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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서주희의 도서비평] 나를 성장시키는 태도
도서비평┃마인드셋
2019년 04월 12일 () 07:34:29 서주희 mjmedi@mjmedi.com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모르시는 분은 없으실 겁니다. 어릴 때 누누이 들었죠. 경주는 누가 이겼나요? 거북이가 이겼죠? 타고나기를 달리기가 재빨랐던 토끼는 방심하다가 그만 꾸역꾸역 노력하며 한발한발 내딛은 거북이에게 뒷통수를 맞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역시 아무리 약하고 힘들어도, 끝까지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어? 노력은 느림보들이나 하는 것이야? 토끼가 잠에 들지만 않았어도 이길 수 있었으니, 역시 재능은 타고나야하고 방심만 하지 않으면 되는거야?

   
캐롤 드웩 著, 김준수 譯, 스몰빅라이프 刊

이런 이야기들의 문제는 세상을 양자택일의 틀로, 즉 능력이 있는 사람과 노력을 해야만 하는 사람으로 나줘져있다는 식으로 해석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게 바로 고정마인드셋의 관점이지요. 노력은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나 필요하다는, 느림보들이나 하는 짓이라는 이미지라는 겁니다. 말콤 글래드웰 역시 우리 사회는 노력을 통해 얻은 성과보다 노력 없이 저절로 얻게 된 성과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영웅’을 타고난 초인적 능력을 통해 자연스럽게 위대해진 사람으로 여긴다고 하였지요.

시카고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낙제를 한 과목에 F(failure) 대신 Not yet 이라고 기재한다고 합니다. 테스트만으로 성공과 실패로 가르는 고정마인드셋이 아닌, 배우고 고칠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존재로 보는 성장마인드셋이죠. 정말 멋지지 않나요?

성장 마인드셋은 기본적인 전제가 인간의 발전에 대한 믿음입니다. 작은 씨앗하나가 무성한 상수리 나무가 되듯, 우리 human being 개개인들이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엄청나게 소중한 존재라는 것이죠.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들은 최선을 다하고 배우고 발전하는 데서 성공을 찾습니다. 이건 스포츠 챔피언들에게서 많이 보이는 특징이기도 하지요. 과정 자체에서 얻는 행복감이 그 무엇보다 크다는 것이지요. 또한 실패나 좌절로 결코 무릎 꿇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으로 인해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자극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태도가 지속이 되면, 연습을 놀이처럼 즐기며 열심히 연습할 이유를 스스로에게 부여하며 성공을 부르고 유지하는 프로세스를 관리할 줄 알게 됩니다.

이러한 성장마인드셋은 자기계발 뿐만 아니라, 교육, 인간관계, 스포츠, 직장 내 조직문화 등 사회 전 영역에서 쓸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전율이 오르더라구요. 제 자신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아이를 양육하는 일에 대해 뭔가 최신 GPS를 얻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성장마인드셋을 가질 수 있을까요?

지혜롭게 칭찬하는 것입니다. 지능이나 재능을 칭찬하는 방식은 고정마인드셋을 강화시킵니다. 대신에 노력, 계획, 집중, 인내, 전략, 향상된 점 등을 칭찬하게 되면 어려움에 쉽게 굴하지 않게 되지요. F가 아닌 Not yet 만으로도 아이들은 더 많은 자신감을 얻고 포기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게됩니다.

정신과 환자들에게 있어서 psychoeducation을 시키는 것이 치료의 유지나 관계 설정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캐롤 교수는 뇌교육을 통해서 성장의 사고방식을 아이들에게 가르칩니다. 노력할 때, 문제가 어려울 때 그때가 바로 뇌 안의 신경세포가 더 강하고 새로운 고리들을 만들면서 점점 더 똑똑해지고 뇌가 성장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이런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노력과 어려움의 의미가 변화하게 되며 성장할 수 있는 걸 깨닫게 됩니다.

캐롤 교수는 사실 우리 안에는 고정과 성장. 두 가지 마인드셋이 혼합되어 있다고 합니다. 어떨때는 성장마인드셋이 나오지만, 취약해지는 상황이나 사건에서는 고정마인드셋이 나오게 되지요. 무엇이 고정마인드셋 페르소나를 자극하는지, 그 상황이나 사건 등을 면밀히 살펴보라고 합니다. M&L 심리치료기법 중 inner child work처럼 말이지요. 무서워하고 불안에 떨고 있는 자신의 작은 부분이 왜 그러는지, 무엇 때문에 무서워하는지, 그 이유를 들어보고 안심시켜주고, 잘 교육시키고 도와줘서, 미처 성장하지 못하고 멈춰있는 그 부분을 이제 같이 성장하는 여정에 동행시키는 것입니다.

최근에 이영자씨가 토끼와 거북이 스토리텔링을 통해 잔잔한 감동을 주었던 이야기가 있지요. 살면서 이영자씨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자신의 열등감, 생선가게를 했기 때문에 비린내가 난다는 콤플렉스였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왜곡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힘들게 살아왔지만, 꼭 성공해서 혼자 닭 한 마리를 다 먹으리라는 다짐으로 살아왔고, 이것이 원동력이 되어 어느새 성공이라는 발판으로 나오게 되었다구요.

이영자씨 생각엔 거북이는 콤플렉스가 없었기 때문에, 그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간 것일 뿐. 느리다는 열등감이 없었기 때문에 승패와 상관없이 경기에 임할 수 있었을 것이라 합니다.

우리 안에 있는 각각의 모든 부분들은 사실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죠. 그때에는 그 전략으로 인해 살아남을 수 있었겠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지 못하고 그대로 멈춰 있기 때문에 우리를 괴롭게 하는 것 뿐이지요. 인간 각 존재를 성장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의 원천으로 보듯이, 우리의 각 부분들도 얼마든지 변화하고 성장해나갈 수 있는 파트로 보아준다면, 그렇게 따뜻한 눈으로 자신의 콤플렉스를 바라봐준다면, 걸어 잠갔던 문을 열고나와 가슴 뛰는 이 여정을 같이 걸어가 줄 것입니다.

 

서주희 / 국립중앙의료원 한방신경정신과, M&L심리치료 티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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