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정유옹의 도서비평] 서로 다른 한국인과 일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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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정유옹의 도서비평] 서로 다른 한국인과 일본인
  • 승인 2019.09.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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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옹

정유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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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암은성한의원 원장이자 경희대 한의과대학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사암한방의료봉사단 위원장이며, 서울 중랑구한의사회 수석부회장이다. 최근기고: 도서비평


도서비평┃한마음의 나라 한국

 두 부류의 인간이 있다.

한 부류의 사람들은 서로가 하나라는 한 뿌리 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자신을 몸과 마음으로 함께 보기 때문에 내면을 중시하고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문제 해결에 있어서 그들은 근원적이고 본질적이다. 본래 나는 하늘같이 위대한 존재이므로 언제나 위대한 사람이 되어야 하고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모두 남남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화합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사는 의리를 중시한다. 타인의 존재에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다. 싸우는 것을 싫어하고 잘 용서하고 평화를 위해 노력한다.

또 다른 부류의 사람들은 서로서로 남남으로 여긴다. 그들은 나 하나가 중요하기에 외면을 중시하고, 몸이 우선이다. 문제 해결에 있어서 그들은 직접적이고 가시적이다. 현재 자신을 곧 자기 자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현재 자신의 상태에 불만을 느끼지 않는다. 그리고 삶의 내용을 경쟁이라고 생각한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이익 추구에 투철하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에 불안함을 느낀다. 나 아닌 사람은 투쟁의 상대이기 때문이다. 불안을 느끼지 않는 최선의 방법은 다른 사람을 죽이고 혼자 있는 것이다. 아니면 자기의 ‘꼬붕’으로 만들어 불안 요소를 제거한다.

우리는 어디에 속하는 것일까? 일본 사람들은?

『한마음의 나라 한국』에서 저자인 성균관 대학교 동양철학과 이기동 교수는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전자에 속한다고 한다. 여기에 속하는 나라는 한국,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정도의 사람들이다. 일본, 미국, 유럽 사람들은 대부분 후자에 속한다고 한다. 후자에 속하는 일본 사람들은 지진과 태풍이 많은 지역에서 살기 때문에 남을 챙기기보다는 자기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다.

저자는 전자를 향내형(向內形) 사람들이라고 하였고 후자를 향외형(向外形) 사람들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공자가 인자(仁者)를 산을 좋아하고 가만있기를 좋아하며 오래 사는 사람이라고 하고, 지자(知者)를 물을 좋아하고 움직이기를 좋아하며 매사 즐기려는 사람이라고 한데서 향내형 사람을 인자라고 하였고 향외형 사람을 지자라고 구분하였다. (知者樂水 仁者樂山 知者動 仁者靜 知者樂 仁者壽.-『논어·雍也편』)

이렇게 구분하고 보니 지금까지 여행을 통해 경험한 일본 친구들의 개인적인 습성이나 유럽인들의 불친절한 태도들이 이해되기 시작하였다. 일본인들은 지금까지 한국을 자신들의 ‘꼬붕’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최근 한국이 성장하고 자꾸 기어오르자 수출을 막는 무역전쟁으로 다시 ‘꼬붕’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예전처럼 당했던 과거의 역사를 잊지 못하기 때문에 똘똘 뭉쳤다. ‘NO JAPAN! 일본 물건 안 사기, 일본 안 가기’ 운동으로 대응하고 있다. 개인적인 일본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한국인들이다.

저자는 우리가 지금까지 한국 사람의 향내형 특성과는 다르게 서양의 사고와 교육과정을 강요받았다고 한다. 따라서 많은 문제점들이 생기고 있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우리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경쟁을 강요당하고 있다. 집 구조가 아파트와 같은 공동 주택으로 변하면서 이웃 간의 대화도 없어지고 점점 개인주의적으로 변하고 있다. 먼 미래보다는 당장 오늘의 쾌락을 추구하도록 사회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문제점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경쟁에서 쫓기는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불안하다. 아무리 쾌락을 추구해도 마음의 한구석은 공허하다. 허무주의에 빠져 극단적인 선택도 생각하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의 본성으로 돌아가서 ‘인자(仁者)’의 마음을 회복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가정에서는 사랑으로 자식을 키우고, 학교에서는 경쟁보다는 함께 협력하고, 직장에서는 ‘정(情)’으로 노사가 협력한다면 우리나라는 미래 강국이 될 것이라고 저자는 끝을 맺고 있다.

의학에서도 우리는 몸과 마음을 분리하도록 강요받았다. 서양의학이 지금 우리나라의 주류가 된 것은 일제강점기부터 향외형 인간으로 개조한 면이 크다. 우리 한의학이 다시 이 나라의 주류가 되기 위해서는 저자가 주장처럼 병의 근본 원인인 마음을 치료하는 우리 한국인의 사고가 복원되어야 한다. 동료 선후배 한의사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정유옹 / 사암한방의료봉사단, 한국전통의학史 연구소 

정유옹
서울 사암은성한의원 원장이자 경희대 한의과대학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사암한방의료봉사단 위원장이며, 서울 중랑구한의사회 수석부회장이다. 최근기고: 도서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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