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국시, 가장 환자중심적이고 임상중심적인 지식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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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국시, 가장 환자중심적이고 임상중심적인 지식 물어야”
  • 승인 2019.08.2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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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인터뷰: 고성규 신임 국시위원장

매년 340문항 출제되는데 비해 신규문항은 170개 불과…임상과목 문항 부족
문항공개 대비 검토위원 2명·8명…KCD 및 영상 관련 문항 등 개발 필요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지난달 22일부터 고성규 경희한의대 교수가 신임 국시원 한의사국가시험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이에 따라 고성규 위원장은 오는 2021년 7월 21일까지 한의사 국시 출제를 총괄하게 된다. 임상과의 괴리가 적은 한의사 국시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고 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의사 국시위원장으로 임명된 소감을 들려 달라.

이전부터 국시가 한의사의 교육에 대한 가장 핵심적인 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했다. 갑작스레 국시위원장이 됐는데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하다. CBT부터 기초종합평가와 임상종합평가 준비도 필요하고, 한의사들이 일차의료현장에서 KCD를 많이 사용하는데 비해 관련 지식을 묻는 문항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실제 임상현장과 교육, 출제 사이에 괴리가 있어 이를 어떻게 줄여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도 있고, 문제은행에 영상이나 임상병리 등에 대한 문제도 부족하다. 이는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2년이라는 짧은 임기동안 초석이라도 다듬어놔야 한다는 생각이다. 더욱이 한의사 국시는 현재 340문항인데 이를 2020년에는 300문항으로 줄일 예정이다. 문항이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좋은 문제를 출제해야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양질의 문제를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소수가 해결 할 문제가 아니기에 고민이 많다.

 

▶전임 이인선 위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문항출제를 위한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생각인가.

국시위원회는 매년 봄에 문항수정작업을 진행하고, 10월경에는 신규문항개발작업을 실시한다. 원래는 한 회에 출제되는 340문항의 12배인 4080문항이 문제은행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매년 국시를 치르며 340문항이 문제은행에서 빠져나가고 이외에도 문항수정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폐기되는 문제도 나오다보니 문제은행에 있는 문제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내과, 침구과, 부인과 등 임상과목의 문항출제에 어려움이 많다. 문제를 출제해야 하는 임상교수들의 경우 임상진료일정이 있는데, 국시 문항을 출제하기 위해서는 짧으면 2박 3일에서 길면 5박 6일간 합숙을 해야 한다. 게다가 작년부터는 국시에서 문항이 공개되면서 이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문항이 잘못되었을 경우 학생들은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이 이의가 합당하다면 소송까지 갈 수 있는 문제다. 교수들이 많이 주저하고 있고, 특히 경험이 많은 교수들이 부담스러워한다. 젊은교수들의 경우 의지는 있지만 경험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임상과목의 출제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의사 국시 관련 계획에 따르면 올해는 170문항을 개발할 예정이다. 문제은행에서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4080문항 중 대략 4%를 새로 개발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문제은행에서 4080문항을 보유하려면 25년이 걸린다. 문제는 올해 170문항을 새로 개발했는데 국시를 한 번 치르면 340문항이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9월 6일에 임상과목의 각 학회장과 고시이사, 국시위원들이 참석하는 연석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를 통해 국시의 문항수정과 개발, 출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하려 한다.

 

▶최근 한의사 국시는 어떠한 변화를 겪어왔나.

최근 한의사 국시 문항의 질이 많이 좋아졌다. 의사로서의 필수적인 사항에 대한 것을 묻는 문항이 많아졌고, 문항의 변별력과 난이도 등도 수준이 높아졌다. 문항 내용의 질과 그 문항이 실제적이고 실용성이 높은가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이전에 비해 질이 많이 개선되고 있다.
작년부터는 국시에서 문항이 공개되다보니 국시검토위원이 강화됐다. 검토위원은 국시의 모든 문항을 응시자이자 전문가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검토하는 사람이다. 이전의 국시위원회는 출제위원이 중심이었고 검토위원은 한두 명에 불과했는데, 작년에는 검토위원이 여덟 명이 투입됐다. 그러다보니 문제의 소지가 있을만한 문항을 엄격히 걸러냈고, 문항과 답가지도 더욱 명확해졌다.

 

▶한의사 국시는 어떤 지향성을 가지고 나아가야 하는가.

실제적인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환자중심적이고, 임상중심적이고, 실제적인 문항이 개발되고 출제되어야 한다. 임상현장과 가까운 문제를 출제하고 이를 평가할 수 있어야 환자를 직접 보게 됐을 때 진료현장에서 최소한의 일차의료를 위한 역량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임상현장과 국시에 출제되는 문항이 괴리가 있다. 책 속에만 머무르는 이론은 지양하는 국시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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