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견의 체질침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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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견의 체질침 치료
  • 승인 2018.11.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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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

이강재

mjmedi@mjmedi.com


(1) 오십견은 유착성피막염(동결견)

흔히 오십견(五十肩)이라고 부르는 어깨통증은 유착성피막염(癒着性皮膜炎)으로 동결견이라고도 한다. 어깨의 관절낭(關節囊)에 염증이 발생하고 관절낭의 피막(皮膜)이 굳어진 것이다. 동결견은 어깨의 모든 운동 범위에서 가동범위가 제한된다. 그리고 회전근개질환1)과 구분되는 점은 능동거상과 수동거상의 가동 범위가 같다는 점이다. 발병 초기에는 통증이 극심하다. 자지러지게 아프다. 그러다가 서서히 통증이 줄어들면서 어깨가 굳어진다.

정형외과학에서는 오십견이 관절낭의 염증, 관절낭 피막의 유착(癒着)과 비후(肥厚), 유착된 관절낭의 경직(硬直), 순서로 진행된다고 한다. 그래서 종국에는 어깨관절이 마치 얼어붙은 것처럼 굳어진다고 하여 동결견(凍結肩 Frozen Shoulder)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동결견은 다른 관절질환과 구분되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오십세 전후로 잘 발생하기는 하지만 나이를 고려해서 이 질병을 단순히 퇴행성질환으로 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많이 사용하는 어깨가 아닌 반대쪽에 잘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여성에게 발생빈도가 높다. 둘째로는, 한쪽 어깨가 나아지면 별다른 이유 없이 반대쪽에 또 발생하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특징은 어깨가 굳어져서 오래도록 고생하다가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았는데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깨끗하게 나아지게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동결견보다는 오십견이 이 질병이 지닌 특징에 더 어울리는 이름인지도 모르겠다.

 

(2) 오십견에 관한 핵심개념

권우준 씨는 1997년 6월 첫 강좌 이후로 어깨통증에서는 오십견 만을 말했다. 어깨관절에 있는 건과 인대, 그리고 활액낭의 병증에 대해서는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2) 그러면서 그는 “오십견은 대부분 두 가지 중에 하나이다. 퇴행성관절염 때문이거나 디스크성관절염”이라고 규정하였다.

그런데 KZP로 오십견이 시원하게 해결되지 않는다. 어렵다. 그래서 2000년 6월 3일에 행한 강의에서, KZP로 안 되면 퇴행방과 류마티스방을 추가적으로 사용해보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처방도 별다른 효용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2013년 3월 10일에 “류마티스방은 효과가 없다”고 자신의 발언을 수정했고, 결국 2014년 5월 10일 강의에서 “임상을 하다 보니 난치병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근골격계질환이 어렵다는 것을 알겠다. 병증이 다양하고 재발률도 높다. 어깨의 병증이 다른 관절에 비해서 어렵다. 다른 시각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KZP가 포함되지 않은 처방조합을 제시했다. [KFP442 + KBP551]과 [KBP551 + KFP442]인데 이것은 “언뜻 근골격계질환으로 보이지만 근골격계질환이 아닌 경우에 상당히 효과적이다. 예를 들면, 근막질환, 인대질환, 관절의 질환이 전혀 없이3) ROM의 장애가 있는 오십견 같은 경우이다”라고 하였다.

이상의 내용으로 본다면 아래의 네 가지가 8체질의학적으로 오십견의 병리를 이해하고 치료방향을 결정하는 핵심개념이라고 생각한다.

1) 정형외과학에서는 오십견이 퇴행성질환이 아니라고 한다.

2) 2000년 이전까지의 체질침 자료에서 오십견에 KZP가 주방(主方)으로 적용되었다.

3) 권우준 씨는 2000년 6월 3일에 행한 강의에서 오십견에 류마티스방을 써 볼 수 있다고 제안했었다.4) 그런데 2013년에 3월 10일에는 오십견에 류마티스방은 효과가 없다고 하였다.5)

4) 2014년 5월에 권우준 씨는 오십견에 KFP442를 주방으로 제시하면서, KZP를 제외한 처방조합을 말했다. 왜 KFP442가 오십견에 적용되는가?

(3) 오십견의 3단계 구분

치료를 받지 않고도 오래 지나면 증상이 없어진다고 해도 당장 불편한 상황에서는 그것을 해소시킬 수 있는 치료행위가 필요하다. 정형외과학에서 동결견을 보는 인식을 바탕으로, 이 질병의 전개 양상에 따라 아래 표와 같이 세 단계로 구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6)

이렇게 본다면 각 단계마다 병증의 양상(病態)이 다르므로 체질침 처방의 대책도 달라야 한다고 판단한다. 염증기에는 관절의 염증에 해당하는 처방이 필요하다. 유착기는 피막을 부계(腑系)로 본다면 부계의 염증에 해당하는 처방이 필요하다. 경직기가 되어 굳어버린 조직을 풀어주려면 혈액순환을 개선시키는 처방이 필요하다. 또한 표출되는 증상의 양상만으로는 시기적 구분이 모호할 수 있으므로 처방을 복합적으로 구성하여 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제시한 이상의 내용이 설득력이 있다면 오십견에 운용된 역대 처방과 권우준 씨가 말했던 오십견에 관한 개념과 처방들이 거의 설명이 된다.

1) KZP는 관절염증방이니 관절낭의 염증에 유효하다. 이때 KZP는 KZa의 확장방이다.7)

2) 관절낭의 피막이 유착되고 비후되어 있다면, 피막을 부계로 보고 [KFa + KBa]의 확장방으로서 [KFP442 + KBP442]가 가능하다. 또 통증을 목표로 [KFP442 + KBP551]도 가능하다. 관절낭과 피막을 함께 본다면 [KFP442 + KZP551]도 가능하다. KFP442는 기본적으로 ‘손상된 세포를 재생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3) 유착된 관절낭의 피막이 굳어지는(경직) 단계가 되면 DVP가 필요하다. 관절이 굳어져서 동작이 제한(마비)되는 상태이므로, 무력해진 근육에 힘을 주고 혈액 순환을 촉진한다는 의미이다. 동결견은 괄절낭의 염증이고 굳어진 것이니 [KZP + DVP]도 가능하다.

4) 우리 몸의 여러 조직에서 이상과 같은 환경일 때 바이러스가 잘 침범한다고 보고, 신경섬유에 바이러스가 감염되어 유발되는 대상포진성 통증을 목표로 KBP551을 제시한 것이다.

나는 오십견이 나타내는 각 단계의 병태를 고려하여 아래와 같은 처방 조합을 제안한다.

(4) KZP는 위대하다

뼈와 뼈가 만나는 관절에서 발생하는 염증을 치료하는 체질침 처방이 관절염증방이다. 그런데 모든 골격의 기본은 척추이므로 이전에는 이 처방을 척추방이라고 불렀다. KZP를 관절염증방이라고 새롭게 부르게 된 것은 이 처방을 척추라는 범위로 한정시켜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관절염증방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해서 척추방이라는 이름이 가진 의미를 망각해서도 안 된다. 하지에서는 요추로부터 골반, 고관절, 무릎, 발목, 발가락으로 관절이 이어지고, 상지에서는 경추로부터 어깨, 팔꿈치, 손목, 손가락으로 관절이 이어진다. 그래서 어깨관절에서 발생하는 병증과 통증은 척추 즉 경추(頸椎)와 연관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지금까지 8체질의학 임상을 하면서 ‘KZP는 위대한 처방’이라는 말을 많이 접했고, 나 또한 후배들을 향해 열심히 이 말을 전달하고 전파했다. 그런데 그동안 이 말이 지닌 깊은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아서 많이 반성하고 있다.

KZP는 최강(최약)장기를 조절하는 처방과 최약(최강)장기를 조절하는 처방이 배열되고 여기에 신경방(火장기)이 결합하는 처방으로, 8체질의 내장구조에서 가장 근본적인 길항(拮抗)구조를 조절하는 처방이다. 이때 내장의 길항구조는 폐(肺)와 간(肝), 그리고 췌(膵)와 신(腎)이다. 그래서 KZP는 관절염증뿐만 아니라, 체질론적인 원리를 바탕으로 인식하는 모든 병리(病理) 상태의 기본방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KZP가 위대하다고 말하는 순간 그 위대성은 8체질의학의 영역에서 끝나지 않고, 결국은 동무(東武) 이제마(李濟馬)까지 도달한다. 이것은 팩트이다. 체질침을 쓰는 임상의라면 이 사실을 항상 명심해야만 할 것이다.

 

※ 참고 문헌

1) 김형묵 譯, 『정형외과 임상검사』 고려의학 1989. 6. 30.

2) [8체질의학] 신기회 정리 제본 (2001)

3) EBS 명의, 오십견과 손목터널증후군 (296회) 2013. 2. 22.

4) [권우준 강의 녹취록] 2013. 3. 10.

5) [권우준 강의 녹취록] 2014. 5. 10.

6) 최중립, 『통증사냥법』 군자출판사 2014. 6. 2.

7) 김지용, 어깨 충돌 증후군 『민족의학신문』 (977호) 2014. 12. 11.

8) [의학채널 비온뒤] 이상훈 원장 강의 동영상 2015. 2. 22.

9) KBS 생로병사의 비밀, 어깨 통증 (655회) 2018. 7. 18.

10) [권우준 강의 녹취록] 2018. 10. 21.

 

이강재 / 임상8체질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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