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의 시타와카 식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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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의 시타와카 식물원
  • 승인 2018.12.07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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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mjmedi@mjmedi.com


세계의 약용식물 여행스케치(27)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시타와카(Seethawaka) 식물원은 스리랑카의 6개 국립식물원 중에서 가장 최근인 2014년에 개원했다. 수도 콜롬보의 오른편에 위치해 있는 이 식물원은 Seethawaka Wet Zone Botanical Garden으로도 불린다. 입구의 식물원 안내문은 영어를 포함해서 3개 언어로 제작되어 있고 필자가 식물원을 찾은 날에는 이곳으로 웨딩사진 촬영을 마친 신혼부부가 나오고 있었다.

면적이 32 헥타르인 시타와카 식물원은 약용식물 구역을 비롯하여 수목원, 화훼원예 구역, 산꼭대기 정원, 차밭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중앙의 잔디 지역에는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와서 휴식하고 있다. 식물원 입구에는 실론계피가 심어져 있고 열매가 달려있다. 유럽인들은 중국계피보다 실론계피를 향신료로 더 즐겨 썼다. 입구를 들어서니 꽃과 열매를 한꺼번에 맺은 정향 종류인 Syzygium caryophyllatum가 보인다. 활짝 핀 꽃 앞에서 방문객들은 기념사진을 찍느라 다들 바쁘다. 스리랑카와 남인도에서 자생하는 이 식물은 열매를 식용한다.

관심있는 약용식물 구역은 식물원의 높은 곳에 자리잡아 숨을 헐떡이며 찾아 올라갔다. 그다지 넓지 않은 이곳에서 필자는 50종의 약초를 사진에 담았다. 이 중 꿀풀과 식물은 4종, 콩과 식물은 3종이 분포하고 있다. 먼저 나무줄기인 심재(心材)를 한약으로 쓰는 소목이 눈에 띈다. 산후에 머리가 아찔하고 어지러운 증상, 산후 어혈에 의한 창만동통 그리고 가슴과 배가 찌르듯 아픈 증상을 낫게 한다. 이질, 천식에도 유효한 약재다.

한약 강향은 콩과 식물인 강향단 뿌리의 심재를 말한다. 강향은 가슴이 막힌 듯이 답답하며 찌르듯이 아픈 병증 그리고 가슴과 옆구리 부위가 그득하여 편하지 않은 병증을 낫게 한다. 구토, 복통에도 사용하는 한약이다. 동의보감에는 ‘성질은 따뜻하며 보통이고 독이 없다. 유행병과 집에 이상한 기운이 있을 때 주로 쓴다. 태워서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고 서술되어 있다. 시타와카 식물원에 식재되어 있는 Acronychia pedunculata도 강향단이라 불리지만 과명은 콩과가 아닌 운향과다.

인도감나무도 서 있다. 인도의 벵갈 지방에 이 나무가 많기 때문에 벵갈감이라고도 한다. 풋과일은 떫은맛이 강해 염색용으로만 이용하고, 익으면 황색으로 변하면서 단맛이 나서 식용이 가능해 진다. 열매 크기는 작지만 맛이 좋아 인도에서 정원에 즐겨 심는다. 티베트족의 전통약재이자 아유베다의 중요한 약물인 모가자는 가자(訶子), 여감자(余甘子)와 함께 모아서 삼과(三果)라고도 부른다고 스리랑카의 로열 식물원 편에서 이미 설명했다. 이 식물원에서 삼과의 하나인 여감자가 자라고 있다. 아마륵, 아말라키라고 부르는 약초다. 인도,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이며 열대, 아열대에서 재배하는 이 식물의 열매는 식용으로도 사용한다. 힌두교에서는 신성한 나무로 여겨졌다. 역시 삼과의 하나인 청열해독, 수렴양혈의 효능이 있는 비려륵(Terminalia bellirica)도 시타와카식물원에서 자라고 있다.

스리랑카는 인도아 대륙에 위치하니 식물원에는 아무래도 아유베다 의약과 관련된 약용식물들이 많이 자라고 있었다. 아슈와간다로 부르는 약재인 Withania somnifera가 바로 아유베다 약초다. 수면 체리라고도 부르는 이 식물은 인도, 스리랑카의 아유베다의 중요한 약재다. 예로부터 질병을 앓고 난 후의 회복을 돕거나 강장제로 사용되었으며 종양, 관절염을 비롯한 염증 또는 여러 감염성 질병의 치료에 사용되기도 한다. 아슈와간다는 인삼과 마찬가지로 신체의 향상성을 유지시키는 아답토젠으로 알려져 있다. 스리랑카, 인도, 방글라데시에서 자생하는 Cissus quadrangularis도 아유베다 의약으로 사용된다. 이 식물은 강장, 진통작용과 부러진 뼈 관절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로열식물원에서 만났던 코타라힘부투, 템부수로 불리는 Fagraea fragrans, 스리랑카 고유종인 Litsea longifolia, 스리랑카에서 자라며 열매를 약용하는 Dillenia retusa가 분포하고 있다. 중국어로 치엽새금연목(齒葉賽金蓮木)인 Gomphia serrata, 우리나라에서 좀목형 그리고 중국에서는 황형(黄荆)으로 부르는 Vitex negundo, 아브린의 독성성분이 있는 홍두(Abrus precatorius), 트루 인디고로 부르며 인디고 염료로 사용하는 Indigofera tinctoria, 코카잎과 비슷한 Erythroxylum moonii이 분포하고 있다. 그외 석류나무, 알로에, 바닐라, 문주란, 폐초강, 자화단도 자라고 있다.

스리랑카의 시타와카 식물원에서 촬영한 약용식물 이름은 한약정보연구회지(2017)에 발표한 필자의 논문인 <스리랑카의 244종 약용식물의 조사 연구>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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