족관절염좌 임상지침이 210쪽이나 될 이유가 있을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도입부나 잡설이 길어 실제 활용할 내용을 찾는데 방해가 된다”며 “양이 방대한 것이 모양새가 좋을 수는 있겠지만 임상진료지침이라면 바로 보고 참조할 수 있도록 필요한 내용만 간략하게 추려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반면, B 한의사는 “진료 현장에 있는 임상한의사로서 한의 치료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 제시가 상당히 절실한 부분이었는데 표준진료지침개발이 그간의 고민을 상당히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며 “환자의 신뢰도 향상과 더 나아가 한의학의 과학화, 표준화, 산업화, 세계화를 목표로 하는 정부의 방침에도 부합하는 성과”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임상 현장의 목소리가 꾸준히 반영되고 최신 연구 동향이나 우수한 연구 결과들을 수록된 개정판이 지속적으로 출간 된다면 한의사의 진료 수준 향상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상당수의 임상한의사들이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지침에 대한 의견을 묻자 “사업 개요는 알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한다”, “실제 지침을 본 적은 없다”는 답변을 한 회원들이 많았다.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은 한의계의 표준화와 발전을 위해 중요한 사업이라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홍보와 활용성 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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