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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서주희의 도서비평] 세상을 바꾸는 마음의 창
도서비평┃프레임: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2019년 01월 11일 () 06:00:44 서주희 mjmedi@mjmedi.com

프레임이라 하면 원래는 창틀이나 액자틀처럼 일정의 고정된 형태를 가지고 전체윤곽을 구성하고 있는 기본적인 물리적 양식을 뜻한다. 단어가 가지고 있는 함의에 힘입어, 프레임은 심리학, 정치학, 경제학 등의 분야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세상에 대한 은유,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 등의 뜻으로 더 폭넓게 쓰인다. 너무나도 다양하고, 복잡한 세상이기에, 있는 그대로 이 세상을 읽는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 애매한 세상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 프레임이다.

   
최인철 著, 21세기 북스 刊

‘장님 코끼리 만지듯 한다’라는 속담처럼, 우리가 어떤 프레임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삶으로부터 얻어내는 결과물들이 달라진다. 중년에 찾아오는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등 일상에서 보이는 많은 신경증적 질환들은 사실 우리 내면의 자아로부터 오는 메시지이다. 이제까지 가지고 있는 프레임으로는 더 이상 안된다는 내면의 신호이다. 프레임을 더 확장시키던지, 각도를 달리하던지, 방향을 전환하던지, 완전히 뒤집어서 보던지간에, 소위 와꾸를 다시 짜야 하는 판도인 것이다.

사실 억울할 법도 한데, 그 이유는 프레임이라는 것, 세상을 보는 창들, 세상을 보는 마음의 지도라는 건 내가 스스로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태어나서 무의식중에 보고 듣고 했던 어른들의 말, 신념, 행동, 가치관 등이 오롯이 검열되지 않고 흡수되어 그 기초가 형성되고, 이후에 겪은 경험들이 그 틀 안에서 해석되어지면서 프레임은 더욱 강화가 되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프레임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가, 그것을 알아차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알아차림 즉, mindfulness 이다. 멈추면 보인다 하지 않았던가.

M&L 심리치료에서의 M은 mindfulness이다. 의식에서 종적인 형태로, 나의 모든 것, 감정, 행동, 신체감각, 생각 등을 알아차리게 하려는 힘과 의도. 그것을 의도적으로 의식적으로 행했을 때, 무의식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프레임을 알아차릴 수 있고, 그것을 보다 지혜롭게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리프레이밍이란 기법이 있는데, 모든 만물과 자연에 음양이 있듯이 힘들게 했던 상황의 좋은 면을 부각해서 보게 함으로써, 동굴시야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다.

본인에게 좋은 건 하나도 없고, 남들이 부럽기만 해서 질투가 많이 난다고 호소하던 내담자가 있었다. 그분의 이야기를 러빙프레젠스의 상태로 곰곰이 듣다가 이렇게 리프레이밍을 해 준 것이 있다. “OO씨는 참으로 타인을 러빙하는 능력이 뛰어나신 것 같아요. 이렇게 다른 분들의 좋은 점을 단번에 발견하시니, 그걸 그분들에게 그대로 전달해드리면 어떨까요? 그게 그분들께 큰 선물이 되어 기쁘게 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말을 듣던 내담자가 갑자기 얼굴이 확 펴지며 활짝 웃던 그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이렇게 좋은 리프레이밍은 자신의 단점만을 보고 살던 시야를 단번에 자신의 장점으로 바꿀 수도 있는 힘이 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프레임의 사례가 나온다. 우리가 많이 저지르는 오류는, 그 사람은 원래 그래 하면서 사람프레임으로 몰고 가며 탓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게 아니라 상황프레임으로 봐야한다는 것. 상황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라고 하는 게 좀 더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하였다. 타인에게는 나 자신이 상황이다. 심리학적 실험 결과 내가 타인에 영향을 받는 것보다, 타인의 행동과 행복에게 생각보다 많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더 나은 내가 되어야겠다는 다짐과 의지가 생긴다.

또한 현재 프레임으로, 나는 그러지 않았는데, 우리 땐 안 그랬는데 하게 되는데, 정말 그랬을까 스스로에게 다시 한 번 물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하였다. 조지 베일런트(George Vaillant)가 “애벌레가 나비가 되고 다면, 자신은 처음부터 작은 나비였다고 주장하게 된다. 성숙의 과정이 모두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말했듯이, 부모로써 가장 큰 잘못은 본래부터 부모였던 듯 행동하는 것이라 하지 않았던가.

다양한 프레임의 정의와 사례들이 나와 있어, 책을 읽는 내내 머리를 깨우는 느낌이었다. 다양한 상황에서 나도 모르게 선택하는 경향에 대한 교묘함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랄까?

한의원 경영에서 뿐만 아니라, 한의학 정책에 있어서도 거시적으로 생각거리를 주는 책이다. 개인별 맞춤치료이니, 면역치료이니 하며 더 이상 돌파구를 찾을 수 없을 것 같던 의료현장에서 이런 패러다임이 획기적인 새로운 치료법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데, 사실 이게 한의학적 프레임 아니었던가. 지금 한의학이 위기라고 하지만, 위기라고 했던 것은 늘 있어왔던 말이다. 한의학적 프레임이 새 주류의 치료법으로 패러다임 시프트가 된 이러한 현시대적 상황을 기회로 삼아, 와꾸를 다시 짜보는, 리프레이밍으로 더없이 도약하는 한의학의 활황기를 꿈꿔본다.

 

서주희 / 국립중앙의료원 한방신경정신과, M&L심리치료 티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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